거래절벽에 두 달 새 중개보조원 1100명 사라졌다

부동산 시장에 닥친 경기 한파에 짐을 싸는 중개보조원이 급증했다. 최근 두 달 사이 전국 공인중개소에서 1100여명의 보조원이 사라졌다. 올해 들어 주택 거래량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관측과는 다른 상황이다. 중개 업계에서 바라보는 시장의 온도는 아직 차갑다는 분석이 나온다.

거래절벽에 두 달 새 중개보조원 1100명 사라졌다

거래절벽에 두 달 새 중개보조원 1100명 사라졌다

시장 회복세 전망에도 보조원 감소 폭 커져23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공인중개사무소에 소속된 중개보조원은 6만285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6만4006명) 대비 1150명이 감소했다. 전국에서 중개보조원이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1만7503명)로, 같은 기간 220명 줄었다. 경기(1만4448명)는 248명, 인천(3252명)은 60명이 짐을 쌌다.

중개보조원은 공인중개사무소에서 집을 보러 갈 때 동행하거나 매물을 안내하는 등의 단순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을 말한다. 공인된 자격 없이 일정 기간 교육을 이수하면 공인중개소에서 일할 수 있다. 중개 행위를 할 수 없다는 것이 공인중개사와 다른 점이다.

전국 중개보조원 수의 감소 폭은 커지고 있다. 2018~2020년까지 6만명대를 유지하던 전국 중개보조원 수는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7만2396명) 고점을 찍은 후 2022년 7만440명 수준을 유지하다 지난해부터는 6만명대로 접어들었다.

전세나 매매 거래가 끊기면서 문 닫는 공인중개소가 늘었고, 이는 중개보조원들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졌다. 전국 중개업소는 지난달 기준 11만4856곳으로, 전달(11만5040곳) 대비 184곳 줄었다. 2021년 8월(11만4798곳) 이후 2년6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중개업소 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2022년 6월(11만8952곳)과 비교하면 4096곳이 적다.

이는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거래 절벽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지난 2월 기준 총 4만3491건으로, 전월(4만3033건)보다 1.1%, 전년 같은 달(4만1191건) 대비로는 5.6% 늘었다. 수도권 거래량도 1만8916건으로 전월 대비 7.4%, 전년 동월 대비로는 9.7%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 거래가 회복되며 공인중개사무소 및 중개보조원 수가 늘어날 수 있겠으나 비수도권에서는 여전히 미분양 문제, 거래 절벽이 지속되고 있어 전국적인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올해 1월과 2월 전국 중개보조원 수는 7만72명, 6만9497명으로 지속적으로 줄었다.

공인중개사 1명당 보조원 5명까지만…업계에선 “미신고 보조원 多”규제가 강화된 것도 중개보조원 감소에 한몫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4월 공인중개사 1명당 중개보조원을 5명 이내로 두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중개사무소 1곳당 중개보조원을 2명까지 고용할 수 있었던 중개보조원 채용상한제(1999년 폐지)를 24년 만에 부활시킨 것이다. 본격적인 시행은 2026년 4월부터다.

이와 함께 작년 10월부터는 의뢰인에게 중개보조원의 신분을 밝히도록 공인중개사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모두 지난해 불거진 전세 사기에 중개보조원이 가담했다는 정황이 나오면서 시행된 조치다.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업계도 이 같은 중개보조원 규제에 공감대를 보이고 있다.

다만 표면적으로는 규정이 지켜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 업계 관계자는 “단순 계산하면 현재 중개업소 1곳당 중개보조원 수가 2명 이내에 그치지만, 미신고 중개보조원을 포함하면 수치는 크게 늘어난다”면서 “수십명에서 100여명의 중개보조원을 두고 있는 중개업소도 있다”고 귀띔했다. 또 “중개보조원 신분 고지 의무 역시 이행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전했다.

권현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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