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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치킨집 사장들이 배달앱 ‘갑질 횡포’를 주장하며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과도한 앱 이용 수수료에 배달비까지 추가로 늘어 치킨을 팔아도 별로 남는 게 없다는 주장이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BHC치킨과 교촌치킨, 굽네치킨, BBQ치킨, 푸라닭 등 5대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점주 대표 5인은 최근 모임을 갖고 배달앱의 갑질에 항의하는 ‘배달앱 수수료에 대한 치킨집 사장님들 입장’을 내놨다.
전국 5대 치킨 점주 대표는 입장문에서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들의 최근 일방적인 요금제 변경으로 소상공인들의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며 “2만원짜리 치킨 한 마리를 팔면 배달 수수료와 배달비 등 6000원을 떼인다. 팔면 팔수록 이익을 보기는커녕 손해를 보는 역마진 현상이 전국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장사를 접어야 하거나 음식 가격을 올려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치킨 한 마리에 3만~4만원 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확신한다. 배달앱의 횡포가 국민의 피해로 고스란히 전가되는 현실이 다가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 3대 배달 앱. 연합뉴스
그러면서 “우리나라 600만 자영업자와 국민의 피해는 실로 크다. 국민 간식 치킨을 지켜야 한다. 외국계 자본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이유가 남의 나라 중소상인의 고혈을 빨기 위함인가”라며 “지금의 상황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배달앱의 일방적인 요금제를 전면 보이콧할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원가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급증하는 가운데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앱에 내는 수수료, 배달비 부담까지 늘어나 아무리 팔아도 인건비가 제대로 나오지 않으며 적자를 보기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올해 새로 도입한 요금제는 점주들의 부담을 크게 가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의민족이 올해 1월부터 도입한 배민1플러스 요금제는 점주들이 앱 이용 수수료 6.8%(매출액 기준)를 내고 배달비도 30~60% 더 부담하게 된다. 점주 부담 배달비가 종전 요금제에선 1000~2000원 수준이었다면 새 요금제에선 일괄 3000원 이상으로 책정돼 비용 부담이 2배 이상 늘었다.
그렇다고 점주들이 새 요금제를 이용하지 않을 수도 없다. 새 요금제는 고객이 부담하는 배달비를 무료로 해주는 데다 앱을 열면 잘 보이게 배치돼 있어 고객은 자연히 배민1플러스 요금제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점주들 입장에서는 매출을 올리려면 고객이 선호하는 요금제를 이용해야 하는 것이다.
예컨대 수도권의 BHC치킨 점주가 단가 2만5000원의 치킨을 판매해 월 매출 5000만원을 올리려면 2000건을 배달해야 하는데, 이때 기존 울트라콜 요금제를 이용하면 점주는 깃발 3개(광고비) 이용료 26만4000원과 배달비 400만원(건당 2000원 기준) 등 426만4000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반면 새 요금제인 배민1플러스는 앱 이용 수수료 340만원과 배달비 640만원(건당 3200원 기준) 등 980만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배달의 민족 요금 체계. 새로운 요금제 도입으로 점주들 비용 부담이 553만~713만원 증가했다. 연합뉴스
새로운 배민1플러스 요금제가 울트라콜에 비해 무려 553만6000원이나 더 많은 부담을 지우는 셈이다. 만약 지방 점포를 기준으로 하면 새 요금제 이용으로 인한 점주들 부담은 무려 713만원 더 늘어난다고 한다.
쿠팡이츠도 최근 배민1플러스와 비슷한 ‘스마트 요금제’를 도입해 역시 점주들의 배달비 부담을 높였다. 쿠팡이츠의 새 요금제에서 앱 이용 수수료는 매출액 대비 9.8%로 배달의민족보다 높다. 요기요는 앱 이용 수수료가 무려 12.5%에 달해 역시 점주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치킨집이 프랜차이즈 본사에 원가의 50% 전후를 비용으로 지출한 뒤 나머지 매출에서 임대료, 인건비, 재료비 등을 빼고 다시 배달앱에서 수수료와 배달비 등 떼이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는 상황이 된다는 게 치킨집 업주들의 입장이다.
카드 정산 수수료와 부가세 등은 각각 카드사와 국세청으로 전달되기는 하지만 배달앱을 이용할 때 함께 내는 비용이어서 배달앱이 치킨값에서 제하는 총금액은 매출액 대비 최대 30%에 육박한다고 한다.
정부 부처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어 관련 규정의 입법이 추진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원래 요금제, 수수료라는 게 소상공인이나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는 측면이 있다”며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지시한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이 지금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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