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전쟁’에 진중권 “쓸데없이 이런 거 안 만들었으면”…김덕영 감독 “당황스럽다”

‘건국전쟁’에 진중권 “쓸데없이 이런 거 안 만들었으면”…김덕영 감독 “당황스럽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생애와 정치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의 김덕영 감독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영화관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의 김덕영 감독이 ‘역사 수정주의’라는 이유를 대며 쓸데없이 이러한 작품을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날 세운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의 비판에 “당황스럽다”고 반응했다.

 

김 감독은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전체 맥락을 보지는 못했지만 무척 강도 높은 비난에 당황스러웠다”며 “‘건국전쟁’이 4·19 헌법정신에 위배된다는 부분에 저는 동의할 수 없다”고 우선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 4·19로 인해 희생된 숭고한 영혼들에 대해 마음 깊이 안타까운 심정을 갖고 있다”며 “‘건국전쟁’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실제 4·19를 촉발한 3·15 부정선거와 직접적 관련성이 없다는 것을 여러 객관 자료를 통해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3·15 부정선거와 이승만의 무연관성을 입증하는 게 어떻게 4·19 헌법정신에 위배되느냐”며 “그동안 우리 사회는 ‘3·15 부정선거를 이승만이 기획하고 획책했다’고 알고 있지만, 그런 ‘불의’를 바로 잡는 것이 진정한 4·19 정신이 아니겠나”라고 물었다. ‘건국전쟁’ 본 관객들 사이에서 ‘3·15 부정선거가 이승만과 관련 없다는 것을 알았다’는 반응이 나온다는 주장을 펴면서다.

 

‘건국전쟁’에 진중권 “쓸데없이 이런 거 안 만들었으면”…김덕영 감독 “당황스럽다”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 김덕영 감독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14일 올라온 글의 일부. 김덕영 감독 페이스북 캡처

 

앞서 진 교수는 지난 13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영화감독들이 쓸데없이 이런 영화 좀 안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여기다 ‘건국전쟁’이라 (제목을) 붙였는데, 역사 수정주의다”라고 비판했다. 헌법에 4·19 정신이 명시됐다면서 그는 “반헌법적 일들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도 쏘아붙였다. 영화로 특정 정치적 이념에 힘을 실어준다는 주장으로 해석됐는데, 이를 강조하듯 진 교수는 “역사를 갖고 정치적으로 (이용) 안 했으면 좋겠다”며 “역사학자한테 맡겼으면 좋겠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이승만을 재평가하거나 말거나 상관없는데 재평가 기준 자체가 우리 공동체의 역사적 기록이지 않느냐”면서, 진 교수는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건국전쟁’ 관람 인증이 이어지는 것을 두고 “한동훈 위원장은 왜 갔는지도 모르겠고, 그런 거 가서 힘 실어주고 이런 것 좀 안했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진 교수의 ‘역사 수정주의’ 지적에 김 감독은 “‘역사 수정주의’는 잘못된 가설과 근거에 의해 이뤄지는 것 아닌가”라며, “‘건국전쟁’의 어디에 잘못된 증거가 있는지 여쭤보고 싶다”고 밝혔다. 자신이 역사학자는 아니지만 다큐 제작에 들인 3년 반 동안 이승만 전 대통령에 관한 것들을 공부했다며, 김 감독은 “그렇게 얻은 소중한 기록 필름과 자료들로 영화 ‘건국전쟁’을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진 교수의 ‘영화감독은 이런 거 안 만들었으면 좋겠다’던 지적에도 “2020년에 제가 만든 ‘김일성의 아이들’은 만들어도 되는 것이냐”며 “그건 되고 왜 ‘이승만’은 안 되나”라고 거듭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 김 감독은 15년간의 역사 추적을 거쳐 북한 전쟁고아들의 이야기를 다룬 ‘김일성의 아이들’이라는 다큐멘터리를 2020년 선보인 바 있다.

 

아울러 자신은 극영화를 하는 사람이 아니고 다큐멘터리의 가치를 잃지 않으려 자료와의 싸움을 이어간다면서, “이번 ‘건국전쟁’도 충분한 자료와 기록필름들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영화를 세상에 공개하지 않겠다는 나름의 각오도 있었다”고 김 감독은 언급했다.

 

이처럼 반론을 펴면서도 김 감독은 “늘 우리 사회에 소금이 되는 말씀을 경청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고 진 교수의 명성을 존중했다. 그러면서 “만약 ‘건국전쟁’을 아직 안 보셨다면 바쁘시겠지만 영화를 봐주시면 어떻겠느냐”라며 “영화를 보시고 나면 조금은 화난 심정을 풀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건국전쟁’에 진중권 “쓸데없이 이런 거 안 만들었으면”…김덕영 감독 “당황스럽다”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 김덕영 감독이 지난해 12월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채널에서 심의 통과를 알리고 있다. 김덕영 감독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김 감독은 지난해 12월3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심의 통과 알리는 영상을 올리고 “진실성을 균형 있게 객관적 사실로 잘 다룬 작품이라는 심의평이 올라왔다”며 “워낙 영화판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어서, 이승만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가 나온다고 했을 때 혹시라도 안 좋은 해코지를 하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무사히 심의를 통과했다”고 말했었다.

 

국내 극장에서 합법적 상영의 권리를 얻었다며 가슴 벅찬 일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김 감독은 “이승만의 역사, 이승만에 관한 이야기가 금기시되지 않았나, ‘이승만 죽이기’가 지속적으로 진행된 것도 사실”이라면서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변할 조짐이 보이고, 본격적으로 극장에서 영화를 수많은 대중에게 만나볼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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