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ㆍ연설ㆍ대담 못하는데 자원봉사자는 무제한…조국혁신당 2000명 자봉단 투입

공식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된 28일 비례정당들도 출정식을 열었다.

선거법상 현수막과 연설 등에서 제한을 받는 비례 위성정당들은 모 정당과의 색깔 맞춤 등으로 일체성을 강조하는 등 지지층 확보에 나섰다.

 

현수막ㆍ연설ㆍ대담 못하는데 자원봉사자는 무제한…조국혁신당 2000명 자봉단 투입

더불어민주연합이 28일 오전 9시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공식 선거운동 기간 시작을 알리는 출정식을 열고 있다. 김남국 의원이 더불어민주당과 민주연합의 ‘몰빵론’을 암시하는 식빵 모양 모자를 쓰고 있다. 이가람 기자

더불어민주연합이 28일 오전 9시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공식 선거운동 기간 시작을 알리는 출정식을 열고 있다. 김남국 의원이 더불어민주당과 민주연합의 ‘몰빵론’을 암시하는 식빵 모양 모자를 쓰고 있다. 이가람 기자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이날 오전 9시 여의도 당사 앞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인요한 선거대책위원장 등 국민의미래 관계자 30여명은 빨간색 랩핑버스 앞에서 국민의힘과 같은 빨간색의 당 점퍼를 입고 사진촬영을 했다. 이들은 별도의 구호를 외치거나 플래카드를 들지 않고 곧바로 당사 안으로 이동해 선거대책회의를 열었다.

현수막ㆍ연설ㆍ대담 못하는데 자원봉사자는 무제한…조국혁신당 2000명 자봉단 투입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 국민의미래가 28일 오전 9시 당사 앞에서 공식 선거운동 기간 시작을 알리는 출정식을 열고 있다. 장서윤 기자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 국민의미래가 28일 오전 9시 당사 앞에서 공식 선거운동 기간 시작을 알리는 출정식을 열고 있다. 장서윤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같은 시각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윤영덕ㆍ백승아 공동대표 등은 파란 점퍼를 입었고, 당직자들은 ‘못참겠다 심판하자’라는 문구가 한 글자씩 적힌 작은 판넬을 각각 들었다. 김남국 의원은 ‘몰빵론’을 의미하는 식빵 모양의 모자를 쓰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과 민주연합에 표를 몰아달라는 의미다.

 

국민의미래와 민주연합이 이날 ‘소소한 출정식’을 연 배경엔 비례정당의 선거운동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이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면 비례대표 후보자는 현수막을 걸거나 선거벽보를 붙일 수 없다. 또 공개장소에서 정당이나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도 할 수 없고, 청중과 대담도 할 수 없다.

20대 총선까지만해도 해당 규정을 문제삼는 정당은 드물었다. 통상 한 정당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자를 모두 냈던 만큼, 정당 지지율에 따라 배분 의석수가 결정되는 비례대표를 위해 별도의 홍보가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1대 총선부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지역구 후보자는 없고 비례대표 후보자만 있는 선거용 비례정당이 난립하면서 이런 규제에 불만을 제기하는 정당이 늘었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우리는 사실상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어깨띠도 후보만 두를 수 있고, 들 수 있는 판넬 크기도 제한이 있다”고 토로했다.

현수막ㆍ연설ㆍ대담 못하는데 자원봉사자는 무제한…조국혁신당 2000명 자봉단 투입

14일 광주 동구 충장로를 찾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광주충장로우체국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3.14. [email protected]

14일 광주 동구 충장로를 찾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광주충장로우체국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3.14. [email protected]

이 때문에 각 비례정당들은 돌파구를 고심하고 있다. 민주연합은 민주당과 ‘1 1 전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민주연합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민주당과 1 1 전략으로 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선거운동 현장에서 어깨띠를 두르고 옆에 서 있는 방식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민주연합은 선거운동기간 시작 전날인 27일에도 충북 충주에서 합동 선거대책위원회를 열고 이른바 ‘몰빵론’을 펼쳤다. 백승아 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이날 충주시장에서 “아군에게 힘을 모아달라. 저희 비례3번 민주연합을 1등으로 만들어주시면 입법권 수호를 꼭 해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도 언론 노출 횟수를 최대한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미래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개별 지역구를 돌아다니는 건 큰 효과가 없고, 상징적인 일정을 많이 기획해서 언론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다”며 “인요한 선대위원장이 자연스럽게 지역구 후보들과 조우하는 사진이 보도되는 게 가장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 등 국민의미래 지도부는 27일 천안함 피격 14주기를 맞아 백령도를 찾았다.

선관위에 따르면 비례정당은 시ㆍ도 수의 2배인 총 34명까지만 선거사무원을 둘 수 있다. 이 때문에 조국혁신당은 선거법 상 별도의 규제가 없는 자원봉사자 모집에 집중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유급으로 일하는) 선거사무원을 후보자 당 1명씩밖에 둘 수 없어서 25일부터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는데 하루 만에 2000명 넘게 지원했다”며 “이들이 5인 1조로 총 400팀 정도로 지역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했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오후 3시 대전에서 ‘조국버스’ 발대식을 열고 자원봉사단을 전국으로 파견할 방침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금품을 제공하지 않는 조건으로 자원봉사자는 숫자에 상관없이 둘 수 있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email protected]

ⓒ중앙SUNDAY(https://www.joongang.co.kr/sunday),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 Related

OTHER NEWS

황일봉 전 광주 남구청장 "정율성 기념사업 추진 사죄"

정율성 사업 철회 촉구 집회 참석한 황일봉 전 회장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황일봉 5·18 부상자회 회장이자 전 광주 남구청장은 28일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전범 정율성 기념사업을 추진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 Read more »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17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되었다. 킬러문항이 없어지면 물수능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 Read more »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오언석 도봉구청장이 지난 24일 우이천 제방길 정비공사 현장을 주민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사진=도봉구청 서울 도봉구(구청장 오언석)가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를 완료하고 ... Read more »

허재현 기자 "최재경 녹취록, 신뢰할만한 취재원에게서 확보"

검찰 피의자 조사…”공수처에 검찰 관계자 고소” ‘대선 허위보도 의혹’ 허재현 기자, 검찰 피의자 조사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이도흔 기자 =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한 허위 보도를 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받는 ... Read more »

‘담배 모르는 세대’ 세웠던 뉴질랜드…세수 모자라 금연법 철회

한 남성이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코리아 다음 세대 완전 금연을 목표로 한 뉴질랜드의 야심적인 금연 대책이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27일 출범한 뉴질랜드의 중도 우파 국민당 주도의 연정은 2009년 1월1일 ... Read more »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김동일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이 28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지능적 재산은닉 고액 체납자 집중 추적조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유명 유튜버 A씨는 매년 수억 ... Read more »

식사 직후 '과일' 먹는 습관… 당장 멈춰야 하는 이유

건강을 위해 매일 과일을 챙겨 먹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과일도 언제 먹느냐에 따라 몸에 끼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식사 후 곧바로 과일을 먹는 습관은 오히려 독이 될 수 ... Read more »
Top List in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