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죽어가는 산호초…수온 상승에 역대 4번째 백화현상

하얗게 죽어가는 산호초…수온 상승에 역대 4번째 백화현상

미국 텍사스주 갤버스턴 인근 바다에서 지난해 9월 산호초가 죽는 백화 현상이 보이고 있다. 갤버스턴/AP 연합뉴스

유엔 해양 담당 특사가 바닷물 온도 상승으로 세계 산호초가 위기에 처했다며 주요 산호 서식지를 모두 보호 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했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지난 15일(현지시각) 3일 일정으로 개막한 ‘제9차 우리의 해양 회의’에 참석한 피터 톰슨 유엔 해양 담당 특사는 16일 에이피(AP) 통신 인터뷰에서 “세계가 산호초 보호 조처를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산호초 보호) 조처가 충분히 이뤄졌나? 답은 전혀 아니다”며 “조처 ‘완료’는 화석연료를 태우는 데서 벗어나는 전환”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53개국의 바다에서 산호초가 죽는 백화 현상이 지난해 2월부터 지금까지 나타나고 있는 걸 거론하며 “4번째로 나타난 세계적인 백화 현상은 앞으로 닥칠 일을 미리 알리는 전조”라고 말했다.

미국 해양대기청과 ‘국제 산호초 이니시어티브’ 소속 과학자들은 15일 바닷물 온도 상승으로 지난해 2월부터 세계 산호초 서식 지역의 54%에서 백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 산호초 백화 현상은 1998년, 2010년, 2014~2017년에 이어 4번째로 발생했다. 이는 기후 변화에 따른 이례적인 폭염에 엘니뇨 현상까지 겹치면서 바다 수온이 급격하게 상승한 탓이다.

톰슨 특사는 “우리가 거대한 생태 비극에 직면했을까? 답은 분명히 그렇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한 해양이 없이는 건강한 지구가 불가능하다”며 “세계에서 산호가 사라지고, 세계가 불타오르는 책임을 우리의 손자·손녀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며 즉각적인 행동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톰슨 특사는 바다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전세계 땅과 바다의 30%를 보호 지역으로 지정하자는 ‘30×30’ 계획이 중요하다며 세계 주요 산호초 서식지가 이 계획에 따른 보호 지역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계획은 2019년 처음 제시됐으며 지난 2022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제15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추진이 합의됐다. 하지만, 2030년까지 유럽연합(EU) 땅과 바다 생태계의 20%를 복원하는 내용의 자연복원법이 농민들의 반발을 의식한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하는 등 가시적인 해양 보호 성과는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번 ‘9차 우리의 해양 회의’는 바다 보존을 위한 지속가능 관광 추진, 해양 플라스틱 오염 대책, 지중해 지역의 녹색 전환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회의 개최국인 그리스는 2030년까지 해상 보호 지역에서 바닥을 훑는 방식의 어업을 금지하는 것 등을 담은 10대 보호 조처를 약속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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