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죽지 않았더라"…21타석 무안타 잊은 '흥부자' 페라자, '류현진 100승' 화끈하게 돕는다

“풀 죽지 않았더라”…21타석 무안타 잊은 ‘흥부자’ 페라자, ‘류현진 100승’ 화끈하게 돕는다

[OSEN=창원, 조형래 기자] “풀이 죽은 상태는 아니었다.”

한화 이글스의 초반 상승세의 중심에는 ‘흥부자’ 요나단 페라자가 있었다. 3월23일 개막전에서 류현진이 등판해 충격의 패배를 당한 뒤 내리 7연승을 달리며 7승1패 선두를 유지했다. 이 기간 페라자는 타율 5할1푼7리(29타수 15안타) 4홈런 7타점 OPS 1.617의 파괴력으로 한화 타선을 진두지휘했다. 특유의 흥으로 한화와 대전의 야구 열기를 화끈하게 끌어올렸다.

하지만 4월 들어서 페라자의 기세는 덜어졌다. 12경기 타율 2할4리(49타수 10안타) 2홈런 8타점 OPS .704로 아쉬운 성적을 기록 중이다. 특히 4월9일 잠실 두산전 첫 타석부터 4월13일 대전 KIA전 두 번째 타석까지, 21타석(18타수) 무안타로 완전히 침묵했다. 페라지가 침묵하면서 팀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3월 7연승 이후 아직 연승이 없다. 4월에는 5연패, 그리고 3연패가 한 차례씩 있었다.

하지만 한화는 지난 16일 창원 NC전에서 접전 끝에 7-4로 승리하며 3연패를 벗어났다. 0-3으로 끌려가던 경기였는데 7회 4득점으로 역전했다. 다시 동점을 했지만 9회 안치홍의 결승타를 포함해 3점을 추가하면서 승전보를 올렸다.

무엇보다 이날 추격 과정, 역전 과정에서 페라자가 역할을 했다. 이날 0-1로 끌려가던 3회 1사 1,3루의 득점 기회가 페라자 앞에 마련됐다. 하지만 페라자는 NC 선발 김시훈의 초구를 건드려 2루수 병살타를 때렸다. 기회를 무산시켰다.

하지만 0-3으로 격차가 벌어지고 패색이 짙어지던 7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7회 2사 후 상대 실책으로 황영묵이 출루했고 이진영 최인호가 연속 볼넷을 얻어내 2사 만루 기회가 페라자 앞에 마련됐다. 다시 한 번 득점권 기회와 마주한 페라자는 호쾌한 타구를 뽑아냈다. NC 김재열과 승부에서 2볼의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3구째 144km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선상 2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2-3으로 추격했다. 이후 노시환의 2타점 적시타까지 더해졌다.4-4 동점이던 9회에는 안타는 아니지만 행운을 담아서 역전에 힘을 보탰다. 9회 선두타자 이진영의 우전안타, 최인호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기회가 페라자 앞에 마련됐다. 이때 페라자는 과감하게 스윙을 돌렸다. NC 임정호의 132km 체인지업을 강타했다. 3루수 정면으로 갔지만 타구 속도가 워낙 빨랐다. 3루수 서호철이 포구하지 못하며 1사 1,3루 기회를 이어가게 했다. 이는 안치홍의 결승타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13일 경기에서 21타석 무안타를 2루타로 끊어낸 뒤 멀티히트 포함 4출루 경기를 완성한 페라자는 다시금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유의 흥이 다시 살아날 분위기다. 안치홍은 페라자의 반등을 믿고 있었다. 부진에도 기가 죽지 않았다고. 안치홍은 “일상 생활에서 풀이 죽으면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했는데 아직 풀이 죽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페라자의 반등을 믿고 있었다.

경기 후 페라자는 “팀이 승리해서 기쁘고 거기에 오랜만에 좋은 안타로 승리에 기여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면서 “시즌 초반에 정말 좋았다가 잠시 부진했지만 지금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훈련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시즌 초반과 같은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팀의 승리만 생각하고 좋은 결과 나올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라고 모처럼 웃었다.

타격감이 반등세로 돌아선 페라자는 류현진의 진정한 도우미가 되기 위해 다시 전면에 나선다. 류현진은 1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역대 33번째 100승 도전에 나선다.

류현진이 등판한 첫 3경기에서 페라자는 12타수 6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류현진이 첫 승을 달성한 지난 11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또한 6회말 1사 후 허경민의 평범한 뜬공 타구를 놓치는 대형 실책을 범했다. 류현진은 페라자의 실책 이후 폭투를 범해 1사 2루 위기에서 양의지 김재환의 중심 타선을 맞이했지만 모두 범타로 처리해 위기를 극복했다.

류현진은 당시 “솔직히 페라자 실책 때 조금 표정관리가 안 됐다”라면서 “상대 중심타선이 나왔고, 조금 더 집중했다. 공교롭게도 마지막 두 타구 또한 거기로 갔는데 페라자가 더 집중하지 않았을까 싶다. 오늘 우리 야수들의 수비 집중력은 페라자 빼고 다 좋았다”라고 농담 반 진담 반의 속내를 웃으며 털어놓기도 했다.

과연 페라자는 다시 한 번 ‘흥부자’의 면모를 되찾고 류현진의 100승을 화끈하게 지원하는 도우미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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