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의 한 초등학교 돌봄교실에서 어린이들이 책을 읽는 수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장관들이 최근 초등학교에서 연일 진땀을 빼고 있습니다. 저녁 8시까지 아이들이 학교에 머물 수 있도록 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역점사업 ‘늘봄학교’ 일일교사로 나서면서입니다.
지난달 25일 세종 해밀초에서 경제수업을 진행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사마귀 선생님’이 됐습니다.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아저씨 이름은 상목이”라고 소개했다가 발음이 비슷한 ‘사마귀’로 불린 겁니다. 수업 시작부터 아이들이 “사마귀 선생님”이라고 놀리며 기선 제압을 했다고 합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최 부총리를 당황하게 만든 질문도 나왔습니다. “세금 좀 내려 주세요”라는 3학년 학생의 요청에 최 부총리가 할 수 있던 대답은 웃음뿐. 이외에도 “몇 급 (공무원)이에요” 등 예상치 못한 질문에 최 부총리가 무장 해제됐다는 후문입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지난달 22일 세종 조치원명동초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재난안전 컨트롤타워를 책임지는 이 장관은 정작 장난꾸러기들은 ‘컨트롤’하지 못했습니다. 행안부 관계자는 16일 “아이들이 일부러 틀린 대답을 말하고, 손들고 말하라고 하면 일제히 손을 들어서 장관이 꽤 당황했다”고 전했습니다.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자 문화상품권을 준비했지만 아이들의 관심이 상품권에만 쏠려 이 장관이 진땀을 흘렸다는 ‘웃픈’ 이야기도 들립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8일 천안 가람초에서 아이들과 함께 위생모를 쓰고 분홍색 앞치마를 둘러맨 채 치즈를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송 장관을 어려워하지 않고 “막 만든 치즈는 왜 짜냐”, “치즈가 풍선처럼 늘어난다”며 편하게 말을 걸었다고 합니다. 우유 유통과정을 설명하던 송 장관이 “젖소가 무엇을 만드는지 아냐”고 묻자 “치킨”이라는 엉뚱한 답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송 장관은 당황하지 않고 “너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라며 여유롭게 응수했다고 합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마치 오은영 선생님을 보는 것 같았다”고 귀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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