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는 16일 서산 천수만 간척지인 부남호 담수호에 해수를 유통하는 역간척 사업이 국가 차원으로 추진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44년 전 현대건설 고(故) 정주영 회장이 건설한 부남호 방조제를 허물어 갯벌 등 생태를 복원하는 사업이 추진되는 것이다.
충남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연안 담수호 생태 복원 사업에 예산 5억원을 반영했다. 이 예산에 따라 해양수산부는 연안 담수호 생태 복원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다. 연안 담수호 생태 복원은 간척 등 개발로 막힌 물길과 뱃길을 다시 연결해 수질과 갯벌, 기수역을 간척 사업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사업이다. 70~80년대 농경지 확보를 위해 만든 간척지를 자연 상태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그래픽=김하경
충남도는 지난 2022년 김태흠 지사와 해양 생태 관련 전문가,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관련 부처 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고, 부남호를 비롯한 연안 담수호의 생태 복원에 대한 국가 사업화를 요청했다. 이런 노력이 처음으로 정부 예산에 반영된 것이다.
충남도는 부남호를 우선 대상지로 먼저 반영하고, 신규 사업 대상을 추가로 발굴하기 위해 이달부터 별도의 연구 용역에 들어갔다. 연구의 대상은 서산시와 태안군 일원 부남호를 포함해 충남 서해안 연안·하구 지역이다.
1021㏊에 이르는 부남호를 막고 있는 1.2㎞ 길이의 방조제는 현대건설이 만들었다. 당시 이 일대 간척사업을 하며 정주영 회장의 아이디어로 유조선을 바닷속으로 가라앉혀 빠른 물살을 이겨낸 일이 화제가 됐다.그러나 부남호는 물길이 막히면서 수질이 나빠져 악취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2019년부터는 수질이 농업용수로도 못 쓰는 수준(6등급)에 이르렀다.
본격적인 부남호 생태 복원 사업이 진행되면, 방조제 중 일부 구간을 허물어 바닷물이 드나들 수 있게 하고, 오염된 퇴적토를 퍼내 수질을 복원하게 된다. 또 여기에 생태 하천과 해양 신도시를 짓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1단계에 투입되는 사업비만 1134억원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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