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 시각)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회동하고 있다./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4일(현지 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났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부품의 주요 공급사다. 최 회장은 이번 만남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직접 공개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HBM 신제품이 엔비디아에 납품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HBM 주요 공급자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자 최 회장이 방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공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메시지./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이날 최 회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사진을 보면, 황 CEO는 최 회장에게 선물한 엔비디아 소개 책자 첫 장에 “토니(최 회장의 영어 이름), AI와 인류의 미래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파트너십을 위하여”라는 문장과 함께 사인을 남겼다. 최 회장은 황 CEO와의 만남을 “혁신의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테크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번 주 초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현지 테크 기업 CEO들을 만났다. 수행원 수십 명과 동행한 최 회장은 실리콘밸리 곳곳에서 눈에 띈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에선 최 회장이 HBM 기술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해 황 CEO와의 만남을 추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황 CEO는 지난달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서 “삼성전자의 HBM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히고, 삼성전자 부스를 직접 방문해 최신 HBM 제품에 ‘젠슨이 승인했다’는 사인을 남기기도 했다. 지금까지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던 HBM 공급에 경쟁자가 나타나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직접 챙기고 나설 만큼 HBM이 반도체 산업의 차세대 먹거리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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