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왼쪽)과 이종섭 주오스트레일리아(호주) 대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방산협력 관계부처, 주요 공관장 합동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해병대 채아무개 상병 순직 사건 조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종섭 주오스트레일리아(호주) 대사가 28일 서울에서 열린 ‘방산협력 관계부처 주요 공관장 합동회의’에 참석했다. 귀국 뒤 첫 공개 행보였지만,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10시20분께 외교부 청사에 도착한 이 대사는 2층 로비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까지 총 2분 동안 이어진 기자들의 질문에도 정면만 바라보고 대답하지 않았다. ‘언제까지 국내에 있을 예정인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다 받고 출국할 예정인가?’ 등의 질문에 이 대사는 말 없이 회의장인 17층으로 올라갔다.
이날 회의에는 조태열 외교부, 신원식 국방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석종건 방위사업청장 등 4개 부처 기관장들과 이 대사,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인도네시아·카타르·폴란드 대사가 참석했다. 공관장들과 기관장들이 한데 모여 회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대사의 국내 체류 명분을 만들어주기 위해 장관들까지 동원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입을 꾹 다문 이 대사와 달리 정부는 적극적으로 이 대사의 행보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 27일 외교부는 조태열 장관이 이 대사 등 6개국 공관장들과 개별 업무협의를 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방위사업청도 석종건 청장이 이 대사 등을 지난 25∼26일 만났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이 대사의 일정을 대부분 비공개했지만, 돌연 이번주 중반부터 ‘적극 홍보’로 방침을 바꿨다. 이 대사의 일정을 비공개에 부치는 것이 ‘도주 대사’ 인상을 부각한다는 지적에 따라 공보 기조를 바꿨다는 해석이 나온다.
외교부는 애초 방산협력 공관장 회의 일정이 29일까지라고 밝힌 바 있으나, 공관장들의 일정이 다음주에도 이어진다고 28일 밝혔다. 일부 공관장은 다음주 일정을 마치고 복귀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대사는 언제까지 한국에 머무를지 밝히고 있지 않아, ‘방탄 체류’ 비판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 대사는 국방부 장관이던 지난해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사망한 해병대 채 상병 사건을 조사하던 군 수사단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더불어민주당 등에 의해 공수처에 고발됐다. 그는 지난 10일 호주 대사로 부임했으나 ‘수사 회피’ 의혹이 일자 열하루 만에 방산협력 회의 참석을 이유로 일시귀국했다.
신형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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