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대변인이 조선일보와 싸우는 이유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조선일보와 싸우는 이유

▲조국혁신당과 조선일보. 디자인=안혜나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운동 기간 조국혁신당이 발표한 논평 중 유독 눈에 띠는 내용이 있다. 제목에 ‘조선일보’가 들어가고 수차례 비판하는 내용이다. 신생정당이 특정 매체를 타깃으로 논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인데 그 중심에 김보협 대변인이 있다.

김보협 대변인은 한겨레 기자 출신이다. 1996년 한겨레에 입사했고,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문재인 정부 청와대를 출입했다. 2019년 퇴사한 뒤 정치전문 기자로 활동해왔고, 2021년 10월 국무총리비서실 공보실장을 맡았다. 그리고 지난 3월 조국혁신당에 합류했다.

조선일보를 주제로 한 논평은 보도에 대한 반박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왜곡의 의도’를 분석한 점이 특징이다. 일례로 지난 3일자  논평에서 “‘윤석열 검찰 정권’ 타도를 앞세우고 있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라는 조선일보 기사를 가리켜 “조국혁신당은 단 한번도 윤석열 검찰 정권 ‘타도’를 외친 적이 없다”며 “조선일보는 굳이 ‘정권 타도’라는 단어를 썼다. 그렇게 프레임을 짬으로써 조국혁신당에 반대하고 윤석열 정권에 동의하는 이들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기자는 단어에 뉘앙스가 있고 쓰임새에 따라 읽는 이에게 다르게 받아들여진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며 “이 기사는 해석과 논평을 넘어 조국혁신당의 의도를 왜곡해 반대를 결집시키기 위한 ‘정치적 행위’로 보인다는게 조국혁신당의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라는 논평에선 “유독 야당 후보, 특히 조국혁신당 후보와 친인척 관련 기사만 크게 취급된다. 그것도 검찰 등 정보를 보유한 소위 ‘관계 당국’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 기사로 나온다”며 “(여당은) 검증 기사 대신, 같은 기사에서는 ‘편의점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한다’는 동정심을 유발하는 기사를 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 재산은 40억 원에 달하는데, 평생 검사만 한 분이 그렇게 많은 재산을 가진 배경에는 관심 없나”라고 꼬집었다.  라는 제목의 논평에서도 “조선일보는 최근 박은정 후보의 사실과 다른 병명, 병가 내역을 공개했다. 조선일보의 방상훈 회장이 어떤 병으로, 어느 나라에서 치료받는지 공개해도 되는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에서 피습 당한 뒤 서울에서 수술과 입원을 했다고 공격했는데, 해외에서 치료중인 방 회장은 한국 의료진 전체를 무시한 것 아닌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성명은 정파적 보도를 통해 이득을 얻는 언론 보도 생리를 잘 파악하고 있는 언론인 출신 대변인이 ‘조선일보=국민의힘 기관지’라는 프레임으로 대응하면서 언론 문제에 있어서도 조국혁신당의 선명성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선거 이후에도 김보협 대변인은 라는 논평을 통해 각을 세웠다. 그는 최근 조선일보 칼럼에서 대통령 탄핵 등 정권 책임론이 전면에 등장하는 것을 두고 “조선일보의 ‘손절’이 시작된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앞으로 조선일보가 어떻게 보도할지 미리 짚어놓겠다”며 “윤석열 정부가 용을 써서 회복할라치면, 조선일보는 다시 야당을 공격하면서 슬쩍 권언유착으로 복귀할 것이다. 여권의 회복 기미가 없으면 ‘거국내각 구성하라, 민심 따르라’며 훈수를 둘 것이다. 그래도 안 되면 ‘하야, 탄핵’을 먼저 거론하며 손절하고, 다음 장기판의 졸을 찾아 나설 것”이라고 했다.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조선일보와 싸우는 이유

▲ 김보협 조국혁신당 대변인. 사진=연합뉴스TV 보도 갈무리

김보협 대변인은 17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조선일보 관련 논평을 유독 많이 냈던 이유에 대해 “조선일보는 이번 총선에도 그렇고, 과거에도 선수, 플레이어로 등장한다. 주요 정당을 은밀한 방식으로 지지하고, 경쟁 정당에 대해선 검증이라는 이름을 달고 표적기사를 작성한다. 공정성과 균형성과 무관하게 이에 더해서 왜곡 보도를 한다. 비판하는 성명을 낸 것은 도저히 두고 볼 수 없을 때에만 국한해서 참으면서 쓴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박은정 후보의 경우 우리 후보의 문제가 아니라 남편의 문제를 가지고 집요하게 공격했고 그 공격의 소스가 언론사가 취득할 수 있는 정보인가 대단히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박 후보의 병력도 사실과 달랐고, 그 병력을 공개하는 건 불법행위다. 의사도 자기 환자 정보를 공개할 수 없는, 굉장히 민감한 개인 정보인데 후보자를 욕보이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같은 잣대(방상훈 회장 치료)로 당신들도 적용해보자는 식으로 해서 논평을 낸 것”이라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또 “조선일보는 이 세력과 운명을 같이 했다가는 우리도 같이 큰 물에 떠내려 갈 수 있겠구나 그런 위기감이 느껴질 때 과거에도 정치세력과 연을 끊고 새로운 후보군을 적극 찾아온 행태가 있어서 그걸 미리 경고하고 그럴 것이라고 비판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이어 “조선일보가 보수 정론지를 지향한다면 보수 정권이 등장했을 때 적극 지지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 책임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최근 조국혁신당 워크샵 내용 보도에도 문제가 많다며 “자괴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조국 대표는 16일 워크샵에서 회기 중 골프 금지, 비행기 비지니스 탑승 금지, 의전 특권 이용 않기 등을 발제해 논의했고, 조국혁신당은 22대 국회 개원에 앞서 이 같은 워크샵 내용을 다짐하고 추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많은 언론이 워크샵 내용을 다뤘는데 이 가운데 조국 대표가 지난 2일 비지니스 석을 탔다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비판을 인용한 보도도 있었다.

김 대변인은 “앞으로 그렇게 할 예정이라고 한 건데 ‘왜 그때 그랬니’라고 하는 게, 비판할 수 있다고 보지만 언론사 수십군데가 기사화를 했다. 저는 기자라면 고민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정치 문화를 바꿔보겠다는 신생 정당의 긍정적인 움직임이 조국의 내로남불 프레임을 공격하는 보도로 나온다. 이렇게 공격하는게 정치부 기자들이 쓸만한 기사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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