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친 폭행으로 숨진 20대, 앞서 데이트폭력 신고 11건 있었다

긴급체포됐던 가해자 검찰 체포 불승인으로 풀려나경찰, 상해치사 등 혐의 ‘불구속’ 입건 조사 중

전 남친 폭행으로 숨진 20대, 앞서 데이트폭력 신고 11건 있었다

경남경찰청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경남 거제에서 20대 여성이 전 남자친구에게 폭행 당해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가운데 이번 폭행 전 이들 간에 데이트폭력 신고가 11건 접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거제경찰서는 상해치사 등 혐의로 20대 남성 A 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A 씨는 지난 1일 오전 8시쯤 술에 만취한 채로 전 여자친구 B 씨(20대)의 주거지인 경남 거제의 한 원룸에 무단 침입해 B씨의 머리와 얼굴 등을 주먹으로 수차례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B 씨와 다툰 뒤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거지를 찾아가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B 씨는 폭행 당일 외상성 경막하출혈 등으로 전치 6주의 상해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 지난 10일 갑작스런 상태 악화로 숨졌다. B 씨가 숨지기 전 가족들이 인근 상급병원으로 옮기려고 했으나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의 신고로 A 씨의 폭행 사건을 수사 중이던 경찰은 B 씨 가족으로부터 B 씨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11일 A 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그러나 검찰은 A씨가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10일 후 긴급체포에도 응한 점을 비춰볼 때 긴급체포의 법률상 요건인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불승인했다. 검찰의 긴급체포 불승인 결정으로 A씨는 체포된 지 8시간여 만에 풀려났다.

이후 경찰은 B 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패혈증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에 의한 사망으로, 폭행으로 인한 경막하출혈이 극소량이라 사망의 원인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구두 소견을 받았다.

경찰은 폭행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보다 정확히 확인하려면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국과수 의견에 따라 현재 정밀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려면 최대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경찰은 예상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A 씨에 대해 상해치사와 주거침입 혐의로 수사 중이지만 범행 경위 등으로 보아 스토킹 혐의 적용도 고심하고 있다.

A·B 씨는 2022년부터 최근까지 3년정도 만남과 헤어짐이 잦았던 사이로 사건 발생 시기에는 헤어진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서로 간에 심하게 다툰 적도 다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경찰에 신고한 데이트폭력 신고 접수 건수만 일방폭행과 쌍방폭행을 포함해 총 11건에 이른다. 그러나 전부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면서 지난해 7월 A·B 씨간 쌍방폭행 당시 B 씨가 특수폭행 혐의로 처벌받은 것을 제외하곤 모두 현장에서 종결되거나 경찰에 발생 보고만 됐다.

경찰 관계자는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등과 달리 데이트폭력은 일반 폭행으로 적용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제도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며 “향후 자신의 의사에 의한 처벌불원인지 등의 확인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B 씨가 이 사건 외에도 A 씨로부터 피해를 본 것이 있는지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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