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절반, 복귀 희망하지만… ‘왕따’ 두려워해”

“전공의 절반, 복귀 희망하지만… ‘왕따’ 두려워해”

27일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병원에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의과대 운영대학 및 수련병원 현장 간담회에서 참석 의사가 ‘근조 의학교육’ 리본을 달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 가운데 절반 가량이 ‘복귀하면 왕따가 되는 분위기’ 때문에 환자 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호소가 전해졌다.

29일 신응진 대한병원협회 정책위원장(순천향대학교 중앙의료원 특임원장 겸임)은 조선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공의들 중 복귀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지만 복귀하면 ‘왕따’가 되는 분위기여서 망설이고 있다”며 “이탈한 전공의(약 1만명)의 절반 정도는 이런 분위기 때문에 복귀 못 하고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최근 의사 전용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전공의 실명과 상급종합병원 20곳에 파견된 공보의 158명의 명단이 담긴 ‘블랙리스트’가 유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앞서 의과대학생들 내부에서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지나치게 강압적인 의대 분위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일었다.

‘다생의(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는 최근 SNS에서 “강경 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구성원은 반역자로 여기고 색출 요구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휴학계에 개인적 사유로 휴학을 신청하라고 하면서 ‘단일대오’를 유지하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수도권 의대에 다닌다는 한 학생은 “휴학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모든 책임을 본인이 지겠다는 서약서를 받더라. 비민주적이고 폭력적인 일”이라고 다생의에 전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대형 병원조차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신 위원장은 “다음 달이 되면 적지 않은 대학 병원들이 의사·간호사의 월급을 지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무급 휴가를 보내는 병원들이 많아질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신 위원장은 “서울의 빅5 병원도 6개월 이상 못 버틴다”며 “(위급한 환자를 살리는) 수술이나 시술은 (규모가 큰) 병원에서 하는 것이지, (입원 병상이 거의 없는) 개인 의원에서 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의사들이 (외과·응급의학과·흉부외과 등) 필수 의료를 지키고 중환자실을 돌보겠다고 해도 병원이 어려워지면 응급·중증 환자들은 치료 자체를 받을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각 병원이 자금 융통을 해서라도 최소한의 진료 기능을 유지할 수 있게 하려면 정부도 관련 대책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이탈하며 빅5 병원조차 하루 10억~3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병원들은 1000억원 규모의 ‘법인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시행하는 등 대응에 나서는 형국이다.

김지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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