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손실만 221억..."적자는 줄었지만 매출은 반토막났죠"

I 왓챠 60% 적자폭 줄여

I 연간 영업손실 221억 원

I 기업 존속능력에 경고등

[TV리포트=한하율 기자] 한때 넷플릭스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의 양대 산맥 구도를 자랑하던 왓챠가 고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의 시장 점유율과 왓챠의 시장 점유율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토종 OTT의 위기가 현실화할 전망이다. 특히 마니아층을 자랑했던 왓챠가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돌입해 위기의 중심에 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왓챠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221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년의 영업손실액 555억 원에서 약 60% 줄어든 금액으로 왓챠는 지난해 적자를 큰 폭으로 개선했다.

그러나 지난해의 매출이 438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734억 원 대비 반 토막 난 수준을 기록해서 충격이다. 매출 역시 약 4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왓챠는 이러한 상황 탓에 지난해 일부 사업을 매각하고, 인력을 줄이는 등의 긴축 경영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음원 제작·유통업체인 블렌딩 지분 전량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왓챠가 매각한 블렌딩은 ‘이태원 클라쓰’ 등 드라마 OST를 제작·유통하면서 글로벌 케이팝(K-pop) 팬덤 플랫폼 ‘뮤빗’을 서비스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왓챠는 음악 사업 자회사 ‘더블유피어’와 MBC 자회사였던 블렌딩을 합병해 음악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이어진 자금난에 결국 2년 만에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긴축 경영에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도 크게 줄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지난 2022년 기준 10편 이상이었던 오리지널 콘텐츠 수는 지난해 다큐멘터리 2편, 올해 드라마 1편으로 줄어 들었으며, 동시에 마케팅비도 크게 줄이면서 지난해 판매·관리비는 전년 441억 원 대비 54.6% 줄어든 199억 원으로 공시됐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적자를 60% 이상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같이 줄어들면서 ‘불확형 수익성 개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왓챠는 매출 증대를 위해 단건 구매 방식의 신작 영화 유통 사업 등 왓챠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올해 상반기 흑자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VOD 단건 구매 전용관인 ‘왓챠 개봉관’의 지난해 12월 매출은 1월 대비 520% 증가했는데 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온라인에서 영화를 감상하며 채팅할 수 있는 기능인 ‘왓챠 파티’를 오프라인 극장에서도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왓챠는 지난달 20일부터 매달 셋째 주 수요일 서울 성동구 영화관 무비랜드에서 오프라인 왓챠 파티 이벤트를 열고 있다. 이는 충성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왓챠의 전략적 이벤트로 추측된다.

OTT 업계에서는 왓챠의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 전망하지만 흑자 전환이 성장형 흑자일 가능성은 작게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와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대기업 투자 기반으로 자리 잡은 토종 OTT와의 경쟁에서도 크게 뒤처지며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면서 이용자 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시각이다.

앱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왓챠 앱 월 이용자 수(MAU)는 59만 293명으로 집계됐다. 왓챠가 지난해 1월 94만 9,810명이었던 걸 비교했을 때 37.9% 줄어든 수치로 보인다. 이런 탓에 유료 구독자 수도 크게 줄었을 거라는 예측이다.

왓챠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과잉 부채로 보인다. 감사보고서에 외부감사인이 “당기 말 현재 회사 유동부채는 유동자산을 831억 8,200만 원만큼 초과하고 있으며 총부채는 총자산을 795억 5,100만 원만큼 초과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고하며 완전 자본 잠식의 상황을 시사한 것이다.

기업 존속과 관련해 의문이 제기되자 왓챠는 전략적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프로모션 확대 등을 통해 안정화된 매출 증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왓챠는 2011년 영화 추천 평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출발해 2015년 왓챠 플레이를 선보이며 빠르게 국내 OTT 시장의 선두 주자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등장과 티빙, 웨이브 등 OTT 시장을 선점하는 플랫폼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콘텐츠 전쟁에서 밀린 것으로 추측된다.

OTT 시장 내의 경쟁력을 잃어가는 탓에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들이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이어 진행된 LG유플러스와의 매각 역시 불발되며 260명에 이르던 직원을 정리해 현재 100여 명의 직원이 왓챠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현재 왓챠는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은 쉽게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티빙, 웨이브 등 토종 OTT 업체들도 엄청난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매각 외에는 답이 없다”고 밝히며 “OTT 시장이 ‘쩐의 전쟁’이 되고 있어 매각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한하율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뉴스 1, LG전자, 왓챠, LG유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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