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악화일로 트럼프, 재산 압류 위기…“대선에 영향 클 수도”

자금난 악화일로 트럼프, 재산 압류 위기…“대선에 영향 클 수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성관계 입막음 돈 전달 관련 회계 조작 사건 심리에 참석하려고 뉴욕 맨해튼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벌금 4억5400만달러(약 6천억원)에 대한 보증 채권 발행사를 구하지 못해 재산을 압류당할 위기에 몰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들은 18일 벌금 보증 채권을 마련하려고 약 30개 업체를 접촉하며 열심히 노력했지만 발행사를 찾지 못했다며 뉴욕 항소법원에 선처를 촉구했다. 변호인들은 이 정도 금액의 보증 채권은 “개별 업체들에는 전례 없는 수준”이라 발행사를 구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업을 하면서 자산 가치를 부풀려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다는 이유로 뉴욕주로부터 소송을 당했고, 지난달 맨해튼지방법원은 사기 행위를 인정해 거액의 벌금을 선고했다. 이에 불복해 항소한 그는 뉴욕주 검찰의 압류를 피하려면 25일까지 공탁금을 내야 한다.

4억5400만달러를 현금으로 낼 능력은 없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증 채권 발행사를 물색해왔다. 벌금액의 최대 3%를 수수료로 챙기는 보증 채권 발행사는 패소가 확정됐는데도 피고가 벌금을 내지 않으면 대신 납부하겠다고 약속하는 채권을 발행한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탁금 납부를 연기하거나 1억달러짜리 보증 채권으로 대체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법원이 거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금난은 손해배상 사건까지 겹쳐 더 심화됐다. 그는 1990년대 중반에 자신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작가 E. 진 캐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1심에서 거액을 지급하라는 선고를 받고 지난주에 9160만달러짜리 보증 채권을 냈다. 그는 이 보증 채권을 받으려고 주식과 채권 등을 담보로 제공했기 때문에 대출 사기 사건용 보증 채권을 위해 담보로 내놓을 증권이 모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보증 채권 발행사는 통상 부동산은 담보로 받지 않는다. 뉴욕타임스는 대출 사기 사건 보증 채권 담보로는 5억5천만달러어치의 현금과 증권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금 3억5천만달러를 가진 것으로 추산되나 두 사건으로 부과된 벌금과 배상금을 대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했다.

이달 25일 전에 항소심 재판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호소를 받아들여 공탁금 납부 의무를 완화해줄 수도 있다. 그러지 않으면 검찰이 부동산 압류에 나설 수 있다.

스스로 대부호라고 자랑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선거자금 모금도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지지부진해 이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거캠프를 비롯해 바이든 대통령 쪽은 지난달 5300만달러를 모금해 월말 기준으로 1억5500만달러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 쪽은 2월 모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1월 말 기준으로는 4천만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쪽은 지난해 모금액 중 그의 법률 비용으로 5500만달러를 사용하는 등 사법 리스크 때문에 더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경합주들에 3천만달러를 투입해 광고전에 나서면서 자금력 우위를 활용하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선거에서는 자금력 차이가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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