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7개월 만에 산재…내년 연차 15개 못 받나요?"[직장인 완생]

[서울=뉴시스]

#. 한 중소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20대 A씨. 최근 회사 공장 관리를 하다 쌓여있던 자재가 쏟아지면서 깔리는 바람에 다리를 다쳤다. 병원에서는 입원 치료를 권했고, 회사도 산재 처리를 하고 치료를 다 받고 돌아오라고 하면서 다행히 회복에만 집중하면 되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문제는 A씨가 입사한 지 7개월째 되는 때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 A씨는 “내년도 연차휴가 15일을 다 받으려면 올해 80% 이상 출근해야 한다는데, 산재 휴업으로 15일을 못 받을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산재’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직장인들이 많지만, 생각보다 업무 중 다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산재 신청 건수는 16만2947건이었다. 이는 전년(15만862건) 대비 1만2086건이 증가한 수치로, 최근 5년 새 산재 신청 건수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산재보험은 1964년 최초로 도입된 사회보험제도로 60년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 상시근로자 1인 미만 사업장, 즉 사업주 본인이 혼자 일하는 사업장까지도 의무 가입이 적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산재처리를 하면 사업주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있어 이를 꺼리는 경우도 많지만, 근로자가 사망하는 등 중대재해가 아니라면 사업주가 받는 불이익은 거의 없다. 되레 산재처리로 인해 근로자와 갈등을 빚어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경우 사업주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A씨는 다행히 산재처리와 관련해 갈등을 겪지 않았다. 다만 연차 산정에 있어 산재로 인한 휴업이 안 좋은 영향을 미칠까 걱정하고 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로 인한 불이익 없이 연차 15일을 모두 받을 수 있다.

우선 연차는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 재직 중인 근로자가 1년에 80% 이상 출근하는 경우 이듬해 주어지는 유급휴가다. 3년 이상 근무했다면 매 2년마다 1일씩 가산돼, 근속연수가 긴 경우 총 25일까지도 주어진다.

이것만 놓고 보면 A씨는 연차 15일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은 근로자가 실제로 출근해 근무하지 않았더라도 출근한 것으로 간주하는 예외 사례를 두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A씨처럼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휴업한 기간이다. 이 밖에도 출산휴가와 육아휴직도 출근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 때문에 A씨의 산재휴업일이 길어져 1년의 출근 일수가 80%를 채우지 못하더라도 이듬해 연차 15일을 받는 것에는 문제가 없는 것이다.

만일 산재휴업 기간이 1년을 넘겨 단 하루도 출근하지 않았다면? 그때도 연차휴가가 주어질까?

과거 고용노동부는 월의 전부 혹은 연의 전부를 출근하지 않은 경우 연차를 부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행정해석을 견지해왔지만, 2017년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은 업무상 재해로 휴업한 기간은 출근한 것으로 간주하는데, 그 기간이 1년 전체에 걸친다고 하더라도 다르게 볼 이유나 근거가 없다”며 연차 15일을 모두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놨다. 이후 고용부도 대법원 판례와 같은 취지로 행정해석을 변경했다.

다시 A씨의 사례로 돌아가보면, A씨는 입사한 지 1년이 되지 않았으므로 현재는 1개월 개근시 1일의 유급휴가가 생긴다. 이에 따라 산재휴업을 하더라도 입사 1년이 되는 날까지는 1개월에 하루씩 휴가가 발생하며, 1년이 지나면 연차 15일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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