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천만에 도쿄·후쿠오카만 생존"…일본 학자가 본 '100년 후 일본'

일본 인구가 100년 안에 3000만명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도쿄와 후쿠오카를 제외한 대부분 도시가 성장을 멈출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다. 18일 아사히신문은 모리 토모야 일본 교토대 경제연구소 교수가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한 100년 후 일본의 도시 모습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인구 3천만에 도쿄·후쿠오카만 생존”…일본 학자가 본 ‘100년 후 일본’

먼저 모리 교수는 우선 100년 후 일본에서 인구 10만 명 이상 도시 수가 지금의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전체 인구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일본 인구가 에도시대와 같은 3000만 명대로 줄어들 것으로 모리 교수는 전망했다. 현재 일본 인구는 1억2000만명 수준인데, 4분의 1로 축소되는 셈이다. 그는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인구전략 회의에서 8000만명으로 막자고 여러 제안을 하고 있지만, 지금 같은 감소 속도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구 감소에 따라 많은 지방 도시가 사라지고, 대도시 중 인구 점유율이 증가하는 곳은 도쿄와 후쿠오카뿐이라고 모리 교수는 예측했다. 일본의 수도인 도쿄의 인구 증가는 당연한 일이지만, 후쿠오카는 의외라는 질문에 모리 교수는 “후쿠오카의 장점은 도쿄와 거리상 멀다는 점, 경제권이 되는 배후지가 넓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후쿠오카가 규슈 전역으로 가는 환승 지점이라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모리 교수 “지방 이전·이민정책 효과 불확실해’

반면 일본의 2대 도시인 오사카는 쇠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모리 교수는 “오사카는 후쿠오카와 달리 인구 규모에 비해 도쿄에 너무 가까운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992년 신칸센 초고속 ‘노조미’가 운행을 시작하면서 도쿄와 오사카 간 이동 시간이 단축됐을 때부터 오사카의 쇠락이 시작됐다”는 분석했다.

또 향후 이보다 빠른 ‘리니어 중앙 신칸센’이 개통하면 오사카의 쇠락은 더욱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했다. 특히 모리 교수는 “오사카는 도쿄의 복제품 같은 도시가 됐다”며 “인구가 감소하고 교통·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도쿄와 거리 장벽이 사라지면 비슷한 대도시가 두 개나 필요 없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도시 내부에서는 특정 지역에 인구가 몰리는 것이 아니라 분산돼 사는 ‘평탄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예측도 했다. 교통과 통신 비용 감소로 도시 내부에서 지금처럼 밀집해서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도쿄나 후쿠오카가 인구 점유율을 늘려도 인구수는 줄어든다”며 “도심에 타워맨션 등은 필요 없어지고, 도시 전체에 저층 주거지가 퍼져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인구 감소 사회에서 오히려 주목할 것은 도시 외 지역이라고 진단했다. 모리 교수는 “도시 외 지역은 사람은 줄어들지만, 자연 자원이 풍부하다”며 “기술을 활용해 적은 인원으로도 농업, 임업, 어업 등 일차 산업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대도시에서 지방으로 인구를 이동시키자는 논의는 무의미하다고 모리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특히 청년들의 이주를 촉진하자는 제안이 중심인데, 무리”라며 “비용적인 측면을 고려해도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전제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지방에 사람이 줄어도 자연 자원을 활용해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모리 교수는 이민도 인구 감소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라고 봤다. 그는 “이민이 인구 감소를 모두 상쇄할 수는 없다”며 “인구 감소라는 현실을 직시한 상태에서 사회의 방향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것이 나쁜 것인지, 도시가 쇠락해도 도시 외 지역에서 풍요롭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고려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제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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