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재판 내내 “터무니 없다”...사진 증거물엔 “저게 왜 내 폰에”

이화영, 재판 내내 “터무니 없다”...사진 증거물엔 “저게 왜 내 폰에”

경기도 평화부지사 시절의 이화영씨. /뉴스1

‘불법 대북송금’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9일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전혀 모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 적 없다”는 등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특히 이 전 부지사는 이날 6시간여 진행된 재판에서 12번 이상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하며 대부분의 사실 관계를 부인했다.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양측은 서로 “비웃지 말라”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진우)는 19일 이 전 부지사의 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58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선 검찰 측은 이 전 부지사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하늘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선 이 전 부지사는 법정 가운데 증인석에 앉아 검찰 측 신문에 응했다.

이 전 부지사는 대북송금 사건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남북교류협력 사업에 관한 구체적 지시가 있었다거나, 당시 대북제재 속에서 경기도가 스마트팜 사업 등을 추진한 것이냐는 검찰 물음에 대부분 “아니다”라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대북사업 관련)이재명 지사 지시는 전혀 없었다”며 “이재명 지사 업무 스타일이 그런 거 하나하나 다 불러서 결제하고 확인하고 이러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검찰은 북한에 경기도 대신 스마트팜 사업비와 경기도지사 방북비용 등 총 800만 달러를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과, 방용철 부회장이 2018년 11월 김성혜 조선아태위 실장 등 북한 측 인사를 만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물었고, 이 전 부지사는 “몰랐다”고 했다.

그러자 검찰은 2018년 11월 30일 당시 이 전 부지사의 스마트폰에 북한 측 인사들과 김 전 회장이 함께 찍은 사진이 저장돼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하며 “설명한 것과 다르다”고 했다. 그러자 이 전 부지사는 “저게 어떻게 제 전화기에 있었냐”며 “잘 모르겠다” “확실하게 기억 안 난다” “전 아무튼 기억이 없다”고 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김성혜 실장에게 스마트팜 비용을 내주겠다고 발언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거 같다”고 하자, 이 전 부지사는 “터무니없는 사실”이라며 “김성태가 왜 저를 위해 500만불을 북한에 주냐”고 했다.

이화영, 재판 내내 “터무니 없다”...사진 증거물엔 “저게 왜 내 폰에”

대북송금 관련 혐의로 구속 기소 이후 보석 석방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날 검찰이 “김성혜 실장의 스마트팜 지원 500만불 요청을 수락했다가, 대북제재로 할 수 없게 돼 이화영이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고 한 김 전 회장의 진술 내용을 제시하자,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의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했다. 또 검찰이 “쌍방울이 피고인이 준 자료를 토대로 북한 협력 사업제안서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맞느냐”고 하자, “방용철의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했다.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방 부회장은 이 전 부지사가 부인할 때마다 어이없다는 듯이 크게 웃기도 했다.

이날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2019년 1월 17일 중국 심양에서 진행된 쌍방울과 북한 측의 경제협력 협약식에 참석했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그동안 일관되게 “협약 체결하는 사실을 몰랐고, 본인이 참석한지도 몰랐다”고 일관되게 진술해왔다. 검찰이 당시 행사 사진과 영상을 제시하자, 이 전 부지사는 “협약식인지 몰랐다”며 “하하하” 웃기도 했다. 검찰은 “뭘 하는지 몰랐다고 하는 게 말이 되냐”며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제가 기억이 없다”고 했다.

검찰은 이날 협약식 후 만찬이 진행됐고, 이 자리에서 이 전 부지사가 자신과 이재명 지사의 전화 통화를 연결시켜줬다는 김 전 회장의 진술을 제시하며, “사실이냐”고 물었다. 이 전 부지사는 “터무니없다”고 했다.

이화영, 재판 내내 “터무니 없다”...사진 증거물엔 “저게 왜 내 폰에”

이재명 경기도지사로부터 임명장을 받을 당시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뉴스1

이날 이 전 부지사는 검찰 측이 제기한 대부분의 사실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거나,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터무니없다”는 등의 답변만 반복했다. 검찰과 이 전 부지사는 재판 내내 신경전을 벌였다. 이 전 부지사와 검사가 신문 과정 내내 서로 웃은 것을 두고 실랑이도 벌어졌다. 검찰이 “마카오로 환치기해 북한에 돈을 전달하는 것을 김성태가 피고인과 계속 상의했다는데 사실이냐”고 묻는 질문에 이 전 부지사가 부인하자, 검찰은 어이 없다는 듯 웃었다. 그러자 변호인은 “비웃는 건 아닌 거 같다”고 했고, 검찰 측에선 “피고인도 맨날 비웃었다”고 했다. 이에 변호인은 “검사님은 품위를 지켜달라”고 했다.

한편, 당초 이날 마무리 될 예정이었던 피고인 신문 절차는 다음 기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재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휴정 시간을 제외하고 약 6시간 가까이 진행됐지만, 검찰이 준비한 300개 이상의 질문 중 130여개에 대한 신문 밖에 이뤄지지 못했다. 재판부는 차후 기일을 오는 26일, 29일로 지정하면서 “(변론종결은) 4월 2일 정도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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