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박정희 대통령 골프 즐기던 '그곳' 70년 만에 변신

이승만·박정희 대통령 골프 즐기던 '그곳' 70년 만에 변신

서울시와 광진구가 서울어린이대공원과 주변 일대 약 57만3800㎡의 재정비 사업에 나섰다. 어린이대공원을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처럼 바꾸고, 주변부는 고밀 개발을 허용해 지역 활력을 살린다는 구상이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6일 열린 제3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위원들은 능동과 구의동 일대 21만9000㎡의 고도지구 제한을 폐지하는 내용의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안을 조건부 가결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어린이대공원 일대 신거점 조성 기본구상 수립 용역도 발주했다. ○‘경성골프구락부’였던 대공원

이승만·박정희 대통령 골프 즐기던 '그곳' 70년 만에 변신
어린이대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능동과 구의동 일대는 1종 주거지역으로 묶여 있었다. 이번에 고도 제한이 풀린 지역은 건물 최고 높이가 13~16m로 제한됐다. 어린이대공원 주변이 이처럼 엄격한 고도 제한을 받은 데는 역사적인 배경이 있다.

어린이대공원은 일제강점기부터 골프장으로 사용됐다. 1929년 영친왕이 이곳에 경성골프구락부를 조성했다. 6·25전쟁 과정에서 골프장은 훼손됐지만 이승만 대통령이 이를 다시 서울컨트리구락부골프장으로 만들었다. 이 공원의 방문자센터인 꿈마루는 골프장 클럽하우스를 개조한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도 골프장이 공원으로 바뀌기 전까지는 이곳에서 골프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이후인 1950~1970년대 초까지 대통령들이 골프를 마음 놓고 즐기기 위해서는 주변에 고층 빌딩이 없어야 했다. 지금까지도 이 지역 개발이 억제되고 낙후한 주거지역으로 남은 배경이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대통령 골프장’으로 사용되던 역사가 있다 보니 주변 지역이 불이익을 받았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2040 광진플랜’을 세우고 있는 광진구는 작년 7월 고도지구 폐지를 요청했고, 서울시설공단을 통해 대공원을 관리하고 있는 서울시도 이에 공감했다. ○대공원 리모델링, 주변 개발서울시와 광진구는 어린이대공원을 서울의 센트럴파크로 만들기 위한 대대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대공원을 전면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산책로를 정비하고 놀이동산은 철거한다. ‘정원도시 서울’의 핵심 모델로서 다양한 식물을 가꾸고 시민이 즐기기 좋은 공간으로 다듬어 재개장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와 광진구는 공원 주변을 뉴욕처럼 고밀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고도지구 폐지는 그 첫 단추다. 이 일대는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동북권 신성장 거점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시는 공공개발기획담당관을 중심으로 공원 주변 공공부지를 활용한 재구조화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광진구는 이 일대를 주거시설, 업무시설, 상업시설 구분을 없애 통합 개발하는 공간혁신구역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서울시와 협의 중이다. 어린이대공원 일대를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시한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 개념을 실현하는 모범사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김 구청장은 “어린이대공원이라는 자원을 더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융복합 개발을 할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이상은 기자 [email protected]

실시간 인기기사

    News Related

    OTHER NEWS

    황일봉 전 광주 남구청장 "정율성 기념사업 추진 사죄"

    정율성 사업 철회 촉구 집회 참석한 황일봉 전 회장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황일봉 5·18 부상자회 회장이자 전 광주 남구청장은 28일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전범 정율성 기념사업을 추진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 Read more »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17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되었다. 킬러문항이 없어지면 물수능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 Read more »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오언석 도봉구청장이 지난 24일 우이천 제방길 정비공사 현장을 주민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사진=도봉구청 서울 도봉구(구청장 오언석)가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를 완료하고 ... Read more »

    허재현 기자 "최재경 녹취록, 신뢰할만한 취재원에게서 확보"

    검찰 피의자 조사…”공수처에 검찰 관계자 고소” ‘대선 허위보도 의혹’ 허재현 기자, 검찰 피의자 조사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이도흔 기자 =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한 허위 보도를 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받는 ... Read more »

    ‘담배 모르는 세대’ 세웠던 뉴질랜드…세수 모자라 금연법 철회

    한 남성이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코리아 다음 세대 완전 금연을 목표로 한 뉴질랜드의 야심적인 금연 대책이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27일 출범한 뉴질랜드의 중도 우파 국민당 주도의 연정은 2009년 1월1일 ... Read more »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김동일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이 28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지능적 재산은닉 고액 체납자 집중 추적조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유명 유튜버 A씨는 매년 수억 ... Read more »

    식사 직후 '과일' 먹는 습관… 당장 멈춰야 하는 이유

    건강을 위해 매일 과일을 챙겨 먹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과일도 언제 먹느냐에 따라 몸에 끼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식사 후 곧바로 과일을 먹는 습관은 오히려 독이 될 수 ... Read more »
    Top List in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