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사라지고 전공의 못 돌아와…병원도 파산””결정권 없는 사람들끼리 논의 의미 없어…대통령이 결정해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4.2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김규빈 기자 =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5월이 되면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대한민국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24일 오후 정례 브리핑을 열고 “전국 40개 의과대학 1만 8000명의 의대생들이 1년 동안 사라지고 전국 수련병원의 1만 2000명의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전공의라는 축을 잃어버린 수련병원은 대체 인력으로 축소된 진료 형태를 유지하게 될 것이고 일부 병원들은 도산하고 파산에 이르게 될 위험성도 있다. 연관된 산업 분야의 피해도 가시화된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정부의 안 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전국의 의과대학은 8000명의 1학년생 교육을 시작해야 되고 이들은 6년 동안 말도 안 되는 교육 환경에서 공부하게 된다”며 “그동안 의과대학 인증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학생들이 의사 국시에 지원하지 못하는 대학들도 속출하게 돼 결국 의사 수 증가가 아닌 감소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내년에는 신규 의사도 배출되지 못한다”며 “이는 공중보건의로 들어갈 최소한의 인원도 배정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고, 안 그래도 줄어든 공중보건의 인력이 더 줄어들면 지금도 부족한 지방의료, 공공의료를 그나마 지탱한 최소 인력도 공급되지 못한다”며 “이것이 필수의료, 지방의료, 공공의료를 이야기한 정부가 현재 무리하게 진행하는 정원 정책의 결과로 나타나게 될 실제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의협 비대위는 또 정부가 2025년 정원을 최대 50%까지 줄이는 안을 양보라고 이야기하는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정부의 양보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의사단체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일부 공직자들의 발언을 들었다”며 “문제의 해결은 무리한 증언 시도를 멈추고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출발이다. 절망적인 모습을 조롱하지 말아달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의협 비대위는 처음부터 결론을 낼 수 없는 대화는 참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고 우리는 변하지 않는 요청 사항을 전달했다”며 “그것이 받아들이지 않았기에 대화 테이블에 전공의 학생들이 나갈 수 없었던 것이고 이를 대화 거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전공의들에게 내려진 부당한 행정명령의 취하와 증원 과정을 멈춰주는 것이 대화의 자리로 이끄는 정부의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의협 비대위는 전날 대통령실이 의사단체에 ‘5+4 협의체’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밝힌 데 대해 “구체적으로 그런 식의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오전 열린 중대본 브리핑에서 ‘5+4 협의체’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새 집행부는 아직 출범 전이고 비대위가 4월 말까지는 당사자이기 때문에 의협 비대위 측에 제안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홍보위원장은 “이름을 잘 지으시는 것 같지만 우리에겐 그런 식으로 대화를 제안한 적은 없다”며 “구체적으로 정부 측에서 누가 나온다 이런 식으로 연락받은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의협 회장 인수위원회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제안받은 적 없다”며 “대체 정부가 누구에게 제안을 했고 거절됐느냐”며 공개 질의를 하기도 했다.
이어 김성근 홍보위원장은 “어떤 식의 형태더라도 모여서 얘기할 때 결정권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얘기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는 대통령에게 결단을 촉구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우리나라의 하루는 다른 나라의 열흘과 같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남은 며칠이 문제 해결의 시간이 되기를 국민 여러분과 함께 기대하겠다. 결정은 대통령께서 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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