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만에 '장군멍군' 중동 숙적…전면전 대신 "계산된 메시지"

“이스라엘, 핵시설 인근 공격 ‘경고’…’한번은 넘어갈 수 있다’ 고도의 상황관리도”

브레넌 전 CIA국장 “이란 피해 규모가 관건”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이란의 보복 공습에 대응해 재보복을 감행하면서 양국이 전면전으로 치달을지, 아니면 여기서 멈출지 기로에 섰다.

양국 모두 그동안 상대방의 공격에 대해 강력한 응징을 예고했다. 그러나 양측 모두 공격 규모가 제한적이고 상대방의 피해도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제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상황관리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라엘이 이달 1일 시리아 주재 이란영사관을 공습하자 이란은 보복을 공언했고 같은 달 13일 300기 이상의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했다.

그러나 이들 무기 대부분은 이미 방어 준비 태세를 갖춘 이스라엘과 미국, 영국 등에 의해 요격됐다.

이란 공습 방어하는 이스라엘 아이언돔

이스라엘은 이 공격에 맞서 6일 만에 이란 본토를 공격했다. 이란 핵시설과 군기지 등이 있는 이스파한 지역이 공격받아 항공편 운항이 한때 중단됐다.

그러나 핵시설 등 주요 지점은 안전하다고 이란 매체가 전했다. 이란군 측은 피해가 없다고 주장했다. 즉각 대응 계획이 없고 공격 배후가 불분명하다는 이란 당국자의 발언도 전해졌다.

이스라엘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서방 동맹국들의 만류에도 이란에 대한 재보복을 밀어붙임으로써 중동의 전운이 고조됐지만, 이스라엘과 이란의 이같은 무력 공방 수위를 볼 때 전면전으로 번질지는 미지수다.

내부 강경 여론을 달래기 위해 자국에 대한 적국의 도발에 대응하되 전면전까지 가는 상황은 만들지 않으려는 명분 쌓기용 공방으로 볼 수 있어서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등 이스라엘 정부의 ‘매파’들에게 자국 영토를 직접 노린 이란의 공격은 너무 큰 도발이었다.

그러나 ‘비둘기파’들에게는 이스라엘의 재보복 시 이란과의 전면전 위험이 너무 큰 것으로 받아들여졌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에 따르면 병력 규모는 이란군이 55만명으로 이스라엘군 17만3천명보다 월등히 많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첨단 무기 수준과 미국 등 동맹국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중동의 두 강대국이 전면전을 벌이면 모두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마크 맥컬리 미 육군 퇴역 소장은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과 관련, 이란에 대한 ‘계산된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미 CNN에 이스라엘이 중요한 핵시설이 있는 이스파한을 겨냥함으로써 이란의 방어를 쉽게 압도할 수 있으니 또다시 자신들을 공격하지 말라는 경고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또다른 무력 시위로 대응하기로 결정할 경우를 대비해 이스라엘은 경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스라엘 전쟁 내각 쪽에 매우 고도의 의사결정 과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스라엘은 보복을 해야 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 보복 안에는 ‘좋다. 우리는 넘어갈 수 있다. 다시는 그러지 말아라. 다시 그러면 모든 것이 벌어질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겼다”고 분석했다.

존 브레넌 전 CIA 국장은 향후 무력충돌 전망에 대해 “이란 내에서 얼마나 큰 피해가 발생했는지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라고 미 NBC 뉴스에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이스파한은 공군기지, 미사일 생산시설 등 목표물이 될만한 것이 많은 곳이라며 “CIA가 지금 하는 일은 정확한 피해를 확인하고 이란이 어떻게 반응할지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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