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옛말 됐다”…이 직원 4명분 AI가 도맡아 ‘대규모 칼바람’

AI가 코딩, 개발자 4명분 소화…IT 채용 규모 축소

고연봉 개발자보단 AI에 투자…대규모 구조조정 바람

“억대 연봉 옛말 됐다”…이 직원 4명분 ai가 도맡아 ‘대규모 칼바람’

IT개발자 이미지 [사진 출처 = 픽사베이]

기업들이 앞다퉈 억대연봉을 주고 모셔가던 정보기술(IT) 개발자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IT개발자들의 핵심 업무인 ‘코딩’을 인공지능(AI)이 중급 이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 영향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 기업들은 IT 인재 영입에 들일 돈을 자체 AI 개발에 쏟아 붓는 추세다. 고연봉에다 처우협상, 생산성 한계 등 다양한 변수를 갖춘 IT개발자보다 AI가 비용면에서 더 효율적이란 계산에서다.

해외에서 먼저 AI에 투자를 집중하기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 지난해 미국의 빅테크 기업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은 전 세계적으로 각각 1만2000개, 1만개, 1만8000개 직무를 감축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월 직원 감원 계획 발표 당시 “회사를 AI 우선으로 전환한 결과, 비즈니스와 업계 전반에 걸쳐 획기적인 발전 기회를 찾았다”며 “회사의 우선순위(AI)를 위해 어려운 선택(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감원을 통한 절감 비용은 AI 개발에 쓰일 예정이다. 구글은 올해 370억 달러(한화 약 51조)를 투자해 기업 보안, 협업·생성형 AI(GenAI) 분야를 강화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6년까지 향후 3년간 영국 AI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을 위해 25억 파운드(한화 약 4조)를 투자할 방침이다. 아마존은 올해 AI 스타트업인 앤트로픽에 40억 달러(한화 약 5조)를 들여 생성형 AI를 발전시킬 계획이며, 자체 AI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1억 달러(한화 약 1385억)를 투자했다.

“억대 연봉 옛말 됐다”…이 직원 4명분 ai가 도맡아 ‘대규모 칼바람’

코딩 이미지. [사진 출처 = 픽사베이]

다양한 전문가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AI가 IT개발자의 직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에서 “이젠 AI를 통해 전 세계 모든 사람이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다”며 “AI의 발전으로 인해 코딩 전문 직업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코딩에 AI를 적용하면 30~40%가량 효율성이 좋아질 수 있는데, 이는 곧 고연봉 IT개발자 100명을 60명으로 줄여도 같은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단 소리”라고 말했다.

미국의 자산운용사 아크 인베스트는 ‘빅 아이디어 2023’ 보고서에서 AI가 코딩 생산성을 10배 높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국내에서도 AI가 IT개발자들의 일자리를 뺏을 것이란 우려가 번지고 있다.

국내 HR(인적자원)테크 기업 원티드랩이 지난 1월 개발자 18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3.6%가 생성형 AI가 개발자들의 일부 업무를 대체할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국내 IT개발자 채용은 줄어들고 있다. 커리어 플랫폼 ‘사람인’이 2022~2023년 직무별 공고 증감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IT개발·데이터 직무 공고는 전년 대비 7.4% 감소했다.

지난 2021~2022년 동일한 조사를 진행했을 당시 IT개발이 공고수(수요) 대비 지원자수(공급)가 가장 부족한 직무로 꼽혔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수요가 너무 높아 심각한 구인난을 겪던 직무가 불과 1년여 만에 수요 감소를 보였단 점에서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단 평이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IT업계 전반적으로 신입 개발자 채용을 지양하며 검증된 경력자를 선발하고 있다”며 “프로젝트성 수시 채용만 운영하는 등 채용 규모를 줄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내 대형 IT기업들은 연봉·인센티브 인상률을 낮추고, AI에 자금을 집중시키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대표 고연봉 IT기업의 직원 연 평균 임금도 줄었다.

전자공시시스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와 카카오 직원들의 1인당 평균 급여는 각각 1억1900만원, 1억100만원이다. 각각 전년 대비 11.5%, 27.3%씩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 특수’ 당시 매 분기 연봉 상한선을 올리며 인재 영입 경쟁을 벌이던 때와 상반된 모습이다. 네이버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매해 연 평균 임금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지속 인상되던 카카오의 직원 평균 연봉 역시 2022년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카카오 직원들의 연 평균 연봉(1억100만원)은 2020년(1억800만원) 수준을 밑돌았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최근 국내외 IT기업들이 개발자 연봉이나 채용 규모를 줄이는 것은 AI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며 “장기적으로 기업들이 AI의 효율성을 확인하게 되면, AI를 뛰어넘는 유능한 인재를 제외하곤 새로운 개발자를 굳이 안 뽑게 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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