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벨기에에서 40대 양조장 직원이 음주측정 양성 반응으로 기소됐으나 법정에서 무죄로 풀려났다고 로이터 통신이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양조장 직원이 운전대를 잡기 전 술을 마신 게 아니라 몸에서 알코올이 생성되는 희귀 증상인 ‘자동양조증후군’(ABS)을 앓고 있다는 게 밝혀졌기 때문이었다. 공교롭게도 그는 술을 빚는 술도가에서 일하고 있었다.
변호인은 “의뢰인이 이름이 공개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언론에 익명을 요구했다. 또한, ”전문의 세 명이 따로따로 진단해 그가 자동양조증후군 환자라는 사실을 법정에서 증언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재판을 주재한 판사가 판결에서 “피의자가 술 취한 증상을 보이진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자동양조증후군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장내 미생물이 이를 에탄올로 분해해 술을 마신 것과 같은 몸 상태가 되는 특이한 증상을 말한다. 증상이 나타나면 대체로 술 취한 사람처럼 공격적인 행동이나 기억상실, 구토, 어지럼증 등의 현상을 보이지만, 별다른 이상 없이 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이번에 화제가 된 40대 벨기에 남성은 앞서 이미 세 차례 음주단속에 걸린 전력이 있지만, 그동안 자신이 자동양조증후군 환자라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의 변호인은 “이번에 그가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알고 다소 안심하게 됐을 것”이라며 “그는 현재 엄격한 식이요법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의 임상생물학자 리사 플로린은 “자동양조증후군은 선천적인 게 아니라 대체로 장 관련 다른 증상이나 질환을 앓은 뒤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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