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건 속도조절입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너무 앞서 나가지 않도록 충분히 준비만 한다면 기술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일은 없을 겁니다.”
이세돌 9단이 구글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살아갈 세상엔 AI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글코리아는 이 9단을 인터뷰한 16분 분량 영상을 19일 자체 블로그에 공개했다.
이 9단은 인류를 뛰어넘은 AI의 위력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인물이다. 2016년 딥마인드의 AI였던 알파고와 다섯 차례 바둑 대국을 벌여 1승 4패를 기록했다. 이 때 거둔 1승은 인류가 알파고에게서 따낸 유일한 승리가 됐다. 이 9단은 당시 대국에 대해 “그땐 제가 당연히 이길 것으로 보고 대국을 쉽게 생각했다”며 “하지만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수를 두는 (AI의) 모습을 보니 벽에다가 테니스 공을 치는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바둑판은 알파고의 출현으로 180도 달라졌다. 이 9단은 “과거의 기보는 이제 바둑의 역사를 학습하는 용도 외에는 특별한 가치가 없어졌다”며 “AI가 더 완벽한 기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AI를 보고 배우는 편이 더 편하다”고 말했다. AI로 인해 바둑의 예술성이 퇴색됐지만 아마추어의 바둑 학습이 더 쉬워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AI는 이 9단 본인의 삶도 바꿔놨다. 그는 2019년 은퇴한 뒤 AI 기술을 공부하며 보드게임 제작에 뛰어들었다.
바둑처럼 AI가 인간을 뛰어넘는 영역이 늘고 있지만 지나친 걱정은 금물이라는 게 이 9단의 생각이다. 그는 “AI를 벌써부터 두려워하는 시각으로 바라봐선 안 된다”며 “인간이 두려움을 느끼든, 느끼지 않든 기술은 계속 발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 같은 나라들이 경쟁적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는데 우리만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인다면 못 따라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AI 기술 발전이 없다면 인류는 굉장히 암울한 미래를 맞이할 것”이라고 했다.
이주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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