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직격탄 대상인데 매출 130억원 굳건히 지키는 한국 기업

많은 아이디어가 발상의 전환이나 우연에서 시작되지만, 상품으로 시장에 나오려면 부단한 노력과 시행착오가 필요합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실행은 엄두내기 어려운데요. 나만의 아이디어로 창업을 꿈꾸는 여러분에게 견본이 될 ‘창업 노트 훔쳐보기’를 연재합니다.

알리·테무 직격탄 대상인데 매출 130억원 굳건히 지키는 한국 기업

리체 김달현 대표. /더비비드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열풍이다. 운동화 한 켤레 1만원, 드론 항공 촬영 카메라 3만원 등 파격적인 가격이 한국 소비자의 마음까지 흔들고 있다. 중국 플랫폼 기업을 통한 직구가 늘면서 4년만에 중국발 해상 특송물의 통관 물량은 26배 이상 치솟았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수입·유통업을 하던 국내 중소기업이다. 중국에서 물건을 수입해 팔면, 같은 상품이라도 관세·부가세·안전 인증 등으로 비용이 발생한다. 가격 경쟁이 불가능한 이유다. 2003년 수입·유통사를 설립했던 김달현 리체 대표(48)는 이 위기를 비켜가고 있다. ‘BAS’, ‘닥터키’ 등의 자체 브랜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를 만나 자체 브랜드 개발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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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마의자보다 싼 마사지 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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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키 에어 스트레칭 마사지 매트를 사용하는 모습. /리체

닥터키는 리체의 건강 전문 브랜드다. 다리 자동 재활 운동기기 ‘효도88′, 충전식 버블 좌욕기, 자동전자 혈압계 등의 제품이 있다. 가장 최근에 출시한 제품은 에어 스트레칭 마사지 매트다. 돗자리처럼 평소엔 돌돌 말아뒀다가 사용할 때 펼쳐 전신 마사지를 할 수 있는 기기다.

에어 스트레칭 마사지 매트는 동의대 물리치료학과 이수경 교수와 함께 개발했다. 통증이 너무 강하지 않으면서도 개운한 느낌이 들도록 두드리는 강도와 공기압 등의 세기를 조절했다. 강도는 3단계로 조절할 수 있고 4가지 마사지 프로그램으로 상·하체를 골고루 마사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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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만에 월 매출 1억5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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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학 시절 김 대표. /김달현 대표 제공

경기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졸업식 3일 뒤 홀로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내향적인 성격을 극복해 보고 싶었어요.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무턱대고 청도대에 입학했죠. 한 번은 친구를 따라 무작정 중국의 공장지대를 돌아 본 적이 있는데요. 이렇게나 넓은 곳에서 이렇게나 많은 공산품이 만들어지고 전 세계로 퍼진다는 게 새삼 신기하더군요. 이날을 계기로 무역, 유통, 수출입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2003년 10월 귀국과 동시에 창업을 결심했다. “마침 대학 동기였던 김진희 대표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함께 사업을 하자고 제안했어요. 두 사람의 이름을 따 ‘J&D’라는 사명을 지었습니다. 각자 1000만원씩 모아서 용산 전자상가에 사무실을 냈습니다. 전기밥솥, 세탁기,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을 온라인 쇼핑몰에 올려 판매하는 일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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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현 대표(왼쪽)와 김진희 대표(오른쪽). /김달현 대표 제공

처음엔 주문량이 하루 10건 남짓에 불과했다. “주문 하나 들어오면 둘이 신나서 직접 박스로 포장하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온라인 쇼핑 붐이 일면서 주문량이 꾸준히 늘었습니다. 새벽 3시까지 쇼핑몰에 제품을 등록했습니다. 판매가 부진하다 싶을 땐 제품 문구를 수정했고 그러면 다음날 주문이 몇백 건씩 쏟아졌죠. 그렇게 6개월 만에 월 매출 1억5000만원을 달성했습니다.”

3~4년이 지나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G마켓, 티몬, 위메프 등 다양한 이커머스가 한꺼번에 등장하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동양매직 같은 제조사의 총판(생산자에게 물건을 한꺼번에 받아 도매상에게 판매하는 것) 역할도 하고 있었는데요. 제조사에서 일명 밀어내기를 하면서 수억원어치 재고가 쌓였습니다. 받을 수 있는 대출은 죄다 끌어 쓰고 27평짜리 아파트까지 팔았지만 적자는 메워지질 않더군요.”

소셜네트워크에서 위기 극복의 힌트를 발견했다. “카카오스토리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게 유행이었습니다. 그 틈을 노려 ‘공동 구매’ 형식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전략을 세웠죠. 요즘으로 따지면 인플루언서가 인스타그램 팔로워들을 상대로 공동 구매 이벤트를 여는 것과 비슷한 방식입니다. 이 새로운 전략 덕분에 연 매출이 13억원에서 이듬해 68억원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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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유통사에서 자사 브랜드 가진 기업으로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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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겪으며 자체 브랜드 개발을 결심한 김 대표. /더비비드

위기를 겪으며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공동 구매를 이용한 매출 견인도 한계가 있으리라고 봤습니다. 외부 환경이나 조건이 바뀔 때마다 흔들리지 않으려면 자체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죠. 직원들 사이에서는 반대 의견이 많았어요. 자체 브랜드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노력 대비 위험 부담이 크다는 이유였죠. 하지만 오래 살아남기 위해선 자체 브랜드 개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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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OEM도 다 같은 OEM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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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체 직원들이 회의실에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모습. /더비비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생산 방식부터 도전했다. “OEM은 기존에 생산된 제품에 우리의 로고나 브랜드명을 사용해 제품을 제조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OEM이라고 하면 중국에서 싼값에 들여오는 저품질 상품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OEM도 다 같은 OEM이 아닙니다. 어떤 제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가 결정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하죠.”

수입할 제품을 찾기 위한 기준을 세웠다. “수요가 있는지, 안전한지, 가격 대비 가치가 있는지 등 3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제품만 수입했습니다. 항상 해외 출장을 위한 짐을 싸 뒀어요. 생산 공장을 보기 위해 언제 떠날지 모르니까요. 수입할 제품을 정했다면 생산 공장과 거래·계약을 체결합니다. 원산지·관세 관련 조사와 수입 허가 인증 등 절차를 밟고 난 다음 운송을 준비해요. 이후엔 관세 신고와 통관, 검역, 품질 검사 등의 단계가 기다리고 있죠. 단순히 싸게 떼다 파는 걸 상상한다면 OEM에 뛰어들 생각은 접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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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내 목소리를 담기 시작하면 그때부턴 O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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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대 물리치료학과 이수경 교수. /리체

제품에 로고나 브랜드명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디자인·제조 과정 등에 관여하는 방식을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이라고 한다. “자체 브랜드 BAS의 탈취제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미국 백악관에서도 사용한다고 알려진 제품을 가져왔어요. 여기에 한국인들에게 호불호가 없을 만한 은은한 베이비파우더 향을 입혀 생산했죠. 지금은 원료만 수입해 한국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6년 전 건강 전문 브랜드 ‘닥터키’를 론칭했다. “닥터키 제품들도 대부분 ODM으로 생산했습니다. 가령 ‘효도88′은 어르신을 위한 다리 자동 재활 운동기기인데요. 연로한 어르신들은 다리 근력도 부족하지만 눈도 침침하신 경우가 많죠. 사용층의 편의성을 고려해 제품에 표기된 글자 크기를 키우고 작동 버튼을 단순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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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키 에어 스트레칭 마사지 매트는 리모컨을 이용해 강도와 프로그램을 설정할 수 있다. /리체

물리치료학과 교수의 자문까지 얻은 제품도 있다. “돌돌 말린 돗자리처럼 생긴 매트를 펼치면, 누워서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마사지 매트’입니다. 매트 안에 있는 마사지봉과 에어셀이 움직이면서 전신을 마사지 해주는 기기죠. 개발 단계에서 동의대 이수경 교수의 조언을 구했습니다. 허리 조임이 너무 강하면 통증을 느낄 수 있으니 좀 더 느슨하게 바꾸고 마사지의 강도는 더 높였어요.”

3. 마케팅 전략은 수시로 바뀌는 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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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키 제품을 라이브 쇼핑을 통해 판매하는 모습. /리체

제품 개발만큼이나 마케팅에도 온 힘을 쏟고 있다. 홈쇼핑, 소셜네트워크 광고 등 손대지 않은 매체가 없다. “아무리 좋은 물건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사장되기 마련입니다. 트렌드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해요. 홈쇼핑 방송 한 번만 타면 하루에 몇천만원씩 매출을 올리던 시절이 있었죠. 매체가 다양해진 만큼 다양한 접근 방식이 필요합니다.”

과거에 재미를 봤던 ‘공동 구매’는 여전히 유효한 전략이다.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제품을 홍보하면서 신뢰도를 높일 수 있어요. 자사 브랜드명으로 유튜브 채널도 개설했어요. 제품 소개나 사용 방법을 보여주는 영상을 제작했죠. 유명한 유튜브 채널의 협찬 광고도 효과적이었습니다. 2022년 쓴 광고비만 8억원이 넘어요. 연 매출이 130억~140억원이었으니 그만한 가치는 일으켰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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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돈 벌어다 주는 건 결국 ‘사람’이다.

알리·테무 직격탄 대상인데 매출 130억원 굳건히 지키는 한국 기업

금반지를 나눠 낀 날 직원들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 /리체

상주 직원은 총 23명이다. 사무실에서 16명, 공장엔 7명이 근무한다. “돈 벌어다 주는 건 결국 다 사람입니다. 뻔한 말이라 진부하다고 할 수도 있겠죠. 10년 전 회사에 위기가 왔을 때 많은 직원들이 그만뒀는데요. 끝까지 남아서 아이디어를 짜고 새로운 상품 기획에 앞장섰던 직원이 6명 있습니다. 지금도 그 친구들을 생각하면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 뿐입니다. 6년 전 회사가 정상 궤도에 올랐을 때 그 직원들에게 새 차를 뽑아줬습니다. 그제야 제 맘이 좀 편해지더군요.”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동기 부여는 CEO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다. “대표로서 당근과 채찍 중 하나만 써야 한다면 전 ‘당근’을 택할 겁니다. 작년 봄 사이판으로 3박5일 워크숍을 다녀왔어요. 제 왼쪽 약지엔 결혼반지 대신 리체의 첫 브랜드인 ‘BAS’를 새긴 금반지가 있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맞춰 꼈죠. 이런 충분한 보상이 주어질 때 의욕이 샘솟는 건 당연한 이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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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소중히 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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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사명 ‘리체’는 삶을 소중히 여기자(Life is Cherished)는 뜻이다. /더비비드

6년째 연 매출 130억~150억원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매출 내 자사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전체 매출 중 자사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50%에서 2023년 60%, 2024년 현재는 70~80%에 달한다. “10년 전 위기를 겪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자체 브랜드를 만들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상상해 봤어요. 눈앞이 아찔해지더군요. 자체 브랜드 개발은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수입·유통 전문 회사로 출발했던 J&D는 2014년부터 ‘리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삶을 소중히 여기자(Life is Cherished)는 뜻이에요. 삶의 질 향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상품을 만들겠다는 의미죠. 수입으로 시작했지만 최근엔 역으로 수출길을 알아보는 중입니다. 브랜드가 알려지면서 호주, 미국 등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어요. 앞으로도 소비자가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을 계속해서 만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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