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잡히는 '투톱' 인선…尹대통령, 일정 없이 장고 모드

총리·비서실장 인선 숙고 계속…오늘 인선 발표 없을 듯

여권 일각, 박영선·양정철 거론에 “운동장 넓게 쓰자는 취지”

안 잡히는 '투톱' 인선…尹대통령, 일정 없이 장고 모드

국무회의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곽민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인적 쇄신을 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4·10 총선 후 엿새 만인 16일 육성으로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대국민 메시지를 냈지만, 지난 11일 사의를 표명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 후임 인선의 구체적인 윤곽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이 오늘 비공개 일정도 잡지 않고 심사숙고할 것으로 안다”며 “인선 발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쇄신 차원에서 정부의 ‘투톱’ 인사가 이뤄지는 만큼, 대통령실에서는 최대한 신중을 기하려는 분위기가 읽힌다.

비서실장 후보로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이정현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등이 계속 거론된다.

인사청문회는 물론 국회 임명 동의까지 거쳐야 하는 총리 인선을 두고는 시간에 쫓기기보다는, 윤 대통령이 강조한 쇄신과 소통의 의미가 반영된 인물을 막판까지 최대한 물색하려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도 후보군을 폭넓게 추천받으며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인선을 섣불리 발표했다가 검증에서 문제가 드러나거나 야권의 거센 반발을 부를 경우, 쇄신 의지는 퇴색되고 국정 동력만 더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대통령실 안팎에서 팽배하다.

차기 총리 후보로 국민의힘 권영세·주호영 의원, 김한길 위원장 등이 여전히 거론되고 있다. 다만, 권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리설에 대해 “낭설이라고 본다”며 사실상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선 및 대통령실 조직 개편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는 상황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인사이고 중요한 조직 문제이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결정할 일은 아니고 조금은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면서 언론인들의 기사를 통한 피드백도 잘 감안하면서 판단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사가 왜 이뤄지고, 이 시점에서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그런 부분들을 언론에서도 지적을 많이 하고, 인사를 준비하는 분들도 그런 점을 많이 감안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내에서는 야당과의 소통 확대와 협치 차원에서 야당 인사를 중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레 나온다.

국회에서 가로막힌 주요 개혁과 국정과제 달성을 위해 야당과 연대를 도모하기 위해선 야당 인사 기용도 검토해볼 만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을 얼핏 떠올리게도 하는 대목이다.

지난 1월부터 3개월간 전국을 돌며 24차례 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윤 대통령이 제시한 정책들만 해도 여당의 총선 패배로 여소야대 국면이 이어지게 되면서 대부분 야당 협조 없이는 실천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무총리와 비서실장에 각각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유력 검토되고 있다는 내용이 일부 언론에 보도돼 한때 정치권이 술렁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내고 “박영선 전 장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등 인선은 검토된 바 없다”고 이례적으로 공개 부인했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유력 검토’ 사실을 긍정하며 “대통령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말한 ‘국민을 위해 못 할 일이 없다’고 한 의미가 바로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밝힌 것처럼 민생 안정을 위해 여야를 구분하지 않고 인재풀을 넓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박 전 장관이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선임연구원으로서 반도체를 연구했고, 양 전 원장은 윤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의 발탁설이 회자하고 있다.

인적 쇄신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친윤(친윤석열)계이거나 윤 대통령과 같은 ‘서울대 법대 + 검사’ 출신은 배제해야 한다는 일각의 의견도 고려한 것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운동장을 넓게 쓰겠다는 의미로서 나쁘게 볼 사안은 아니다”라며 “윤 대통령은 극과 극을 통하며 파격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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