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해 4월7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소나무 정원인 ‘쑹위안’(송원)을 걸으며 대화하고 있다. EPA 신화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5월 초 프랑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고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18일 보도했다.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 주석의 첫 유럽 방문이다.
폴리티코는 프랑스 파리와 벨기에 브뤼셀 관리들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시 주석의 프랑스 방문은 중국-프랑스 수교 60주년 계기로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두 나라는 1964년 샤를 드골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 서방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마오쩌둥 정권을 인정하고 중국을 정식 국가로 승인해 수교한 뒤 깊은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올해 초에도 60년 수교 역사를 기념한 영상 축사를 교환하며 관계 강화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폴리티코는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현재의 경제 및 지정학적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정상 간 만남은) 축제 분위기는 덜하고, 신중함은 더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 소식통은 유럽이 중국과 얼마나 디리스킹(탈동조화)을 해야 하느냐에 관한 논쟁과 관련해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상호 간 호혜를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정상 간 회담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를 위한 논의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폴리티코는 관료들의 말을 토대로 “러시아가 평화회담 테이블에 나오도록 중국이 유럽을 설득하고 있다”고도 보도했다. 리후이 중국 유라시아 사무 특별대표도 이번 달 초 유럽연합(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EEAS) 등에서 유럽연합 당국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논의한 바 있다. 폴리티코는 당시 리 특별대표가 “모든 당사자가 동등하게 참여하는 평화회의를 적기에 여는 것을 지원한다”고 약속했던 점도 상기했다.
중국은 유럽이 러시아와 관련된 중국 기업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등 중국과 멀어지는 움직임을 되돌리려 애써 왔다. 그러나 유럽연합이 최근 중국 전기차가 불공정한 국가 보조금을 받고 있는지 조사에 나선 것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 때문에 국내 경제가 큰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유럽의 대중국 투자 유지를 약속받길 원하는 상황이다. 시 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꼬여 있는 관계가 풀릴지 주목된다.
두 정상의 만남은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중국을 방문한 뒤 1년여 만에 ‘답방 형식’으로 이뤄지는 것이기도 하다. 폴리티코는 “마크롱 대통령 또한 올해 안으로 중국을 다시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자세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오는 4월 경제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장예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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