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정·마포갑·경산 등 10곳, 무효표 잡았으면 승패 바뀌었다

수도권 5곳·영남권 5곳서 1·2등 표 차이보다 무효표가 더 많아

무효표 최다 지역구는 ‘민주 공천취소’ 세종갑, 최소는 부산 강서

수원정·마포갑·경산 등 10곳, 무효표 잡았으면 승패 바뀌었다

4·10 국회의원 선거일 (PG)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22대 총선 전국 254개 지역구 중 10곳에서 무효표가 1등 후보와 2등 후보 간 표 차이보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장에는 나왔지만, 어떤 후보에게도 표를 주지 않은 ‘무효표 유권자’의 표심이 2등 후보에게 갔다면 승패가 뒤집힐 수 있었다는 의미다.

연합뉴스가 17일 총선 지역구 투표 결과를 분석해보니 무효표가 1·2등 후보 표 차이보다 많았던 지역은 수도권 5곳, 영남권 5곳 등 총 10곳이었다.

대표적인 곳은 경기 수원정이다. 국민의힘 이수정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후보가 양자 대결을 벌여 김 후보가 승리한 이 선거구의 무효표는 4천696표였다.

이 후보(6만7천504표)와 김 후보(6만9천881표) 간 표 차이 2천377표의 2배에 가까운 ‘무더기 무효표’가 나온 것이다.

이처럼 무효표가 많은 것은 선거 과정에서 두 후보가 ‘비호감 대결’을 벌이면서 유권자들에게 실망을 안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이대생 성상납’ 등 각종 막말 논란을 일으켰고, 이 후보도 ‘대파 한뿌리’ 발언 등으로 빈축을 샀다.

당시 수원 주민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고민을 거듭해봐도 뽑을 사람이 없다’, ‘둘 다 너무 뽑기가 싫다’, ‘무효표를 던지는 게 이해가 간다’ 등 반응이 나왔다.

수원정·마포갑·경산 등 10곳, 무효표 잡았으면 승패 바뀌었다

사전투표하는 수원정 김준혁-이수정 후보

국민의힘 조지연 후보와 무소속 최경환 후보가 경합을 벌여 조 후보가 당선된 경북 경산도 두 후보 간 표 차 1천665표보다 훨씬 많은 3천85표의 무효표가 나왔다.

두 후보 모두 보수 유권자를 주로 공략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무효표를 던진 유권자가 많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초접전’ 끝에 1천표 안팎의 차이로 승부가 갈린 지역 중에서도 승패를 뒤집을 만큼의 무효표가 나온 경우가 여럿 있었다.

서울 마포갑은 국민의힘 조정훈 후보가 민주당 이지은 후보를 599표 차이로 이겼는데, 무효표는 1천9표였다.

497표 차이로 승부가 갈려 전국에서 표 차이가 가장 작았던 경남 창원 진해에서도 무효표가 1천225표 나왔다.

수도권에선 경기 용인병(득표차 851표·무효표 1천618표), 인천 동·미추홀을(득표차 1천25표·무효표 1천338표), 서울 영등포을(득표차 1천135표, 무효표 1천196표)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경남 창원 성산(득표차 982표·무효표 1천580표), 부산 사하갑(득표차 693표·무효표 996표), 울산 동구(득표차 568표·무효표 881표) 등 영남권에서도 ‘무효표의 중요성’이 증명됐다.

이번 선거에서 무효표가 가장 많이 나온 지역은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가 당선된 세종갑(6천700표)이었다.

이 지역은 더불어민주당 이영선 후보가 갭 투기 의혹 등으로 공천이 취소되면서 김 후보와 국민의힘 류제화 후보가 맞대결을 벌인 곳이다.

김 후보 승리에는 기존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다만, 일부 민주당 지지층이 김 후보 쪽으로 완전히 흡수되지 않아 무효표도 대거 나온 것으로 보인다.

무효표가 두 번째로 많이 나온 지역은 수원정(4천696표), 세 번째로 많이 나온 지역은 국민의힘 박형수 후보와 무소속 심태성 후보가 경합해 박 후보가 승리한 경북 의성·청송·영덕·울진(3천669표)이었다.

무효표가 가장 적게 나온 지역은 국민의힘 김도읍 후보가 민주당 변성완 후보를 꺾은 부산 강서(548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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