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법적분쟁...KC코트렐, 시가총액 보다 큰 소송전 벌인 배경은?

안성소재 KC코트렐 공장 / 사진=KC코트렐

[데일리임팩트 최태호 기자] 코스피 상장사 KC코트렐이 삼성물산과 1000억원 규모의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추가 공사대금을 둘러싼 양측 입장이 대립하며 법정공방에 나선 것으로 KC코트렐이 물가상승으로 늘어난 공사대금을 요구하자 삼성물산은 오히려 공사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소송으로 맞대응했다. KC코트렐도 공사대금 청구 소송에 나서며 양측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C코트렐은 삼성물산으로부터 탈황설비 공급계약 관련 공사 완료가 늦은 것에 대한 지체상금 청구 소송이 제기됐다고 지난 22일 공시했다. 특히 KC코트렐은 해당 공시에서 삼성물산에 공사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KC코트렐이 삼성물산에 최종적으로 받으려는 공사대금 총액은 340억원 규모이며 삼성물산이 소송에서 요구하는 지체상금은 651억원이다. 소송규모만 총 991억원으로 이는 KC코트렐의 지난해 연결기준 자기자본의 239%에 해당한다. 특히 KC코트렐의 시가총액 790억원 보다도 크다.

지난해 10월 강릉안인화력1,2호기 건설공사 현장 모습 / 사진=강릉에코파워

이번 소송전은 강릉안인화력소 1,2호기의 탈황설비 설치 공사대금에 대한 양측 의견이 엇갈리며 발생했다. 강릉안인화력발전소 공사는 강릉시 강동면 안인리에 화력발전소 2기를 설립하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는 5조6000억원 규모다. 강릉에코파워가 사업을 발주했고, 시공사는 삼성물산이 맡았다. KC코트렐은 2022년 7월까지 삼성물산과 발전소 1,2호기의 탈황설비 설치를 마무리하는 공급계약을 지난 2018년 체결했다.

2015년 KC코트렐이 삼성물산의 공급계약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당시만 하더라도 계약금액은 662억원 규모였으나, 2018년 계약 당시에는 979억원으로 늘었다. 공사기간 중이었던 지난 2022년 1월엔 1124억원까지 커졌다.

2022년 12월 탈황설비의 설치는 결국 마무리됐지만, KC코트렐이 추가 공사대금을 또 다시 요구하자 삼성물산이 이를 거부하며 갈등이 촉발된 것. 추가 공사대금 및 기존 계약분 중 일부가 현재 지급이 안 된 상황이고, KC코트렐은 해당 금액의 총액을 340억원으로 보고 있다.

KC코트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공사대금은 금액을 처음에 작게 하고 이를 맞춰나가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펜데믹 기간이 겹치며 물가상승으로 비용이 늘어났다”며 “이미 설비 설치를 위한 공사에 자금이 투입됐고, 기능검사 및 인도의 과정만 남았는데 삼성물산이 대금 지급을 미루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삼성물산은 추가 공사대금의 근거가 모자라고, 오히려 공사가 지연돼 이에 따른 지체상금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공사대금에 대한 세부항목을 충분히 제공한다면 지급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추가 공사대금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는데다 설치도 7개월이나 늦어져 지체상금을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양측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두 소송 결과가 KC코트렐의 실적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체상금 청구 규모만 하더라도 KC코트렐의 자기자본보다 큰데다 설비 설치를 위해 비용이 이미 투입, 공사대금을 못 받을 경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KC코트렐은 지난해 영업손해 21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다만 HJ중공업과 탈황설비 설치와 관련해 같은 계약을 맺고 공동 피고로 소송에 걸린 상황이라 향후 지체상금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KC코트렐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패소하더라도 홀로 비용을 부담하지는 않는다”며 “삼성물산이 요구하는 지체상금 규모도 현실적이지 않은 금액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HJ중공업과 강릉안인화력발전소 석탄취급설비 관련 지체상금 청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HJ중공업에 총 811억원의 지체상금을 요구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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