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달라졌다” 동네에 등장한 ‘파란 제복’ 정체[르포]
“점심 드셨어요? 오늘은 술 조금만 드시고요.”
지난 16일 낮 1시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앞. 파란색 제복을 입은 경찰 7명이 한데 모여 거리를 지나가자 주민들 시선이 꽂혔다. 경찰은 거리에 있던 어르신에게 다가가 안부를 물었다. 어르신은 “지금 밥도 못 먹고 있다. 고생이 많다”며 주먹인사를 건넸다.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가 순찰을 도는 장면이다. 경찰은 지난해 신림역 칼부림, 서현역 흉기난동사건 등 이상 동기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자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를 지난 2월 신설했다. 이들은 시민들이 모여 있는 치안 현장에 직접 출동해 범죄 예방 활동을 한다.
기동순찰대는 출범 50일 만에 도보 순찰 과정에서 불법체류자나 지명수배자를 검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거뒀다. 주민들은 이전과 비교했을 때 동네 치안이 강화되는 등 동네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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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골공원~귀금속거리… 1시간 동안 종로구 일대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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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국에 활동하는 기동순찰대는 2668명, 형사기동대는 1335명이다. 기동순찰대는 범죄통계 등 치안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취약지에 집중 배치된다. 형사기동대는 강력범죄, 조직범죄, 안전·의료사고 뿐 아니라 마약, 보이스피싱, 투자 리딩방 등 전방위적으로 수사한다.
기동순찰대는 서울을 4개 권역으로 나눠 활동 중이다. 기동순찰1대는 서북권, 기동순찰2대는 서남권, 기동순찰3대는 동북권, 기동순찰4대는 동남권을 담당한다. 이날 기동순찰1대는 탑골공원, 익선동, 쪽방촌, 종로구 귀금속 거리 등을 위주로 1시간 가량 도보 순찰에 나섰다.
종로3가 일대는 종로구 내에서도 신고 접수가 많은 편이다. 지난해 종로구 전체 신고 건수는 5만5000여건. 이 중 절반이 종로 3가 일대에서 접수됐다. 경찰은 종로3가역 근처에서 불법 주정차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경찰 관계자는 “깨진 유리창 이론이라고 건물의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방치하면 그 지역 일대가 무법 천지로 변한다는 뜻”이라며 “사람이 많고 쓰레기 투기가 많은 곳일수록 기초 질서를 살펴보고 주정차 단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선동 카페거리는 골목길 깊숙이 들어가 위험 요소를 살폈다. 그동안 이곳은 순찰차 진입이 어려워 범죄 사각지대에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에 지구대, 파출소가 있긴 하지만 112신고 대응을 하다보면 도보 순찰이 힘들 수 있다”며 “그런 부분을 기동순찰대가 보완한다”고 말했다.
기동순찰대는 종로구 귀금속 상가 거리에서 상인들 고충을 듣기도 했다. CCTV(폐쇄회로TV)가 잘 작동하는지, 영업시간은 어떻게 되는지, 업무가 끝나면 귀금속을 금고에 보관하는지 등을 물었다. 이곳은 평소 귀금속 절도 사건이 종종 발생해 범죄 예방 조치가 필요한 곳이다.
공창후 종로구 귀금속 생활안전협의회 회장은 “상가 회원은 1800여명이고 골목길에는 CCTV가 40여대 정도 있다”며 “그동안 우리끼리 자체적으로 절도 예방 캠페인도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경찰이 도보 순찰을 나서면 가시적인 예방 효과가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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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순찰대·형사기동대 출범 50일… 어떤 성과 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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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올해 기동순찰대, 형사기동대 조직 개편 이후 112 신고 건수가 크게 줄었다. 올해 신고 건수는 232만8943건으로 전년 동기간(292만2449건) 대비 20.3% 줄었다. 흉기 이용 강력 범죄 건수는 올해 2245건으로 전년 동기간(2636건) 대비 14.8% 감소했다.
기동순찰대는 순찰 과정에서 교통법규 위반 등 1만8286건 기초질서위반행위를 단속했다. 수배자 검거는 3763건, 강도·상습절도·불법카메라 촬영 등 형사 사건 처리는 971건에 달한다.
형사기동대는 출범 이후 사건 2884건을 접수해 899건을 송치했으며 이 중 201건을 구속했다. 올해 수사 건수는 전년 동기간 대비 3.2배, 구속 인원은 1.4배 증가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단기간 성과 분석이지만 기동순찰대, 형사기동대가 신설된 이후 112신고 등 주요 지표가 안정화됐다”며 “앞으로도 신설 조직을 필두로 평온한 일상 지키기에 초점을 두고 경찰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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