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시, 가지 잘린 나무에 하룻밤 새 푸른 잎을 피우다

뱅크시, 가지 잘린 나무에 하룻밤 새 푸른 잎을 피우다

18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핀즈베리 공원 인근에 있는 뱅크시의 작품. 런던/AFP 연합뉴스

영국 런던 북부의 핀즈베리 공원 인근. 가지가 짧게 잘려져 있던 벚나무가 하룻밤 새 푸른 잎을 가득 피웠다. 이 마법 같은 일은 ‘얼굴 없는 거리의 예술가’로 잘 알려진 뱅크시의 작품이다.

18일(현지시각) 에이피(AP) 통신 등은 뱅크시의 작품이 새로운 명소가 돼 구경꾼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장 사진과 영상 등을 보면, 나무 뒤편 흰색 건물 외벽에 초록색 페인트가 가득 칠해졌다. 가지만 남은 나무가 이 페인트칠과 겹쳐지면서 마치 나무가 봄을 맞아 푸른 잎을 가득 피운 것처럼 보인다. 페인트가 건물 외벽을 따라 수직으로 흘러내리면서 버드나무 같은 느낌도 든다. 건물 외벽 왼쪽 아래에는 고압 세척기처럼 보이는 물건을 들고 있는 여성이 역시나 초록색 페인트로 그려져 있다.

뱅크시, 가지 잘린 나무에 하룻밤 새 푸른 잎을 피우다

초록색 페인트를 칠하기 전 휑한 건물 외벽과 나무의 사진. 뱅크시 인스타그램 갈무리

뱅크시의 이번 작품은 17일 발견됐다. 다음날인 18일 뱅크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별다른 설명 없이 페인트를 칠하기 전 휑한 외벽과 나무의 사진, 페인트를 칠한 뒤의 사진을 올렸다. 본명과 정체를 숨긴 채 얼굴 없는 그라피티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그는 인스타그램에 작품 사진을 올리는 방식으로 자신의 작품임을 확인시키고 있다.

뱅크시, 가지 잘린 나무에 하룻밤 새 푸른 잎을 피우다

18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핀즈베리 공원 인근에 있는 뱅크시의 작품을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이번 작품을 본 사람들은 뱅크시가 환경과 관련한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인근을 지나던 주민 푸라 로우러는 에이피 통신에 “가지도, 푸른 잎도 없는 나무는 매우 슬퍼 보이지 않냐”며 “뱅크시가 숲이나 푸른 나무를 파괴하는 것에 대해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핀즈베리 공원이 위치한 이즐링턴을 지역구로 둔 제러미 코빈 하원의원(전 노동당 대표)도 “(작품은) 우리가 하나의 세계, 하나의 환경에 살고 있으며 (그 환경은) 취약하고 심각한 손상을 입기 직전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고 말했다.

전쟁, 기아, 난민, 환경, 국가권력 등 인류가 처해 있는 위기의식을 담은 뱅크시의 작품들은 대개 고가에 팔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벽화가 그려진 주거용 건물의 임대료 인상을 우려하기도 했으나 해당 건물의 주인인 알렉스 조지우는 임대료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 라디오 엘비시(LBC)에 “작품을 거기에 두고 사람들이 즐기도록 할 것이다. 모두가 작품을 사랑하고 있고,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조해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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