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당직에 외래까지"…아주의대 교수들, 격무에 대책 고심

“내달부터 고령 교수도 당직 투입…외래 더 줄여야 할지도”

(수원=연합뉴스) 김솔 기자 = 전공의들의 근무 이탈이 장기화하며 경기 지역 의대 교수들의 업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수원 아주대 의대 교수들도 격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고민 중이지만, 의료 공백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길어지는 의정갈등 속 의사는 어디로

28일 아주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에 따르면 비대위는 최근 내부 공지 등을 통해 소속 교수들에게 법정 근로 시간인 주 52시간에 맞춰 근무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앞서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각 대학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한 지난 25일부터 교수들의 근무 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줄이겠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이다.

현재까지 이 같은 권고와 관련해 비대위 차원에서 구체적인 근무 방식을 정하지는 않았다.

비대위는 당직을 선 다음 날에는 근무하지 않거나, 외래 진료를 줄이도록 하는 등의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교수들이 한 달이 넘도록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근무 시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비대위의 입장이다.

실제 아주대 병원 한 진료과의 경우 기존에는 전공의 5∼6명이 맡았던 야간 당직 업무를 현재는 교수 3명이 돌아가며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번 사태로 이 병원 병상 가동률 또한 기존의 절반가량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의료 공백 속에서 교수들이 익숙지 않은 전공의의 업무를 대신해야 하다 보니 장시간 근로에 따른 업무 피로가 상당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주대 의대 한 교수는 “우리 진료과의 경우 지금까지 고령의 교수는 야간 당직에서 제외해왔으나 의료진 업무 부담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어 다음 달부터는 모든 교수가 당직을 서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교수들이 당직을 서며 밤을 새운 뒤 눈을 붙이지도 못한 채 바로 오전 외래 진료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결국 환자들도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기 어렵고 의료 사고의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길어지는 의정갈등 속 의사는 어디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소속 교수들이 머리를 맞대고는 있지만,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기도 여의찮은 실정이다.

인력이 충원되지 않은 상황에서 모든 의료진의 주 52시간 근무를 보장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진료과마다 상황이 다른 만큼 당장 비대위 차원에서 교수들의 근무 방식을 일률적으로 정하기는 다소 어려울 듯하다”며 “일단 교수들에게 주 52시간 근무를 지향하며 탄력적으로 업무를 보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사태가 더 길어진다면 교수들의 근무 시간을 조정하기 위해 외래 진료를 크게 줄이는 방식 등을 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비대위는 지난 25일부터 의대 교수 400여 명을 대상으로 사직서를 제출받고 있다.

이날까지 일부 교수가 비대위에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제출 인원은 집계 중에 있다.

비대위는 일주일가량 개별 교수들로부터 사직서를 받은 뒤 교수회의를 거쳐 최종 제출일을 결정할 예정이다.

제출일이 결정되는 대로 취합한 사직서를 대학 측에 일괄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전공의 돌아오지 않은 대학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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