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200억 약속' 진술, 2021년엔 왜 안했나" 법정서 공방

대장동 민간업자 정영학 “검찰이 안 물어”…재판부도 직접 질문

검찰 “정영학이 작년 먼저 꺼내…남욱·김만배도 일관되게 진술”

속행공판 출석하는 정영학 회계사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으로 기소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28일 재판에서는 박 전 특검 등이 청탁의 대가로 200억원 상당을 요구했다는 대장동 민간업자의 검찰 진술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2021년 첫 수사 때는 입을 닫다가 지난해 재수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액수를 진술했다는 점 때문인데 재판부도 의문을 표시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특검과 양재식 전 특검보의 재판에서 양 전 특검보의 변호인은 증인으로 출석한 대장동 민간업자 정영학 회계사를 상대로 2021년 12월과 지난해 3월 검찰 조사 진술의 변화를 지적했다.

50억 클럽 의혹 재수사 과정에서 박 전 특검이 요구했다는 액수에 대해 정씨가 지난해 3월 검찰 조사에서 200억원을 거론한 것이다. 반면 정씨는 박 전 특검이 기소되지 않은 2021년 수사 당시에는 액수를 특정해 진술하지는 않았다.

양 전 특검보 변호인은 재수사 당시 검찰이 지분 비율과 액수를 특정하라고 정씨를 압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씨는 “당연히 (압박을) 느꼈던 것은 맞다”면서도 “압박 때문에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200억원 진술을 왜 2021년 조사 당시 하지 않았느냐고 직접 물었다. 정씨는 “그 전(2021년)에는 (검사가) 지분을 줬냐고 물어서 ‘지분은 주지 않았다’고만 진술했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재차 “이미 200억원을 달라고 했다는 점을 알고 있었는데 지분만 물어보니 (2021년) 검사가 수사 의지가 없어 보여서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에 정씨는 “그렇지는 않다”며 “어떻게 (지분을 현금으로 계산해) 구체화하는지 물어보지 않아서 답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시시콜콜한 대화까지 담긴 녹취록에 200억원과 관련한 대화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정씨는 “그 당시에는 전화만 녹취했던 시기”라고 해명했다.

검찰은 지난해 정씨가 자발적으로 200억원을 먼저 특정했기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변호인 주장을 반박했다.

검찰이 “증인은 수사 과정에서 증인과 남욱·김만배씨가 컨소시엄 참여 대가로 피고인들에게 200억원을 약속한 것이라고 먼저 검사에게 답변을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정씨는 “그렇다”고 했다.

이어 “남욱·김만배씨도 200억원 약속에 대해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정씨도 고개를 끄덕였다.

검찰이 “(2021년에는)임의제출했던 증인의 대장동 자료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지 못한 채로 진술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자료를 살펴보며 기억을 종합해 진술한 것이냐”고 하자 정씨는 역시 “그렇다”고 했다.

박 전 특검은 2014년 11월 3일∼2015년 4월 7일 우리은행의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양 전 특검보와 공모해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민간업자들의 컨소시엄 관련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200억원 등을 약속받고 8억원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8월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보석 석방된 박영수 전 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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