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가 韓을 파트너십 구축에 이상적인 나라로 꼽은 이유는

“북반구 지역의 겨울 유행 시기에 맞춰 미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에서 먼저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클라크(사진) 모더나 APAC 사이언티픽 리더십 총괄이사는 18일 서울 중구의 한 회의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한국에서도 최대한 빠르게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을 선보일 수 있도록 규제 기관과 함께 출시일 등을 조율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모더나가 韓을 파트너십 구축에 이상적인 나라로 꼽은 이유는

모더나가 韓을 파트너십 구축에 이상적인 나라로 꼽은 이유는

클라크 총괄이사가 한국에 방문한 이유는 국내 학술대회에 참여해 모더나의 RSV 백신의 임상 3상 연구 결과에 대한 초록을 발표하기 위해서다. 모더나는 지난해 7월 6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RSV 백신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로, 올 상반기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RSV는 결막이나 코의 점막을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로 재채기, 코막힘, 인후통, 발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성인의 경우 가벼운 감기 정도로 가볍게 넘어가지만 어린 유아나 특정 만성 질환이 있는 경우나 노인의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질환으로 번지기도 한다. 클라크 총괄이사는 “전 세계에서 매년 약 500만 건의 감염이 발생하고 있으며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약 50만 명 정도가 입원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RSV는 코로나19 다음으로 흔한 바이러스성 입원 원인으로 호흡기바이러스감염자 5명 중 1명이 RSV로 입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더나의 RSV 백신이 처음 개발된 백신은 아니다. 앞서 사노피와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모더나는 변이가 출현할 경우 빠른 기간 내 업데이트가 가능한 최초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이라는 점과 83.7%에 이르는 예방효과를 무기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 정보를 담은 mRNA를 몸에 주입해 바이러스 단백질을 합성하게 하고, 이에 따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도록 유도한다. 클라크 총괄이사는 “유일하게 mRNA 플랫폼으로 개발된 백신으로 약 2년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백신 개발을 완료했다”며 “mRNA 백신은 후보물질의 업데이트가 필요하면 빠르게 적용 가능한데 이는 독감이나 코로나19처럼 계속되는 변이가 출현할 경우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업 리서치 앤드 마켓에 따르면 RSV백신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95억3000만 달러(약 12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mRNA 백신에 대한 안전성 우려도 대부분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RSV 백신 임상시험에서 보고된 부작용은 주사 부위 통증, 피로, 두통, 근육통 등으로 경미했고 1일~3일 정도 지나면 모두 해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mRNA 백신은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명에 접종되며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했고 RSV 백신은 코로나19 백신에서 사용한 지질나노입자(LNP)가 동일하게 적용돼 안전하다”고 말했다.

모더나는 RSV 백신 적용대상을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점차 넓혀갈 방침이다. 클라크 총괄이사는 “RSV로 인한 입원율과 사망률을 봤을 때 고령층에 백신을 먼저 접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장기 이식을 받았거나, 암 치료를 진행하는 18세 이상 성인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소아에 대해서도 초기 단계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는 엔데믹으로 전환했지만 모더나는 진화하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후속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클라크 총괄이사는 “한국을 비롯한 국가들이 코로나19 연례 접종을 권장하고 있으며, 이중 65세 이상 고령자와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게는 추가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며 “모더나 백신은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보호 효과가 60~8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으며, 추가 접종을 했을 때 보호 효과가 지속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모더나는 국내 바이오 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으로 인연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국내 보건당국은 물론 대학과의 의약품 공동연구개발(R&D)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클라크 총괄이사는 “한국은 모더나와 연구개발 파트너십 구축이 가능한 이상적인 국가”라며 “모더나는 더 큰 도약을 위해 다양한 주체와의 협업을 중요시하며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과 아시아는 모더나에게 굉장히 중요한 국가이자 지역”이라며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백신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다”고 덧붙였다.

모더나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CMO 계약 체결로 한국 기업과 처음 손을 잡았다. 현재는 ‘mRNA 액세스(mRNA Access)’ 프로그램을 통해 고려대학교 의료원·조선대 산학협력단과 mRNA 플랫폼을 활용한 의약품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국립감염병연구소와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대한 mRNA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현재 전임상 시험을 완료한 후 인체임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클라크 총괄이사는 “한국은 아시아 지역과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백신을 자체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협업을 통해 한국은 코로나19 mRNA 백신 제조 공장을 가진 나라 중 하나가 되기도 했다”고 한국의 의약품 개발 경쟁력에 대해 설명했다.

모더나가 韓을 파트너십 구축에 이상적인 나라로 꼽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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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자체적으로는 mRNA 플랫폼을 확장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모더나는 현재 호흡기 질환 백신, 암 백신, 희소 질환 치료제 등 45개의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중 35개 프로그램에 대해서 임상시험 중이다. 세계 최초의 mRNA 암 백신에도 도전 중이다. 머크(MSD)와 협력해 개발하고 있는 흑색종 백신은 임상 3상 단계다. 프란체스카 세디아(사진) 모더나 글로벌 최고 의학책임자는 “mRNA 기술은 환자 개인에게 맞춤형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암에서 광범위하게 발현되는 표적을 다루고 면역 조절이나 면역 억제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다양한 고형암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mRNA 플랫폼을 발전시키기 위한 인공지능(AI) 시스템 활용에도 관심이 크다. 세디아 최고 의학책임자는 “모더나는 창립 이래 디지털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모더나 임직원들은 AI아카데미를 통해 AI를 학습하고, 지난해 5월 출시한 자체 AI 프로그램 ‘mCHAT’을 통해서 업무 흐름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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