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빵까지… 한국 식탁 점령한 중국산 가공식품

라면·빵까지… 한국 식탁 점령한 중국산 가공식품

불법수입 된 中가공식품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본부세관 압수물 창고에서 관세청 서울본부세관 직원이 압수된 중국산 가공식품을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 한국경제 흔드는 ‘차이나 대공습’

빵 3133t·라면 1984t 수입

같은 기간 빵 수출은 11t 뿐

대중국 식재료 무역 역조 심화

김치 가격은 국산의 3분의 1

외식·급식 김치 절반 중국산

라면·빵까지… 한국 식탁 점령한 중국산 가공식품
지난해 중국산 빵과 라면, 오징어, 각종 조제식료품, 소스류 등 주요 먹거리 품목의 수입 물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농수산물을 넘어 저렴한 중국산 가공식품마저 우리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과거 수입 물량이 거의 없었던 중국산 식재료마저 수입이 크게 증가한 반면, 같은 품목의 수출은 거의 없어 대(對)중국 ‘무역 역조’가 심각하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7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빵 수입 물량이 3133t으로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역대 최고 수치를 나타냈다. 2002년 0.9t에 그쳤던 중국산 빵 수입 물량은 2020년 1673t, 2022년 3097t으로 최근 해마다 크게 늘었다. 올해도 현재까지 753t이 수입됐다.

반면 국산 빵의 대중국 수출 물량은 지난해 11t에 불과했으며, 올해는 아직 0t에 그치고 있다.

경기 지역 주민들이 가입한 한 온라인 카페에는 “최근 집 근처 마트에서 빵을 샀는데, 원산지가 ‘중국’으로 표기돼 있었다”며 “갑자기 먹기가 싫어졌는데, 환불해야 할지 고민이 든다”는 취지의 글이 게시됐다. 이 글에는 “방부제를 많이 넣었을 것 같다” “빵도 중국산이 있는지 처음 알았는데, 앞으로 원산지를 확인해야겠다” “중국산 빵이나 과자는 아이들에게 먹이기가 꺼려진다” 등 댓글이 달렸다.

최근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김치도 유독 대중국 무역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산 김치 수입 물량은 28만6545t으로,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2019년 수입 물량이 30만6047t으로 정점을 찍었던 중국산 김치는 2021년 ‘알몸 김치’ 파동으로 24만606t으로 줄었다가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국내 외식업체들의 김치 사용 현황 등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1월 22∼26일 서울 소재 10개 외식업체 대표들을 대상으로 방문 심층면접을 진행한 결과, 7개 업체가 중국산 김치를 구매해 내놓거나 중국산 재료를 이용해 담근 김치를 사용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입 김치는 100% 중국산이며, 가격이 국산의 3분의 1에 불과해 의존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국내 외식·급식업체에서 사용되는 김치의 50∼60%가량이 중국산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외 지난해 중국산 라면(1984t)과 각종 조제식료품(햄·치즈 등 간편 식품류·12만701t), 소스 및 혼합조미료(8만250t) 등 수입 물량도 역대 최고치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수출 물량이 6만2479t이었던 라면을 제외하고는, 모두 적게는 약 3배에서 많게는 285배까지 수출 물량보다 수입 물량이 많았다. 최근 가공식품까지 영역을 대폭 확장한 중국산 먹거리는 외국산 식재료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국내 젊은 층과 중국인 밀집 지역의 식당이나 상점 등을 중심으로 소비가 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직수입 식품의 경우 대형마트에서는 거의 취급하지 않고, 특정 지역 동네마트나 식품점 등 위주로 유통되고 있다”며 “현재 정부에서도 안전성 등 검사 강화 방안이나 관련 규제 도입 등을 검토 중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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