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서현(51)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이 첫 출장지로 이탈리아 밀라노를 택했다. 밀라노는 이 사장의 아버지인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삼성 디자인, 애니콜 빼곤 1.5류”라며 디자인 혁신을 외친 곳이다. 재계에선 이 사장이 이 선대 회장과 마찬가지로 경영 전략의 중심에 디자인을 놓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뉴스1
이 사장은 2018년 12월 삼성물산 패션 부문 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지 5년 3개월 만인 지난 1일부터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 사장이 복귀 후 첫 출장지로 정한 밀라노에서는 16일부터 2300여 기업이 참가하는 글로벌 최대 디자인·가구 박람회인 ‘밀라노 디자인 위크(MDW)’가 열리고 있다. MDW는 디자인·가구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 전체의 최신 트렌드와 아이디어가 집결하는 장소다. 삼성전자도 MDW에 참가했는데, 이 사장은 공개 행보 없이 삼성전자와 별도로 MDW를 참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라노는 삼성 역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도시다. 이 선대 회장은 지난 2005년 4월 밀라노에 주요 사장단을 불러모아 디자인 경영 전략 회의를 열었다. 이 선대 회장은 “제품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순간은 평균 0.6초인데 이 짧은 순간에 고객의 발길을 붙잡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며 “디자인은 21세기 기업 경영의 최후 승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밀라노 선언’이다.
이 사장은 미국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졸업한 뒤 제일모직(현 삼성물산 패션 부문)에서 근무를 시작해 2015년 12월 삼성물산 패션 부문 사장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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