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우주경쟁 시작됐다…정찰반경 넓어져 작전 환경도 변화(종합)

北, 만리경-1호 발사에 추가 위성도 예고…南, 30일 정찰위성 1호기 발사

우주작전체계 수립·위성감시체계 구축 등 ‘스타워즈’ 기반 촉진

남북 우주경쟁 시작됐다…정찰반경 넓어져 작전 환경도 변화(종합)

북한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궤도에 진입시켰다고 발표한 데 이어 한국도 이달 말 첫 번째 정찰위성을 발사할 예정이어서 남북 우주경쟁이 본격화한 양상이다. 우주에서 쌍방 정찰 작전이 무한대로 가능해져 한반도 작전 환경이 크게 변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은 21일 밤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 궤도에 진입시켰다고 22일 발표했다. 이 정찰위성이 태평양 괌 상공에서 앤더슨 미 공군기지와 아프라항 등 미군 주요 군사기지를 촬영했으며, 내달 1일부터 정식 정찰임무에 착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위성이 진입한 궤도의 고도나 주기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합참은 북한 정찰위성이 비행 항적 정보와 여러 정황 등을 종합할 때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비행환경정보로 볼 때 정상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1차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 정찰위성이 위성으로서의 정상적인 기능 발휘 여부 등을 정밀 분석 중이다.

5월과 8월 잇따라 실패한 데 이어 세 번째 발사된 만리경-1호는 길이 1.3m, 무게 300㎏으로 해상도는 3m 내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군은 지난 7월 만리경-1호 잔해 수거 결과 “정찰위성으로서의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번에 궤도에 진입했다고 북한이 발표한 정찰위성은 고도 500㎞ 가량의 ‘지구저궤도'(LEO)에서 운용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이 2012년 12월 발사한 광명성 3호 2호기의 고도는 524㎞, 지구 한 바퀴를 도는 주기는 95분, 궤도는 약 97.2도로 관측됐고, 2016년 2월 발사한 광명성 4호는 고도 497㎞, 주기 95분, 궤도는 97.5도였다.

북한은 조만간 만리경-1호의 주기와 궤도 등 일부 제원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군사전문가들은 만리경-1호 1기만으론 별다른 위협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해상도가 3m 내외인 위성으로는 원하는 목표물이나 목표지역에 대한 뚜렷한 정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찰위성은 적어도 1m 이하 해상도는 돼야 한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관제소 사진에는 괌과 태평양, 한반도가 포함된 지도 이미지가 담긴 대형 현황판 등이 나왔으나 위성이 찍은 것은 아닐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위성이 찍은 사진이 맞는다면 구름에 가린 괌의 모습이 흐릿해 정찰위성 정보로서 가치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이 1976년 처음 쏘아 올린 KH(키홀)-11 위성은 해상도가 13∼45㎝급으로 알려졌고, KH-13은 1㎝급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이 2017년 발사한 ‘육지답사 1호’ 위성의 해상도는 0.1∼0.2m로 알려졌다.

만리경-1호가 궤도에서 정상 작동할 경우 재방문 주기는 하루 세 차례 정도일 것으로 추산된다. 남한지역의 특정 목표물 상공을 하루 세 번 정도 방문해서는 정찰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만, 북한이 공언한 대로 ‘만리경’을 여러 기 쏘아 올려 궤도에서 정상적으로 작동시킨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5기 정도를 운용한다면 재방문 주기는 2시간가량으로 단축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옛 소련제 RD-250 트윈엔진(쌍둥이) 2세트(4개 엔진)를 모방한 백두산 액체엔진을 개발해 발사체(천리마-1형) 1단 로켓으로 사용했다. 전문가들은 화성-17형 1단 엔진과 유사하다고 분석했고, 2·3단 로켓은 러시아 엔진 등을 토대로 북한이 자체 제작한 신형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천리마-1형 로켓을 여러 기 제작해놨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정지궤도 위성까지 운용을 목표로 천리마-1형보다 추력이 강한 로켓을 개발 중인 것으로 군과 정보 당국은 평가한다.

‘만리경-1호’ 1기가 당장 위협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이번 발사체와 같은 성능으로 제작된 로켓으로 여러 기를 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군으로서는 북한의 변화될 전술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북 우주경쟁 시작됐다…정찰반경 넓어져 작전 환경도 변화(종합)

북한 정찰위성

우리 군도 오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 탑재 위성 4기와 전자광학(EO)·적외선(IR) 탑재 위성 1기 등 5기를 전력화할 계획이다.

해상도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상 30㎝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어 북한의 이동식발사대(TEL)도 탐지 가능한 수준이라고 군 관계자들은 전했다. 5기의 한반도 상공 재방문 주기는 2시간가량이다.

군 당국은 재방문 주기를 단축하고자 무게 100㎏ 미만의 초소형 위성 수십 기를 쏘아 올려 30분까지로 단축하는 계획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군은 전자광학 위성 감시체계 전력화에 이어 우주작전 전대 창설과 우주작전 수행 체계 정립, 위성전력 확보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종국에는 레이저로 적 위성을 격추하는 레이저무기 체계도 개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도 남측의 움직임에 대응할 것으로 보여 남북이 ‘스타워즈’가 가능한 기초를 서서히 닦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찰위성을 운용하면 지상과 해상 등 첩보 수집 능력이 배가되어 작전 반경도 획기적으로 늘어난다. 적의 핵·미사일·장사정포 기지, 이동식발사차량(TEL) 등 고정 및 이동표적을 재빨리 포착할 수 있고, 병력과 장비 움직임과 핵심 기지 변화 등도 실시간 잡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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