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서대문구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ㄱ(61)씨는 최근 도매상으로부터 ‘김밥용 김 100장 가격이 1만1000원대까지 올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미 지난달 두차례 가격 인상을 통보한 뒤였다. 세번의 인상으로 1월만 해도 8000원 초반대이던 가격은 두달 새 36% 수직상승했다. ㄱ씨는 “5년 이상 거래해오던 곳인데, 이렇게 급격하게 가격이 연달아 오른 것은 처음”이라며 “손님 10명 중 1∼2명은 3천원대인 김밥 가격을 보고 ‘왜 이렇게 비싸냐’고 한마디씩 한다.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끊길까 싶어 올릴 수도 없다. 좀 더 질기더라도 싼 김이 있는지 찾아보는 중”이라고 했다.
‘전국민 기본 반찬’인 김 가격의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전날 기준 마른김 10장의 소비자가는 1164원으로 1년 전(997원)보다 16.7% 올랐다. 도매가(100매)도 전날 기준 9620원으로 1년 전(6572원)보다 46.3% 급등해 평년(6249원)과 1개월 전(7813원) 가격을 크게 웃돌았다. 귀해진 김 앞에 김밥집 등 김을 주재료 삼거나 기본 반찬으로 내왔던 식당들은 물론, ‘아이들 필수 반찬’으로 여겨왔던 부모들 또한 고민에 빠졌다.
서울시 관악구에 있는 ‘7천원 한식 뷔페’ 식당은 고정적으로 제공하던 김을 지난 주부터 기본 반찬에서 뺐다. 식당을 운영하는 최아무개(53)씨는 “뷔페식 식당에서 무제한 김을 제공하기 부담스러울만큼 가격이 올랐다. 주 2회 제공으로 줄였다가 며칠전부터 아예 없앴다. 학생들이 ‘왜 김이 없냐’고 자주 물어본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 직장에 다니는 황아무개(40)씨는 “회사 앞 식당들 중 늘 김이 밑반찬으로 나오는 식당이 2곳 있는데, 최근에 모두 김이 반찬에서 사라졌다”며 “김값 올랐다는 이야기에 김을 달라고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가루 가격도 2배 이상 올라 음식에 올리는 ‘김 고명’까지 줄이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ㄴ씨는 “1㎏에 1만원이던 김가루 가격이 2배 이상 올라 구매량을 줄일 수 밖에 없었다”며 “김가루 때문에 음식 가격을 올릴 수 없으니 결국 고명을 최소화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했다.
맘카페 등에선 ‘육아에 꼭 필요한 김을 쟁여두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경기 광명에서 7살·2살 아이를 키우는 김신우(35)씨는 “두 아이 모두 김이 없으면 밥을 먹지 않을 만큼 좋아해서 육아에 김은 ‘필수템’이다”라며 “지금도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김은 1년 이상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만큼 인터넷에서 대량 구매해 쟁여놨다”고 했다.
김 가격이 오르는 원인은 복합적이다. 해양수산부는 세계적인 김 열풍으로 수출량이 늘어난 영향 탓에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이날 자료를 내어 “김 수출시장이 지속 확대됨에 따라 김 양식 신규어장 발굴 및 양식기술 개발을 통해 김을 안정적으로 수급하고 물가를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남 나주에서 김 도매업체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최근 기후 변화 영향으로 생산이 어려운데 수요는 늘었다”고 가격 급등 배경을 설명했다.
장나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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