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좋으면 다 좋은 거야

그냥 좋으면 다 좋은 거야

그냥 좋으면 다 좋아집니다. 그냥 즐거우면 다 즐거워집니다. 그냥 사랑하면 다 사랑스러워집니다. 그냥 고마우면 다 고마워집니다. 가만히 있어도 좋으면 아무 일이 없어도 좋습니다. 어디 안 가도 좋으면 굳이 돌아다니지 않아도 좋습니다.

내가 풀리면 다 풀립니다. 모든 소식은 나로부터 비롯됩니다. 다 풀리면 다 좋습니다. 다 좋으면 다 즐겁습니다. 다 즐거우면 다 사랑스럽습니다. 다 사랑스러우면 다 고맙습니다. 다 고마우면 다 축복입니다. 그 삶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겁니다. 그 삶은 아주 좋은 겁니다. 그냥 좋고, 그냥 즐겁고, 그냥 사랑스럽고, 그냥 고마운 것입니다.

용서, 화해, 정화, 내려놓기, 비우기, 받아들이기··…·. 뭐라 하든 그것은 나부터 풀어서 다 풀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니 내 안에 얹힌 것들, 맺힌 것들, 얽힌 것들, 산더미로 쌓인 것들, 돌덩이로 굳은 것들, 부글부글 끓는 것들··…·. 구질구질하게 재지 말고, 추접스럽게 씹지 말고, 꼬치꼬치 따지지 말고, 주렁주렁 조건 달지 말고 그냥 나부터 확 풀어야겠습니다. 그냥 좋고, 그냥 즐겁고, 그냥 사랑하고, 그냥 고맙기 위해서. 축복에 바다에 그냥 푹 잠기기 위해서.

당신은 그냥 좋은가요? 저는 아직입니다. 그냥 좋고, 그냥 즐겁고, 그냥 사랑스럽고, 그냥 고맙지 않습니다. 늘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좀이 쑤십니다. 무슨 일이든 안 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뭔 일이든 자꾸 벌여야 신이 날 것 같습니다. 어디로든 자꾸 떠나야 짜릿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전보단 많이 좋아졌습니다. 가끔은 그냥도 좋고, 그냥도 즐겁고, 그냥도 사랑스럽고, 그냥도 고맙곤 합니다. 가만히 있어도 괜찮고, 멀리 안 가도 그리 답답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냥 좋은 쪽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야금야금 자분자분 그러나 분명 그쪽으로!

이젠 압니다. 그냥 그대로 좋으면 삶의 모든 문제가 스르륵 풀린다는 것을. 그냥 그대로 좋은데 구태여 왜 사는지 물을 필요가 없으므로. 이젠 압니다. 그냥 그대로 좋으면 고단한 삶이 즐거운 놀이로 바뀐다는 것을. 나라는 존재 자체가 노는 아이들처럼 온전한 기쁨이 되었으므로. 이젠 압니다. 그냥 그대로 좋은 게 필생의 황금 열쇠라는 것을. 아무 문제도 없고, 아무 이유도 없는 그것으로 축복의 문이 열리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