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사직·휴진 현실화에 환자들 패닉..."전쟁보다 무서워"

교수 사직·휴진 현실화에 환자들 패닉…”전쟁보다 무서워”

[앵커]

의대 교수들의 대규모 사직과 휴진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환자와 보호자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병원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중증·응급 진료도 축소가 불가피한데, 현장에선 “전쟁보다 무섭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임예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몇 년 전 간암 수술을 받고 항암 치료를 이어오고 있는 70대 A 씨.

얼마 전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한 전공의 파업으로 진료일이 밀렸습니다.

상태는 하루하루 나빠졌고 급기야 하루 전 쓰러져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A 씨 보호자 : 중증환자 같은 경우 하루에 목숨이 달려 있는 거니까. 가까운 데로 가려고 했는데, 이 대란이 일어나는 시점이라서 옮기려고 했는데 받아주는 데가 있어야지.]

2년 전 유방암 수술을 받은 B 씨도 높아진 진료 문턱에 근심을 토로합니다.

[B 씨 / 유방암 환자 : 초음파는 의사 부재로 인해서 취소됐다고 문자가 왔더라고요. 그래서 나머지 5가지는 받고 이제 집에 가는 길입니다. 의사분들도 환자의 생명을 선서할 때 우선하겠다고 선서하면서 공부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그런 걸 생각해서….]

전공의 집단 이탈 이후 그나마 현장을 지켜 온 교수들마저 줄줄이 사직에 돌입하고, 급기야 매주 하루씩 진료를 멈추기로 하면서 환자와 보호자들의 걱정은 눈덩이처럼 불었습니다.

서울대병원은 오는 30일 진료를 축소하면서 응급과 중증·입원 환자는 받겠다고 했지만, 이미 26개 응급실 병상이 모두 찬 것도 모자라 대기 인원만 서른 명이 넘었습니다.

다른 대학병원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두경부암 환자인 아버지를 모시고 응급실 4곳을 찾았지만 끝내 병상을 구하지 못한 보호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정호섭 / 두경부암 환자 보호자 : 어떤 병원에서는 119를 타고 왔는데도 뭐 심정지 환자도 못 받는다는 말을 하셨어요. 너무 무섭고 힘드네요. 이게 뭐 전쟁보다 무서운 것 같아요.]

심장 협심증 경과를 보러 경주에서 이른 아침 기차에 오른 홍기영 씨도 오는 내내 마음을 졸였습니다.

[홍기영 / 심장질환 환자 : 걱정이 되죠. 왜냐하면 특히 심장내과에 오시는 분들은 시급을 다투는 일이잖아요. 그런 일을 당한 환자들은 일단 불안한 마음으로 오잖아요. 내가 제시간에 진료를 받을 수 있을까….]

의료공백이 장기화에도 정부와 의료계가 여전히 팽팽하게 맞서면서 환자와 보호자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YTN 임예진입니다.

촬영기자; 정진현

영상편집; 김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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