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유일하게 신입생 1명…입학생 없는 학교도 3곳
설레는 새학기, 유일한 1학년 신입생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너무 설레지만, 친구가 없어서 아쉬워요.”
4일 오전 10시께 대구 군위군 부계초등학교에서는 유일한 1학년 신입생 김려원(7) 양의 입학식이 열렸다.
40명의 전교생이 모인 작은 강당이 신입생을 기다리며 북적였다.
이미 김 양의 입학 소식을 들은 재학생들은 신입생의 모습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기도 했다.
부계초등학교는 1932년 보통학교로 개교했으며 지난해까지 3천42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한 학년에 6~10명에 머물다가 올해 1학년 신입생은 1명을 받게 됐다.
이날 김 양이 입학식장에 들어서자 재학생들은 큰 박수로 신입생을 환영했다.
김 양의 얼굴에는 신입생 특유의 긴장감이 역력했다.
입학식 내내 굳은 표정을 보인 김 양은 입학식을 마치고 교실로 돌아가자 조금은 긴장이 풀린 모습을 보였다.
초등학교 입학 기념하는 가족사진
김 양의 학부모 김현태(38) 씨는 “전년도까지만 해도 계속 (학년에) 7~8명이 있어서 걱정 안 했는데, 우리 애가 혼자 입학하게 돼 조금 걱정됐다”며 “집이 바로 학교 옆이라 일단은 다니게 됐지만, 아무래도 친구들과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돼 다른 학교로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 양은 “초등학교 입학을 한다고 해서 너무 설렜다”며 “친구가 없어서 아쉽지만, 언니 오빠들과 잘 놀며 학교생활을 잘하고 싶다”고 기대 가득한 입학 소감을 전했다.
김 양은 담임선생님과 단둘이 수업받게 된다.
한 학급에 학생이 적을 경우 두 학년을 합쳐 복식학급을 꾸릴 수 있다.
대구의 복식학급 기준은 2개 반을 합해 학생이 5명 이하여야 한다.
이 학교는 1학년을 제외하면 모두 6~10명으로 이뤄져, 복식학급 기준이 안 돼 1학년 단식학급이 운영된다.
유난히 넓은 교실
1학년 담임을 맡게 된 34년차 베테랑 김은미 교사 또한 학생과 단둘이 수업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한명 뿐인 학생에게 가르침과 더불어 친구가 되어 주어야 하는 점이 걱정된다”면서도 “학교생활 하면서 학생이 누리고, 즐기고, 겪어야 할 일은 다 해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과 단둘이 수업한 경험이 있는 6학년 담임 박종욱 교사는 “저학년 학생 같은 경우 혼자 둘 수 없어 선생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양과 담임선생님 둘이 남은 교실은 유난히 넓어 보였다.
김 양은 자신의 이름이 적힌 라벨지를 만들고, 교실 물품을 둘러보는 등 학교생활 적응을 시작했다.
백정옥 교감은 “1학년이 한명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며 “최근에는 5~6명씩 입학했는데, 갑자기 한명이 되니까 ‘학급 자체가 없어지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또 “신입생이 없는 학교도 있는데, 1학년 한명이라도 있는 것이 소중하다”고 덧붙였다.
나홀로 입학
수업이 진행되는 1학년 교실 창가에는 같은 학교 학생들이 유일한 신입생을 보기 위해 학생 몇몇이 까치발을 들기도 했다.
학생들은 “귀엽다”, “이름이 려원이래”, “빨리 같이 놀고 싶다” 등 혼자 입학한 동생을 챙기려는 맘이 가득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학교 6학년 정유원 양은 “뉴스에서만 보던 게 우리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면서도 “저출생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려원이에게 찾아가서 인사하고, 점심시간에 놀이터에서 같이 놀며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대구지역 내 신입생이 1명뿐인 학교는 부계초등학교뿐이며, 입학생이 없는 학교는 3곳이다.
‘1학년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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