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희, 아이언샷 뽐내며 메이저대회 첫 우승
메이저대회 DB그룹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원)에서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누린 노승희가 경기중 힘찬 티샷을 치고있는 모습. DB그룹 한국여자오픈 제공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5년차 노승희가 메이저대회 DB그룹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원)에서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노승희는 16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김수지를 4타차로 제친 노승희는 KLPGA투어에서 120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KLPGA투어 첫 우승을 따냈다.
2020년 KLPGA투어에 데뷔한 노승희는 그동안 거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선수였다.
앞서 치른 119차례 대회에서 노승희는 톱10 진입이 19번뿐이었다. 하지만 19번 톱10 가운데 절반이 훨씬 넘는 13번이 지난해와 올해 나왔다.
특히 올해는 이 대회에 출전하기 전까지 12개 대회에서 한번도 컷 탈락을 당하지 않았고 5차례나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5차례 톱10 가운데 4번은 5위 이내에 들었다.
노승희는 “3년차까지는 시드 유지에 집중했다면 지난해부터는 우승하는데 꼭 필요한 아이언 샷 정확도를 높이는데 공을 들였다”고 경기력 급증 배경을 설명하고 지난해 KG 레이디스오픈 준우승 등으로 상금랭킹 22위에 오른 뒤부터 우승할 때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따낸 사례는 지난해 한화 클래식 챔피언 홍지원에 이어 1년 만이지만, 한국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올린 선수는 2015년 대회 때 박성현 이후 9년 만이다.
우승 상금 3억원을 받은 노승희는 상금랭킹 2위(5억4882만원)로 올라섰다. 대상 포인트 랭킹은 이예원을 밀어내고 1위가 됐다.
장타력은 내세울 게 없지만 이 대회 전까지 페어웨이 적중률 2위와 그린 적중률 9위가 말해주듯 KLPGA투어에서 누구보다 정교한 샷을 구사하는 노승희는 어떤 대회 코스보다 페어웨이가 좁고 그린이 공략이 어려운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자신의 장기를 아낌없이 발휘했다.
전날까지 버디 13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았던 노승희는 최종 라운드에서도 김수지, 배소현, 김민별, 윤이나, 방신실 등 내로라하는 장타자들의 추격을 정교한 플레이로 따돌렸다.
김수지와 배소현에 4타 앞선 선두로 나선 최종 라운드에서 첫 우승이 눈앞이라는 압박감 탓인지 노승희는 2번 홀(파4)에서 어이없는 실수로 더블보기를 적어내는 등 흔들렸다.
다행히 배소현은 1, 2번 홀 연속 보기, 김수지도 2번 홀 3퍼트 보기로 타수를 잃어 3타차 선두를 지키던 노승희는 김수지가 7번 홀(파5) 버디로 따라붙자 9번 홀(파4)에서 3퍼트 보기를 하면서 1타차로 쫓겼다.
배소현, 김민별, 방신실 등이 타수를 줄이지 못하거나 잃으면서 우승 경쟁은 노승희와 김수지의 양자 대결로 좁혀졌다.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통산 5승을 올리고 2022년 대상을 탔던 김수지의 추격에도 노승희는 침착했다.
노승희는 12번 홀(파4)에서 내리막 슬라이스 1.5m 버디 퍼트를 집어넣고 이어진 13번 홀(파4)에서 2m 버디를 잡아 다시 3타차로 달아났다. 14번 홀에서 김수지가 1m 남짓 파퍼트 놓쳐 최종 라운드를 시작할 때와 같은 4타차가 되면서 승부의 추가 노승희 쪽으로 기울었다.
지난해 한화 클래식 제패 이후 메이저대회 세 번째 우승에 도전했던 김수지는 1언더파 71타를 쳐 준우승을 거뒀다.
지난해 이 대회 연장전에서 홍지원에게 졌던 김민별은 1타를 줄여 3위(8언더파 280타)에 올라 2년 연속 3위 이내에 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