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兆 시장 잡아라"…'디지털 사이니지' 삼성·LG 새 먹거리 부상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업 대 기업(B2B) 사업 역량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가운데 성장세를 보이는 글로벌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이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 SM타운 외벽에 설치한 초대형 LED 사이니지. [사진=삼성전자]

16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와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지난 2020년 204억4000만 달러(약 27조4000억원)에서 2030년 425억4000만 달러(약 5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이니지는 공공장소와 상업 공간에 설치되는 디스플레이로, 전자 광고판이다.

기존 키오스크 등 단순한 직사각 형태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구체형, 물결형, 큐브형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TV, 인터넷, 모바일에 이어 제4의 미디어로도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디지털 사이니지로 지난해 9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개장한 초대형 구(球)형 공연장인 'MSG 스피어(Sphere)'가 있다. 높이 112m, 지름 160m의 건축물로, 지구상에서 가장 큰 5만3884㎡의 스크린과 하키 퍽(Puck) 크기의 120만 개 LED 모듈로 외벽이 구성돼 있다. 개관과 동시에 외관 전체에 '거대한 눈알', '지구', '농구공' 등의 조명쇼를 선보이며 화제가 됐다. 지난해 영국의 록밴드 'U2'가 최첨단 시각효과와 함께 콘서트를 열어 세계적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SM타운 외벽에 설치된 국내 최대 규모의 고화질 LED 사이니지,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 내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거리 '오로라'와 '로툰다' 등이 대표적인 디지털 사이니지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사이니지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서울의 명동과 광화문,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일대가 코엑스 일대에 이어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선정되면 광고물의 모양·크기·색상 등 규제가 완화돼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벽 전체를 감싸는 초대형 LED 사이니즈를 설치하기로 했다. 가로 71.8m, 세로 17.9m(면적 1천285㎡)로 농구장 3개 크기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오는 9월까지 초대형 LED 사이니지를 설치하고 11월 초부터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선보였던 화려하고 환상적인 미디어 파사드와 함께 백화점 테마영상, 브랜드 광고 등이 상영된다.

삼성전자는 코엑스 SM타운 외벽에 국내 최대 규모의 고화질 LED 사이니지를 공급한 데 이어 이번 신세계백화점 본점 LED 사이니지도 수주하며 기술력과 품질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삼성전자는 이번 LED 사이니지 프로젝트를 통해 관광특구로 지정된 명동 일대가 '한국판 타임스 스퀘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초대형 LED 사이니지가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벽에 설치된 예상 모습. [사진=삼성전자]

현재 삼성전자는 2009년 사이니지 시장에 처음 진입한 이래 14년 연속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사이니지 시장 점유율은 31%다.

업계 2위 LG전자도 점유율 23%로 삼성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B2B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서 사이니지 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이니지 등 B2B 사업이나 웹OS 플랫폼 사업과 같은 고성장·고수익 핵심 사업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초대형과 친환경을 기술들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상업용 디스플레이 관리 소프트웨어를 한데 모은 온라인 플랫폼 'LG 비즈니스 클라우드'를 통해 사이니지·호텔TV에 띄울 콘텐츠 제작, 디스플레이 상태와 에너지 사용량 모니터링·원격 제어 등을 경험할 수 있다. 맞춤 기능과 폼팩터 적용으로 다양한 상업공간에서 편리하게 사용하는 마이크로 LED 'LG 매그니트(MAGNIT)' 라인업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LG전자가 버추얼 프로덕션에 최적화한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 'LG 매그니트'. [사진=LG전자]

OLED 기술력도 사이니지에 적용하고 있다. 자동문업체 '아사 아블로이'와 협업해 만든 55인치 투명 OLED 사이니지 자동문이 대표적이다. 평소에는 광고·홍보 영상을 송출하다가 고객이 다가가면 문이 열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북미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인포콤 2024'에서 최신 사이니지 제품 등을 선보이며 글로벌 B2B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의 기업용 버전 '스마트싱스 프로' △초저전력·초경량·초슬림 디지털 종이 '삼성 컬러 이페이퍼'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전자칠판 전용 솔루션 등을 공개했다.

스마트싱스 프로는 B2B 시장에서 다양한 디바이스, 솔루션, 서비스를 연동해 통합 관리가 가능한 초연결 기반 플랫폼이다. 기업 환경에 맞게 스마트 사이니지, 호텔 TV, 시스템 에어컨, 가전뿐 아니라 조명, 온습도 제어, 카메라 등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제품도 연동했다. 정훈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사이니지 판매 15년 연속 1위의 위상에 걸맞게 상업용 시장의 초연결·AI 시대를 삼성전자가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연내 출시 예정인 차세대 LG 마이크로 LED를 처음 공개했다. 이 제품에는 생산 과정부터 화질 알고리즘에 이르기까지 AI 기술이 폭넓게 적용됐다. 제품에 적용된 AI 프로세서는 영상 밝기와 색조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화한 화질로 보정한다.

아울러 △화상회의 중 다양한 정보를 한 화면에서 동시에 보여주는 21:9 화면비 171형·105형 사이니지 △다양한 교육용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LG 전자칠판' △드라이브스루(Drive-Thru) 매장용 고휘도 사이니지 △사이니지 주변을 오가는 행인의 연령 등을 AI로 분석해 맞춤 광고를 제공하는 'AI 광고 솔루션' 등을 선보였다. 백기문 LG전자 ID사업부장은 "AI로 혁신한 LG전자만의 차별화된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통해 B2B 고객들에게 맞춤 경험을 지속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건축, 창호, 자동차 등 유관 산업과의 융합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OLED와 마이크로LED 등 한국의 우수한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세계에 선보일 수 있는 최고의 무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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