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뭔데] 이번이 진짜 고금리 막차? 고민하는 청년, 손짓하는 은행

경향신문 경제부 기자들이 쓰는 [경제뭔데] 코너입니다. 한 주간 일어난 경제 관련 뉴스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전해드립니다.

고금리 예금, 지금이야 말로 ‘막차’인 걸까요? 주식·가상자산 시장은 지지부진하고, 금방 들려올 듯했던 기준금리 인하 소식은 점점 멀어지는 요즘 갈 곳 잃은 뭉칫돈들이 돌고 돌아 다시 은행 정기예금으로 몰리고 있어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은행들은 2030세대를 겨냥한 고금리 특판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고요.

사실 현재 정기예금 금리 수준은 ‘고금리’라 칭하기엔 겸연쩍습니다. 지난 14일 기준 정기예금(12개월) 평균 금리는 시중은행이 3.57%, 저축은행이 3.66%입니다. 3.5%인 기준금리와 비슷한 수준인데, 이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들도 많아요.

[경제뭔데] 이번이 진짜 고금리 막차? 고민하는 청년, 손짓하는 은행

이미지 출처 언스플래시

그런데도 최근 정기예금에 돈을 맡기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4월보다 13조9000억원 불었다고 지난 12일 발표했어요. 앞서 3, 4월까지만 해도 쭉쭉 빠지던 정기예금이 5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선 겁니다. 덕분에 은행 수신 전체도 전달보다 25조원이나 늘었고요.

이유가 뭘까요? 뭉칫돈을 딱히 둘 곳이 없거든요. 지난 2, 3월에는 언제든지 주식이나 코인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뭉칫돈을 수시 입출금 예금에 넣어두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최근엔 투자시장의 상승세가 꺾이면서 그럴 이유가 없어졌죠.

그 와중에 곧 내릴 것만 같았던 금리 인하 시점은 점점 불확실해졌어요. 이미 놓쳤다고 생각했던 ‘고금리’ 예금 막차가 정류장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상황이에요. 고금리라 해도 연 4%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금리가 언제 내릴지 모르니 서둘러 예금 막차에 탑승하는 승객들이 많아졌습니다.

물론 정류장에서 아직 서성이는 사람들도 있죠. 마땅한 투자처는 찾기 어려운데, 그렇다고 은행 예금으로 맡기기엔 금리가 만족스럽진 않거든요.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최근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이 고금리 특판 상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2030세대 청년을 대상으로 한 상품들이 주목됩니다.

[경제뭔데] 이번이 진짜 고금리 막차? 고민하는 청년, 손짓하는 은행

신한은행 청년처음적금. 신한은행 홈페이지

지난 7일 신한은행에서 10만좌 한정으로 출시한 ‘청년처음적금’이 대표적입니다. 이 상품은 만 18세 이상~39세 이하 청년층만 가입이 가능한데요, 금리는 기본 3.5%에 우대 4.5%포인트를 적용해 최고 연 8.0%까지 제공합니다. 만기는 1년이고 매달 30만원까지 입금이 가능해요. 최고 금리를 적용해 1년 동안 매달 30만원을 적금한다면, 세금을 제외하고 총 15만6000 이자를 받게 되는 셈입니다.

요즘 찾아보기 힘든 8% 금리에 청년들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출시 6일 만인 지난 12일 기준 2만9000좌가 팔렸다고 해요.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달 안에 10만좌 판매 한도가 전부 소진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저축은행들도 청년층을 겨냥한 고금리 특판을 내놓고 있어요. KB저축은행은 지난 10일 5000좌 한정으로 최고 6% 금리 제공하는 ‘kiwi청년적금’ 출시했습니다. 가입대상은 19~39세, 만기 1년에 매달 최대 30만원까지 입금 가능합니다. 지난달 OK저축은행도 만 20~34세만 가입할 수 있는 처음처럼OK청년정기예·적금 출시했어요. 최고 금리는 5%고 이 역시 예금 1000억원, 적금 1만좌로 한도가 정해져있습니다.

요즘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건전성 관리를 위해 예금 금리를 크게 낮춘 상황입니다.

저축은행의 고금리 특판, 괜찮은 걸까요? OK저축은행 관계자는 “특판 상품의 경우 판매 한도가 정해져 있어 이자 부담이 크지 않다”면서 “미래 기반 고객인 청년 세대 유치를 위해 출시했다”고 말했습니다.

고금리를 앞세운 특판 예적금 상품, 앞으로도 계속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니19 이후 한시적으로 완화됐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가 내년부터 정상화되는 만큼 유동성을 확보를 위해 은행들이 예·적금 상품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경향신문(https://www.khan.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요기사

OTHER NEWS

48 minutes ago

장호진 "러, 北에 정밀무기 주면 우크라 지원에 어떤 선도 없어"

53 minutes ago

영어 실력은 느는데...'국포자'는 역대 최대

53 minutes ago

자주포 시장의 새 도전자, 차륜형자주포가 세계 대세로 주목받는다 [박수찬의 軍]

53 minutes ago

"욱일기 사용하면 벌금 500만원" 민주 문진석 의원, 대표 발의

1 hour ago

지역주택조합도 법원서 ‘줄파산’…“파산하는 조합 더 나온다” [민경진의 판례 읽기]

1 hour ago

이스타항공, 11번째 항공기 도입…삿포로·푸꾸옥 등에 투입

1 hour ago

양희영, 여자 PGA 챔피언십 3R 단독 1위…'올림픽 출전 보인다'

1 hour ago

2024년 6월 23일 오늘의 운세

1 hour ago

칠레, 코파 아메리카 첫 경기서 페루와 무승부

1 hour ago

테니스 장수정, 체코 올로모우츠오픈 테니스 단식 결승 진출

1 hour ago

[크립토리뷰] 업루트컴퍼니, 베트남 최대 스타트업경진대회 톱50 선정(6월3주차)

1 hour ago

"수련 포기, 2020 배신, 불통"… 전공의 요지부동인 이유

1 hour ago

김주형 '와이어투와이어' 우승 보인다…트래블러스 3R도 선두

1 hour ago

고현정 화보, 50대가 이럴 일?...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시크한 멋’ 그 자체

1 hour ago

LG 구광모, 북미 전자·배터리 거점 찾아 “도전과 도약의 빅스텝 만들자”

1 hour ago

아트밸리 아산 제1회 오페라 축제, 성공적 개막

1 hour ago

V16 1775마력 하이브리드..50억원대 부가티 투르비용 공개

1 hour ago

“불면증에 좋다고?” 아직 침실 이렇게 쓰고 계신가요..?

1 hour ago

송영한, 한국오픈 3R 단독 선두…KPGA 첫 승 도전

1 hour ago

“아이돌 열애설의 중심” 논란 끊이지 않았던 ‘아육대’, 충격 소식

1 hour ago

"네이버 손잡고 쿠팡에 맞불 놓은 요기요"…반전카드 될까

1 hour ago

온실가스 배출 이대로라면…2081∼2100년 서울엔 110일 폭염

1 hour ago

‘가축도 의료공백’…수의사들은 왜 공직을 떠나나

1 hour ago

한국 비하하고 떠나더니…ML 복귀 3개월 만에 방출 엔딩, 그런데 '100만 달러' 연봉은 다 챙겼다

1 hour ago

EU 전기차 관세에 中 반발…獨 “러 지원이 관계 악화 초래”

1 hour ago

"예전 모습 정반대" 짧은 스윙도 관중석 상단…'라팍' 최적 타자를 발굴했다

1 hour ago

케이윌, 감성을 담다

1 hour ago

몸짓으로 연주하는 지휘…페트렌코와 서울시향의 드보르자크

1 hour ago

김장겸, MBC 상대 손해배상 소송 2심도 패소…"해임 타당"

1 hour ago

美 71세 여성 미스유니버스 USA '역대 최고령' 참가

1 hour ago

막걸리, 뽀로로 음료까지? '제로 음료' 어디까지 마셔봤니

2 hrs ago

'공중침투·테러진압' 육군 707특임단, 치명적 능력 갖춘 특수작전 능력 고도화

2 hrs ago

"테라도 제로슈거로" 하이트진로, 맥주 신제품 '테라 라이트' 출시

2 hrs ago

‘의협 집단 휴진일’에 문 닫은 의원 고소한 환자

2 hrs ago

윤동희 ‘적시타’ [MK포토]

2 hrs ago

권오승 전 공정위원장 “생성형 AI 인류에 재앙 될수도…선진국은 이미 규제”

2 hrs ago

2024년을 자신의 페이지로 만들어가는 삼성 김헌곤

2 hrs ago

가상자산법 시행 앞두고 대량 상폐설까지…뭐가 달라지길래 [코인 브리핑]

2 hrs ago

“재벌家 친구, 돈 2억 빌려 안갚아”...소송 당한 LG家 맏사위는 누구

2 hrs ago

"러 폭격으로 우크라 제2도시서 최소 3명 사망, 52명 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