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 다녀온 노소영 "서울대는 잔뜩 경직…계명대선 감동"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서울대학교와 계명대학교에서 특강을 진행한 소감을 밝히며 교육의 목적을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SNS를 통해 서울대학교와 계명대학교 강연 후기를 전했다. / 뉴스1
노 관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abula rasa(타불라 라사)'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제 교육의 목적 자체를 재고할 때"라고 말했다. 타불라 라사란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흰 종이를 말한다.
노 관장은 "지난주 두 곳의 학교(계명대와 서울대)에서 특강을 했다"며 "학부생 수업이라 부담이 되었지만 비교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노 관장은 계명대에서 먼저 강의를 했다며 "담당 교수가 아이들이 주녹이 들어있고 질문을 안 한다 하더라. 이 아이들을 깨워 달란 주문이었다. 대구까지 내려가 한 두 놈이라도 깨워놓고 오겠다는 각오로 출동했다"고 했다.
이어 "수업 전 잠시 총장님께 인사드리러 본관에 들렀더니, 희고 커다란 빈 캔버스가 계단 정중앙에서 나를 맞았다"며 "심상치 않아 물어보니 총장님의 교육 철학이라 한다. 타불라 라사, 백지. 정체성과 관련된 것이 아닐까 넘겨짚었더니 총장님 얼굴이 환해지셨다"고 전했다.
노 관장은 "50분 정도 강연을 하고 포스트잇을 학생들에게 나누어줬고, 무엇이라도 써 내지 않으면 저 문을 나가지 못한다고 선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질문들이 제대로 정곡을 찌른다. 진지한 고민들이 묻어나는 질문들이었다"고 했다.
서울대 특강 경험과도 비교했다. 노 관장은 "(서울대 특강에선) 강의가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에 나는 가슴에서 나오는 질문을 더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진솔한 소통을 유도했다. 가슴으로 말하려면 가드를 내려야 하는데, 이들은 잔뜩 경직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나오면서 주임교수에게 느낀 그대로 좀 실망스러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본인도 지방대에서 가르칠 때가 더 좋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노 관장은 "한 쪽은 평범한 지방대, 다른 한쪽은 이 사회 최고 엘리트들이 모인 곳, 두 학교를 비교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며 "문제는 챗GPT 등 인공지능이 서울대 학부생들의 지능을 훨씬 넘어섰다는 것이다. 교육시스템의 문제를 넘어 교육의 목적 자체를 재고할 때"라고 설명했다.
또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은 정체성이 기반이 돼야 한다"며 "그래야 독창성이 생기고, 그것만이 인간이 기계를 이길 수 있게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 관장은 서울대 공대 섬유공학과와 윌리엄앤드메리대학 경제학 학사, 스탠퍼드 대학교 대학원 교육학 석사를 취득하고 시카도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박혜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