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보고 '세컨드하우스' 샀다가…" 부동산 투자자 '멘붕'
최근 유명인이 한적한 지역에 여가를 즐길 공간을 마련해 생활하는 모습이 방영되거나 농촌 생활을 주제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세컨드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인구감소 지역에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는 사람에게 세제 혜택을 주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해 관련 문의가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세컨드하우스를 고를 때 세제 혜택 요건을 잘 따져보고, 투자 가치보다 사용 가치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정부, 83개 지역에 세제 혜택
강원에서는 삼척시와 태백시, 양양군, 고성군 등 12개 지역에, 충북에서는 제천시와 단양군 등 6곳에 세제 혜택을 준다. 충남(9곳) 전북(10곳) 전남(16곳) 경북(15곳) 대구(1곳) 경남(11곳) 등 총 83개 지역이 대상이다.
세컨드하우스는 거주하는 집 외에 보유한 별도의 주택을 의미한다. 여가와 휴식을 즐기기 위한 별장, 주말이나 휴일에 쉬기 위해 도시 근교 및 지방에 마련한 집 등을 모두 포함한다.
최근 방송과 유튜브 등에서 세컨드하우스를 선보이는 유명인이 늘어나며 수요자의 관심도 자연스레 커지고 있다. 방송인 김숙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경기 가평군에 마련한 세컨드하우스를 공개했다. 그는 주택 일부를 직접 공사하는 등 전원주택을 가꾸는 모습을 여과 없이 공개했다. 모델 한혜진도 강원 홍천군에 1650㎡ 규모의 별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연예인이 지방에 방치된 빈집을 직접 리모델링해 자급자족하며 살아보는 내용의 예능 프로그램 ‘세컨드 하우스’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매입 전 살아볼까…임대 플랫폼 활발전문가들은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세컨드하우스를 마련할 때는 투자 수익을 기대하기보다 사용 가치를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아직 지방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있는 데다 세제 혜택을 볼 수 있는 지역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정책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점도 부담이다. 인구 소멸지역에 구입하는 세컨드하우스의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조세특례제한법 등 관련 법이 개정돼야 한다. 여야 모두 지방 활성화에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지만, 혜택 적용 지역과 법안 통과 시기 등을 놓고 이견이 생길 수 있어서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정부가 투기를 막기 위해 부동산 수요가 많지 않은 인구감소 지역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고, 세컨드하우스는 단독주택 등 환금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유형의 주택이 많아 투자해 이익을 보기는 쉽지 않다”며 “실거주를 위한 목적으로 구입하거나 임차해 살아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부동산 서비스업체인 프롭테크 기업이 세컨드하우스를 경험할 수 있는 지방 전·월세와 단기 임대 상품을 제공해 관심을 끈다. 집을 사지 않아도 원하는 지역에서 살아볼 수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 단기 임대 플랫폼 삼삼엠투와 리브애니웨어는 지역별로 오피스텔과 아파트, 단독주택 등 다양한 주택을 중개해 준다.
토지건물 거래 플랫폼 밸류맵은 지방의 빈 땅을 기업이나 개인에게 임대하고, 세컨드하우스로 이용할 수 있는 모듈러 주택을 판매하는 ‘오픈스페이스’ 서비스를 최근 선보였다. 모듈러 주택은 가전, 가구, 소품 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 모듈러 주택을 구매한 뒤 지역을 이동하고 싶을 때는 다른 지역 토지를 빌려 지을 수 있다.
김소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