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졸이셔서 밥도 못 드시고"…기특한 손자, 외할머니 팔순 선물 제대로 안겼다

▲ 두산 베어스 김동주 ⓒ곽혜미 기자

▲ 두산 베어스 김동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오늘(15일) 외할머니 팔순이거든요. 오늘 가족들이 그래서 다 모이느라 경기장은 안 오셨어요."

두산 베어스 우완 투수 김동주(22)는 1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올 시즌 가장 좋은 투구를 펼쳤다. 5이닝 69구 3피안타 무4사구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첫 무4사구 투구를 기록할 정도로 공격적이었고, 제구도 잘 됐다. 직구(28개), 슬라이더(26개), 포크볼(11개), 커브(4개)를 섞으면서 키움 타선을 요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 평균 구속은 143㎞를 기록했다. 동점 상황에 내려가 승리투수 요건은 갖추지 못했지만, 4-1 승리와 3연승의 발판을 마련한 호투였다.

승리 소감을 말하던 김동주는 외할머니를 향한 감사한 마음을 수줍게 표현했다. 평소 숫기가 없어 전화도 잘 못 드리는 손자지만, 이날만큼은 외할머니의 팔순을 축하하고 싶은 마음에 용기를 냈다.

김동주는 "오늘(15일) 할머니 팔순인데, 못 던졌으면 정말 마음이 아프고 가족들도 전부 침울했을 것 같다. 나 때문에 가족이 엄청 야구를 좋아한다. 외할머니는 야구의 야자도 모르셨는데, 이제는 엄청 전문가가 되셨다고 하더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내 경기가 있는 날에는 마음 졸이시면서 밥도 제대로 못 드신다고 하더라. 오늘 엄청 잘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평소보다 훨씬 잘했던 것 같다. 평소 숫기가 없어서 전화를 잘 드리지 못했는데, 오늘은 전화를 꼭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제야 풀린다는 느낌을 받을 법했다. 김동주는 올 시즌 5선발로 개막 로테이션에 합류했지만, 금방 자리를 내려놓아야 했다. 지난 4월 22일부터 지난달 1일까지 열흘, 그리고 지난달 17일부터 지난 8일까지 23일 동안 2군에 머물면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내야 할 정도로 부침을 겪었다. 김동주는 지난달까지 등판한 9경기(선발 6경기)에서 1승1패, 29⅔이닝, 평균자책점 6.37에 그쳤다. 9이닝당 볼넷이 4.55개로 너무 많은 게 문제였다.

지난달 두 번째 2군행을 통보받았을 때 김동주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훈련했다. 제구를 잡는 게 첫 번째였다. 그는 시즌 첫 무4사구 투구의 비결과 관련해 "2군에서 다듬고 올라오면서 제구를 잡은 게 컸던 것 같다. 항상 몸이 옆으로 도는 게 문제였고, 몸 쓰는 법을 많이 배우고 왔다. 너무 팔로만 던지니까. 체력도 빨리 떨어지고 그랬다. 하체를 이용하고, 몸통을 쓰는 방법을 많이 훈련하고 연습했더니 괜찮았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김동주와 이날 호흡을 맞춘 포수 김기연은 "(김)동주가 지난 등판(지난 9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변화구 컨트롤이 좋았다. 그래서 경기 전 빠른 카운트를 잡고 승부하자고 얘기했다. 거기다 오늘 동주 공도 너무 좋아서 얘기한 대로 경기를 잘 풀어나갈 수 있었다. 또 빠르게 승부를 하다보니 볼넷이 없었고, 동주도 좀 더 편하게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엄지를 들었다.

▲ 두산 베어스 김동주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김동주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김동주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김동주 ⓒ 두산 베어스

이어 "(무4사구 경기를 해서) 정말 기분 좋다. 피안타 후 볼넷이 나오면 큰 위기 상황에 빠지게 된다. 안타를 맞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볼넷은 어떻게든 피해야 한다. 그런 상황이 없었다는 것이 의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주가 5이닝 투구를 마쳤을 때 투구 수는 69개에 불과했다. 투구 수만 고려했다면 김동주에게 한 이닝을 더 맡길 수도 있었지만, 박정배 투수코치는 냉정하게 불펜을 가동했다. 6회부터는 이영하(1이닝)-김강률(⅔이닝)-이병헌(1⅓이닝)-최지강(1이닝)이 무실점으로 이어 던졌다.

김동주는 "5회를 마치고 코치님께서 '여기까지 하자'고 하셨다. 교체 당시 힘이 빠졌다는 느낌은 딱히 없었다. 조금 아쉬웠는데, 내 뒤에 좋은 투수들, 선배들이랑 형들이 많으니까 믿고 내려왔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날 호투가 곧 김동주의 자리를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최원준과 김동주가 4, 5선발 자리에 들어와 있지만, 현재 2군에는 최준호, 김민규, 김유성 등 언제든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올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투수들이 여럿 있다. 이중 최준호가 올 시즌 성적만 두고 보면 가장 위협적이다. 10경기에서 2승2패, 45이닝,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했다. 올해가 1군 데뷔 시즌이라 경험이 부족해 체력이 일찍 떨어져 2군에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좋을 때는 가장 위력적인 공을 던진 대체 선발투수였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사실 기회가 많지는 않다. 지금 (최)원준이도 잘 던지고, 이제 (김)민규도 곧 돌아올 것이고, (김)유성이도 2군에서 잘 던졌더라. (최)준호도 다음 주에 들어올 준비를 하고 있으니 기회가 많지 않다. 항상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열심히 집중해서 집중력 있는 투구를 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동주는 5선발 경쟁이 치열한 것과 관련해 "스트레스를 안 받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2군에서 더 연습해서 후반기까지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까. 그때도 좋은 모습 보이면 되겠지 하고 연습을 열심히 했다. 나는 지금이 약이라 생각하고 있다. 당연히 더 좋은 사람이 선발 자리에 가는 것이다. 이닝도 많이 끌어주고 잘 던지는 것, 그리고 팀이 이기는 게 먼저"라고 의젓하게 답했다.

이 감독은 일단 김동주의 이날 투구에 합격점을 줬다. 이 감독은 "김동주가 69구로 5이닝을 책임지며 공격적인 운영을 했다. 비록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낸 등판이었다"고 박수를 보냈다.

▲ 두산 베어스 김동주 ⓒ곽혜미 기자

▲ 두산 베어스 김동주 ⓒ곽혜미 기자

OTHER NEWS

55 minutes ago

“은마주민들, GTX 관통 싫으면 얘기하세요” 노선변경에 술렁이는 대치동 [부동산360]

55 minutes ago

김민우 재혼 러브스토리 최초공개 “딸에게 결혼 허락 받아” (동치미)

55 minutes ago

현대글로비스, 첫 LNG 운반선 도입…"신성장 동력 확보"

55 minutes ago

“고객님 정말 죄송합니다!” 아샷추가 뭐길래…[식탐]

55 minutes ago

짭조름한 생선과 쌀밥이면 한 그릇 뚝딱! 생선구이 맛집 BEST5

55 minutes ago

연예인들 다 불참 소식 밝히고 있는 한 연예인의 결혼식

55 minutes ago

"아가씨 없어요" 보도방 전방위 단속에 불야성 꺼졌다

55 minutes ago

북핵 위협 대응 주도할 軍 전략사령부 창설 준비 본격화

60 minutes ago

EU 전기차 관세에 中 보복 예고…獨 "러 지원 관계 악화 초래"

60 minutes ago

장호진 "러, 北에 정밀무기 주면 우크라 지원에 어떤 선도 없어"

1 hour ago

영어 실력은 느는데...'국포자'는 역대 최대

1 hour ago

자주포 시장의 새 도전자, 차륜형자주포가 세계 대세로 주목받는다 [박수찬의 軍]

1 hour ago

"욱일기 사용하면 벌금 500만원" 민주 문진석 의원, 대표 발의

1 hour ago

지역주택조합도 법원서 ‘줄파산’…“파산하는 조합 더 나온다” [민경진의 판례 읽기]

1 hour ago

이스타항공, 11번째 항공기 도입…삿포로·푸꾸옥 등에 투입

1 hour ago

양희영, 여자 PGA 챔피언십 3R 단독 1위…'올림픽 출전 보인다'

1 hour ago

2024년 6월 23일 오늘의 운세

1 hour ago

칠레, 코파 아메리카 첫 경기서 페루와 무승부

1 hour ago

테니스 장수정, 체코 올로모우츠오픈 테니스 단식 결승 진출

1 hour ago

[크립토리뷰] 업루트컴퍼니, 베트남 최대 스타트업경진대회 톱50 선정(6월3주차)

1 hour ago

"수련 포기, 2020 배신, 불통"… 전공의 요지부동인 이유

1 hour ago

김주형 '와이어투와이어' 우승 보인다…트래블러스 3R도 선두

1 hour ago

고현정 화보, 50대가 이럴 일?...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시크한 멋’ 그 자체

1 hour ago

LG 구광모, 북미 전자·배터리 거점 찾아 “도전과 도약의 빅스텝 만들자”

1 hour ago

아트밸리 아산 제1회 오페라 축제, 성공적 개막

1 hour ago

V16 1775마력 하이브리드..50억원대 부가티 투르비용 공개

1 hour ago

“불면증에 좋다고?” 아직 침실 이렇게 쓰고 계신가요..?

1 hour ago

송영한, 한국오픈 3R 단독 선두…KPGA 첫 승 도전

1 hour ago

“아이돌 열애설의 중심” 논란 끊이지 않았던 ‘아육대’, 충격 소식

1 hour ago

"네이버 손잡고 쿠팡에 맞불 놓은 요기요"…반전카드 될까

2 hrs ago

온실가스 배출 이대로라면…2081∼2100년 서울엔 110일 폭염

2 hrs ago

‘가축도 의료공백’…수의사들은 왜 공직을 떠나나

2 hrs ago

한국 비하하고 떠나더니…ML 복귀 3개월 만에 방출 엔딩, 그런데 '100만 달러' 연봉은 다 챙겼다

2 hrs ago

EU 전기차 관세에 中 반발…獨 “러 지원이 관계 악화 초래”

2 hrs ago

"예전 모습 정반대" 짧은 스윙도 관중석 상단…'라팍' 최적 타자를 발굴했다

2 hrs ago

케이윌, 감성을 담다

2 hrs ago

몸짓으로 연주하는 지휘…페트렌코와 서울시향의 드보르자크

2 hrs ago

김장겸, MBC 상대 손해배상 소송 2심도 패소…"해임 타당"

2 hrs ago

美 71세 여성 미스유니버스 USA '역대 최고령' 참가

2 hrs ago

막걸리, 뽀로로 음료까지? '제로 음료' 어디까지 마셔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