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진 속옷’ 열풍 ‘그 회사’ 망친 기업 사냥꾼…“4개 포인트 주목하면 ‘개미지옥’ 피한다”[개미 울리는 무자본M&A]

‘주병진 속옷’ 열풍 ‘그 회사’ 망친 기업 사냥꾼…“4개 포인트 주목하면 ‘개미지옥’ 피한다”[개미 울리는 무자본m&a]

과거 속옷기업 ‘좋은사람들’을 창업했던 방송인 주병진 씨가 직접 속옷광고 모델로 나섰던 모습. 주 씨는 지난 2005년 회사를 매각한 바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온라인 커뮤니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 방송인 주병진 씨가 설립해 유명해졌고, 자사 브랜드 ‘보디가드’와 ‘제임스딘’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한 속옷기업 ‘좋은사람들’은 2000년대엔 연 매출 1000억원 대를 기록하며 국내 속옷 시장에서 3대 회사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차남 이종현 전 대표가 인수자금 150억원 대부분을 사모펀드 자금을 동원해 마련한 ‘무자본 인수·합병(M&A)’으로 경영권을 잡은 2019년 이후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회사 자금 수백억원은 속옷 사업과 관련 없는 마스크·손소독제 업체나 화장품 업체, 김치공장, 연예기획사 등으로 흘러들었고, 상당 액수는 회수하지 못했다. 결국 이 전 대표는 수백억원 규모의 회사 자금을 빼돌린 횡령과 배임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고, 2021년 3월엔 전임 경영진의 횡령·배임과 감사의견 거절 등 악재가 겹치며 주권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2019년 주당 4000원대였던 주가가 이 시기 1000원 초반대까지 떨어지며 발생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들의 몫이 됐다. 세코그룹이 인수한 뒤 체질 개선에 전력하며 상장폐지 요건을 해소했지만, 지난해 6월 한국거래소가 12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하면서 3년 째 거래정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오는 26일로 개선기간이 종료된 이후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거래재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무자본 M&A가 ‘기업 사냥꾼’과 ‘주가 조작꾼’의 작전 도구로 악용되며 개미(소액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뒤집어쓰는 사례를 지켜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무자본 M&A 그 자체는 불법이 아닌만큼 작전 세력에 의해 유린된 기업에서 문제가 밖으로 드러나기 전까진 ‘사전 적발’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고위관계자는 “큰 돈이 오가는 기업간 M&A 과정에서 무자본 M&A는 원활한 진행을 위한 윤활유 역할을 하는 측면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면서 “걸리기 전까진 ‘정상 기업’인 만큼, ‘실패한 주가조작만 처벌받는다’는 업계 내 자조 섞인 말이 그대로 적용될 수밖이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최근 소액주주들이 연대한 ‘셀피글로벌주주1호조합(1호조합)’이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코스닥 상장사 셀피글로벌은 대표적인 무자본 M&A에 이은 경영진의 불법 행위로 주식 거래 정지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 예시로 꼽힌다. 지난해 하반기 ‘주가조작’으로 국내 증시를 뒤흔들었던 영풍제지 역시 무자본 M&A에 따른 후속 문제들이 터진 사례란 지적도 나온다.

그냥 두고 보기엔 자본시장 교란에 따른 대규모 투자자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이 문제란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상장폐지 절차에 착수한 총 71개사(社) 중 25개사에서 무자본 M&A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무자본 M&A 이후 기업들의 평균 생존 기간은 2년2개월에 불과했다. 특히나 무자본 M&A 이후 거래정지된 25개사 중 18곳에서 최대주주나 전현직 임원들의 횡령·배임과 같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드러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신규사업을 가장한 불공정거래를 집중 점검한 결과 검찰에 알리거나 넘긴 7건 중 3건(42.9%)은 무자본 M&A 세력의 경영권 인수 과정 및 인수 직후에 불공정 거래 행위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도 조사 중인 13건 중 7건(53.8%)도 불공정거래 행위 직전 최대주주가 변경된 것으로 나타난 만큼 무자본 M&A 세력의 연루 가능성을 집중 조사 중이다.

‘주병진 속옷’ 열풍 ‘그 회사’ 망친 기업 사냥꾼…“4개 포인트 주목하면 ‘개미지옥’ 피한다”[개미 울리는 무자본m&a]

[금융감독원]

당장 무자본 M&A를 통한 기업 사냥꾼과 주가 조작꾼의 타깃이 되지 않기 위해선 투자자 개개인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금감원은 ▷최대주주의 실체가 불분명한 경우 ▷기존 업종과 관련 없는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경우 ▷사모 전환사채(CB) 등을 자주 발행하는 기업 ▷자금조달 후 대여금, 선급금, 비상장주식 등의 규모가 대폭 증가한 경우 등을 무자본 M&A 추정 기업을 구별할 수 있는 4가지 특징으로 꼽았다. 단타 등을 목적으로 한 개인 투자자가 호재성 공시에 반응할 것이란 전제가 이 같은 작전의 밑바탕에 깔린 만큼 개별 투자자들의 이성적인 의사 결정이 필수적이란 뜻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상장사 신규 진출 사업 등에 대한 공시 기준을 강화해 투명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더 많고 자세한 정보를 투자자들이 얻고, 정확한 투자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사후약방문’식 처방 대신 ‘의무공개매수제도’를 도입함으로써 근본적으로 무자본 M&A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막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무공개매수제도가 도입되면 인수자가 상장사 주식을 25% 이상 보유하게 될 때 취득 지분을 포함해 주식 총수의 ‘50% 1주’ 이상을 공개 매수해야 한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고위관계자는 “작전 세력이 횡령·배임을 하더라도 스스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만큼, 부정행위에 대한 인센티브 자체를 상실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도입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그동안 정부와 여당이 나서 도입을 추진했던 ‘의무공개매수제도’는 지난 21대 국회 종료와 함께 관련 법안이 모두 폐기된 상태다.

재계의 반대도 문제다. 지난 1월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주최 세미나에서 김경천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상장회사 인수 시 소수 주주들에 대한 공개매수를 강제하는 의무공개매수제도는 인수인의 부담을 가중해 기업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고 M&A시장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며 ‘의무공개매수제도’를 기업 경영에 부담을 주는 대표적 규제로 꼽기도 했다. 실제로 의무공개매수제도는 지난 1997년 도입됐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기업구조조정의 촉진을 위해 불과 1년여 만에 폐지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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