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활용한 북한의 생화학테러 현실성은

풍속·풍향 등 환경 변수 영향 커

공중 살포시 살상력 떨어질 수도

WMD로서의 가치, 한국 맞대응 등

고려하면 실제 살포 가능성 낮아

풍선 활용한 북한의 생화학테러 현실성은
풍선에 담긴 대북전단이 하늘에서 흩뿌려지는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를 계기로 풍선을 활용한 생화학테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이 야포·열기구·감염된 곤충 등을 이용한 생화학 공격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풍선을 투발수단 삼아 관련 테러를 감행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풍향·풍속 등 환경적 요소에 제약을 받는 풍선 특성과 관련 테러가 불러올 후폭풍 등을 고려하면 실제 도발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강경호·김현중 신안보연구실 연구위원은 최근 연구원을 통해 발표한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 관련 생화학 공격 위험성 진단'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풍선이나 열기구를 이용한 생화학 무기 살포는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작전에서는 풍향과 풍속 등 여러 환경적 요소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일단 바람의 방향이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풍선을 통한 생화학 무기 살포는 쉽지 않다. 자칫하면 생화학 물질이 되돌아가 낙하해 북한 스스로가 '자폭 버튼'을 누르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일 저녁에 있었던 북한의 4차 오물풍선 살포 때에는 풍향이 맞지 않아 대부분의 풍선이 도로 북으로 날아가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당시 브리핑에서 "(310여 개 오물풍선 가운데) 남하해서 낙하한 것은 50여 개까지 확인했다"며 "(북한이) 310여 개를 부양했지만 다수는 북한 쪽으로 날아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기온이 낮고 풍속이 높은 경우에는 풍선을 남쪽으로 빠르게 날려 보낼 수 있지만, 공중 살포 시 생화학작용제가 넓은 지역으로 흩어져 효과성이 떨어질 거란 설명이다.

두 연구위원은 "생화학 무기의 효과를 측정하는 기본적 척도는 'LD50(Lethal Dose of 50%)'"이라며 "LD50은 특정 구역 내에서 작용제에 노출된 인원의 50% 이상이 사망하는 최소 필요량(농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생화학작용제가 공중에서 살포돼 바람 등에 의해 LD50 이하의 농도로 희석된다면, 대량살상무기(WMD)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군 당국은 풍선 속 화생물질이 공중에서 살포될 경우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관련 물질이 공중에서 흩뿌려지면 지상에서의 유독성은 크게 떨어질 거란 설명이다.

무엇보다 전략적·전술적 측면에서 북한이 풍선을 활용한 생화학 테러를 결심하긴 쉽지 않다는 평가다.

국제사회의 비난과 강력한 제재, 한국의 맞대응 등을 감수하고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다만 드론(drone)이나 AN-2기와 같은 기존 비대칭 전력 등을 이용한 생화학 공격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소형 드론에 CS탄, 이른바 '최루가스'를 실어 우크라이나군에 살포한 바 있다. 북한 역시 비살상 화학물질을 사용해 상대방에게 공포를 심어주는 하이브리드전을 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두 연구위원은 "북한의 풍선을 이용한 생화학 테러 가능성을 제기하며 공포심을 조장하는 일부 비전문가들의 주장에 대해 정부는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실제 효과성은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안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동시에 북한 심리전에도 사회 전반이 흔들리지 않도록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드론 등 생화학제 살포가 가능한 비행체 활용 도발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시체계 강화를 통한 사전 차단, 비상사태 발생 시 정부 차원의 대응 매뉴얼 및 국민 대피계획 등을 마련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북한 #풍선 #테러 #생화학테러 #오물풍선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기사

    OTHER NEWS

    53 minutes ago

    “은마주민들, GTX 관통 싫으면 얘기하세요” 노선변경에 술렁이는 대치동 [부동산360]

    53 minutes ago

    김민우 재혼 러브스토리 최초공개 “딸에게 결혼 허락 받아” (동치미)

    53 minutes ago

    현대글로비스, 첫 LNG 운반선 도입…"신성장 동력 확보"

    53 minutes ago

    “고객님 정말 죄송합니다!” 아샷추가 뭐길래…[식탐]

    53 minutes ago

    짭조름한 생선과 쌀밥이면 한 그릇 뚝딱! 생선구이 맛집 BEST5

    53 minutes ago

    연예인들 다 불참 소식 밝히고 있는 한 연예인의 결혼식

    53 minutes ago

    "아가씨 없어요" 보도방 전방위 단속에 불야성 꺼졌다

    53 minutes ago

    북핵 위협 대응 주도할 軍 전략사령부 창설 준비 본격화

    58 minutes ago

    EU 전기차 관세에 中 보복 예고…獨 "러 지원 관계 악화 초래"

    58 minutes ago

    장호진 "러, 北에 정밀무기 주면 우크라 지원에 어떤 선도 없어"

    1 hour ago

    영어 실력은 느는데...'국포자'는 역대 최대

    1 hour ago

    자주포 시장의 새 도전자, 차륜형자주포가 세계 대세로 주목받는다 [박수찬의 軍]

    1 hour ago

    "욱일기 사용하면 벌금 500만원" 민주 문진석 의원, 대표 발의

    1 hour ago

    지역주택조합도 법원서 ‘줄파산’…“파산하는 조합 더 나온다” [민경진의 판례 읽기]

    1 hour ago

    이스타항공, 11번째 항공기 도입…삿포로·푸꾸옥 등에 투입

    1 hour ago

    양희영, 여자 PGA 챔피언십 3R 단독 1위…'올림픽 출전 보인다'

    1 hour ago

    2024년 6월 23일 오늘의 운세

    1 hour ago

    칠레, 코파 아메리카 첫 경기서 페루와 무승부

    1 hour ago

    테니스 장수정, 체코 올로모우츠오픈 테니스 단식 결승 진출

    1 hour ago

    [크립토리뷰] 업루트컴퍼니, 베트남 최대 스타트업경진대회 톱50 선정(6월3주차)

    1 hour ago

    "수련 포기, 2020 배신, 불통"… 전공의 요지부동인 이유

    1 hour ago

    김주형 '와이어투와이어' 우승 보인다…트래블러스 3R도 선두

    1 hour ago

    고현정 화보, 50대가 이럴 일?...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시크한 멋’ 그 자체

    1 hour ago

    LG 구광모, 북미 전자·배터리 거점 찾아 “도전과 도약의 빅스텝 만들자”

    1 hour ago

    아트밸리 아산 제1회 오페라 축제, 성공적 개막

    1 hour ago

    V16 1775마력 하이브리드..50억원대 부가티 투르비용 공개

    1 hour ago

    “불면증에 좋다고?” 아직 침실 이렇게 쓰고 계신가요..?

    1 hour ago

    송영한, 한국오픈 3R 단독 선두…KPGA 첫 승 도전

    1 hour ago

    “아이돌 열애설의 중심” 논란 끊이지 않았던 ‘아육대’, 충격 소식

    1 hour ago

    "네이버 손잡고 쿠팡에 맞불 놓은 요기요"…반전카드 될까

    2 hrs ago

    온실가스 배출 이대로라면…2081∼2100년 서울엔 110일 폭염

    2 hrs ago

    ‘가축도 의료공백’…수의사들은 왜 공직을 떠나나

    2 hrs ago

    한국 비하하고 떠나더니…ML 복귀 3개월 만에 방출 엔딩, 그런데 '100만 달러' 연봉은 다 챙겼다

    2 hrs ago

    EU 전기차 관세에 中 반발…獨 “러 지원이 관계 악화 초래”

    2 hrs ago

    "예전 모습 정반대" 짧은 스윙도 관중석 상단…'라팍' 최적 타자를 발굴했다

    2 hrs ago

    케이윌, 감성을 담다

    2 hrs ago

    몸짓으로 연주하는 지휘…페트렌코와 서울시향의 드보르자크

    2 hrs ago

    김장겸, MBC 상대 손해배상 소송 2심도 패소…"해임 타당"

    2 hrs ago

    美 71세 여성 미스유니버스 USA '역대 최고령' 참가

    2 hrs ago

    막걸리, 뽀로로 음료까지? '제로 음료' 어디까지 마셔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