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수가 아니라 과잉진료가 문제…전공의 조직 와해, 못 돌아올 것"

박종훈 전 고대안암병원장, 의학한림원 주최 포럼 강연"지역의료 붕괴? 환자 없는 결과물이지 원인 아냐…현 상황 참담"

23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5.23/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지역 필수의료를 살릴 방안으로 의사 수를 늘리려는 정부 방침에 대해 "과다 의료이용과 과잉진료를 해결하지 않고 의사 수만 논의하는 상황이 참담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의사단체는 투쟁만 강조하고 정치권은 의료를 포퓰리즘으로 악용하는 방식이 문제라는 비판도 이어졌다.박종훈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교수는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대한민국 의료 이용의 문제점과 해법'을 주제로 연 '제2차 미디어포럼' 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지난 2018~2021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장을 역임한 박 교수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이번 의료대란이 그렇게 오래가지 않을 걸로 생각했었다. 이번 전공의들이 의대 본과 3~4학년 때였을 4년 전 힘든 경험을 했다. 이들은 자신들을 누구도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걸 경험했다"고 말했다.박 교수는 "와해된 조직이 더 무섭다. 협상 창구가 없고 전공의들이 누구 말을 듣고 언제 돌아갈지 출구 전략도 없다"며 "의사들의 스탠스 변화가 관건인데, 변화가 없을 거라고 본다. 못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박 교수는 "갑자기 그냥 '2000'이라는 숫자가 떨어지는 바람에 이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늘상 듣는 게 의권쟁취, 투쟁인데 어떻게 된 나라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지 모르겠다"면서도 "병원장을 할 때도 과잉투자와 과잉 의료인력이 문제 돼 의료가 붕괴할 거란 생각은 들었다"고 설명했다.이어 "대한민국 의료는 리셋해야 할 시점인데 엉뚱한 진단으로 리모델링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에 못 미치는 의사 인력이 얘기되는데, 우리 의사들이 외국 의사들보다 최소 5배에서 10배의 역할을 해왔다. 한국 외래 진료 횟수는 굉장히 많다"고 했다.박 교수는 △저보험료 △저수가 △저급여가 의료 공급자의 박리다매와 의료 이용자의 남용을 불러왔다며 "2000년 이후 통제할 수 없는 비급여가 허용됐다. 수요도보다 필요도를 조사해 철저히 통제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의료 이용의 통제 시스템이 없다"고 꼬집었다.지역의료 붕괴를 두고 그는 "지방에 국민과 환자가 없다는 결과물이지, 원인이 아니다. 양심을 걸자면 쌍끌이 어선처럼 환자들을 끌어당긴 대학병원의 현실도 있다"며 "또 지역의료에 대한 지역민의 불신도 팽배하다. 그런데 지역에 의대를 신설한다고 환자들이 거기 갈까"라고 반문했다.

왕규창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원장(왼쪽에서 5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의학한림원·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의료이용의 문제점과 해법' 제2회 미디어포럼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5.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그는 "유령공항을 만들어 놓는 듯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이 우리나라를 망쳤다"면서 "(또) 병원은 푸드코트, 마트, 은행 등을 통해 수익을 챙겨야만 하는 구조가 있다. '스마트 병원'을 만들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근거 없는 자만심에 빠져 우리 의료의 미래를 망치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중증질환을 보장하기 위해 '실손보험 제도'가 만들어졌는데 굉장히 문제점이 많다. 이용자와 공급자 모두 과잉진료를 난발할 여지를 남겨놨다"면서 "모든 국민이 최선의 의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포퓰리즘 그리고 공평성·효율성 붕괴가 문제"라고 했다.끝으로 그는 "의료계는 오늘도 투쟁, 내일도 투쟁을 한다. 지속 가능한 시대정신이 담긴 건강한 의료 청사진이 아예 없다. 계속 이상한 이슈들을 가지고 여론몰이를 한다"면서 "과잉 진료를 해결하지 않고 의사 문제를 논의하는 이 상황이 무척이나 참담하고 비통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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